전 세계 153개국의 과학자 11,258명이 서명한 공동선언문 발표

선언문에 실린 도표들

지난 11월 5일, 옥스퍼드 학술지 ‘바이오사이언스’에는 세계 153개국의 과학자 11,258명이 서명한 공동선언문이 게재되었다. 선언문은 “지구가 기후 비상사태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기후 변화를 억제하기 위해 전 세계 사람들이 신속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전대미문의 고통을 겪을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과학자들은 부유한 국가들의 과도한 소비와 경제 성장을 위기의 주요 원인이라 지적했으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행동이 인류의 인권과 웰빙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독려했다.

외신에 따르면, 세계 200여 개국이 기후 변화 억제를 위해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파리협약)을 채택했지만 주요 국가들의 노력은 목표치에 미달하고 있다는 보고서도 이날 발표했다. 세계생태기금(UEF)은 파리협약에 서명한 184개국 중 136개국의 이행 노력은 목표치에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UEF에 따르면 현재 유럽연합(EU) 회원국 28개국과 노르웨이, 스위스, 우크라이나 등 소수의 국가만이 약속을 준수하고 있다.

반면 중국과 미국, 인도, 러시아 4개국이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보고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가 파리 협정 탈퇴 절차를 밟고 있으며, 러시아는 파리협약 준수를 위해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 주요 산유국들도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목표조차 세우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아래 글은 공동선언문의 일부이다.

 

세계 과학자들의 기후 비상사태 경고
과학자들에겐 파국적인 위협들을 인류에게 경고하고 그 진상을 말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 이러한 의무와 그래픽 지표들을 바탕으로 전 세계 153개국 11,258명의 과학자들은 서명으로 공동 선언을 한다. 지구는 기후 비상사태에 직면해 있다.
정확히 40년 전, 50개국의 과학자들이 제1차 세계 기후 회의(제네바, 1979)에서 만났으며, 우려되는 기후 변화 추세에 긴급히 대처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이후 1992년 리우 정상회담, 1997년 교토 의정서 및 2015년 파리 협정을 통해 유사한 경고들이 나왔다. 그러나 온실가스 배출량은 여전히 급증하고 있으며, 지구의 기후에 점점 더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후 위기에 의한 전대미문의 고통을 피하려면 생물권 보존을 위한 노력을 엄청나게 해야 한다.
기후 변화에 대한 대부분의 공개 토론은 지구 표면 온도만 기준 삼기 때문에 인간 활동의 폭과 지구온난화로 인한 실질적인 위험을 포착하기에는 부적절하다. 정책 입안자들과 대중은 인간 활동이 온실가스 배출에 미치는 영향, 그 결과 기후 변화 및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알려주는 지표에 시급히 대응해야 한다.
기후 위기는 부유한 라이프스타일의 과도한 소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부국들은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책임이 있다.
인간 활동에서 가장 문제되는 징후에는 인구와 가축 수, 일인당 육류 생산량, 세계 총 국내 생산량의 증가, 지구 표면을 덮은 나무의 감소, 화석 연료 소비, 비행기 탑승객, 이산화탄소 배출, 2000년 이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증가가 포함된다.
한편 출생률 감소, 브라질 아마존 밀림 감소의 제동, 태양열과 풍력 사용 증가, 미화 7조 달러가 넘는 화석 연료 투자 회수, 탄소 가격에 따른 온실 가스 배출량 감소 등은 희망적인 표지다.
그러나 지난 20년 동안 출산율 감소는 둔화되었고, 브라질 아마존의 밀림 손실도 다시 증가했다. 태양열과 풍력 사용이 10년마다 373% 증가해 왔지만, 2018년 현재 화석 연료 소비가 태양열과 풍력 소비보다 28배 더 많았다. 2018년 현재, 탄소 가격으로 커버할 수 있는 전 세계 온실 가스 배출량은 14%에 불과하므로 탄소 가격을 더 높게 책정할 필요가 있다. 에너지 회사에 대한 화석 연료 보조금이 증가해, 2018년에는 4천억 달러를 넘었다.
특히 충격적인 것은 지구 표면 온도의 상승과 함께 이산화탄소와 메탄과 이산화질소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 세계적으로 얼음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북극해의 얼음, 그린란드와 남극 얼음 및 전 세계 빙하 두께가 줄어들고 있다. 바다의 열 함량, 산도, 해수면, 미국의 불에 탄 지역, 극단적인 날씨 관련 비용은 계속 늘고 있다. 기후 변화는 플랑크톤과 산호에서 물고기와 삼림에 이르기까지, 바다와 신선한 물과 땅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긴박한 실천이 요구된다.
40년간 기후 협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늘 하던 대로 사업을 해왔고, 기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패했다. 기후 위기는 과학자들의 예상보다 더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예상보다 더 심각하게 자연 생태계와 인류의 운명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염려되는 건, 되돌릴 수 없는 기후의 티핑 포인트와 자연의 피드백 강화(대기, 바다, 땅)가 인류의 통제를 넘어 “온천 지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기후의 연쇄 반응은 생태계와 사회, 경제에 심각한 혼란을 가져올 수 있고 잠재적으로 지구의 넓은 부분을 불모지로 만들 수 있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보장하려면, 바이털 사인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우리의 생활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경제 성장과 인구 증가는 화석 연료 연소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따라서 경제 및 인구 정책에 과감한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는 기후 변화의 최악의 영향을 줄일 수 있는 6가지 단계를 제안한다.
에너지
세계는 에너지 효율과 보존을 높이기 위해 발 빠른 조치를 취해야 하며 화석 연료를 저탄소 재생가능 에너지와 인간 및 환경에 안전한 청정에너지 원으로 대체해야 한다. 화석 연료들을 땅 속에 남겨두어야 하고 여러 기술을 활용해 탄소 배출량을 줄여나가야 한다. 부유한 국가들은 빈곤 국가들을 도와야 한다. 화석 연료 보조금을 중단해야 하며 화석 연료 사용 억제를 위해 탄소 가격을 올리는, 효율적이고 공정한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수명이 짧은 오염물질
메탄, 검은 탄소, 수소불화탄소를 포함한 수명이 짧은 기후 오염물질의 배출량을 신속히 줄일 필요가 있다. 그래야 기후 피드백 루프가 느려지고 향후 수십 년간 지구온난화를 50% 이상 감소시켜 공기 오염으로부터 가축과 곡물을 구할 수 있다.
자연
우리는 지구 생태계를 보호하고 회복시켜야 한다. 식물성 플랑크톤, 산호초, 숲, 대평원, 초원, 습지, 이탄 지대, 토양, 맹그로브 및 해초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격리에 크게 기여한다. 해양 및 육상 식물, 동물과 미생물은 탄소와 영양소 순환과 저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서식지와 다양성 손실을 신속하게 줄여, 삼림을 보호하고 숲을 늘려나가야 한다. 사용가능한 땅은 제한될지 모르나, 파리협약(2°C 미만)에 따라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1 줄인다면, 자연적인 기후 해법을 얻게 될 것이다.
식량
육류, 특히 반추동물 소비를 줄이고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면 건강은 좋아지고 온실 가스 배출량은 줄어들 수 있다. 게다가 가축 사료 대신 사람이 먹는 식량을 재배하는 땅은 늘고 자연적 기후 해법인 방목지도 늘어날 것이다. 토양 탄소를 증가시키는 최소 경작 같은 농작물 재배가 매우 중요하다. 음식물 쓰레기도 엄청 줄여야 한다.
경제
경제 성장에서 비롯된 과도한 물질 추출과 생태계 남획은 생물권의 장기적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 빨리 축소시켜야 한다. 우리에겐 무탄소 경제가 필요하다. 우리의 목표는 GDP 성장과 풍요 추구에서 벗어나 기본적인 요구를 우선시하고 불평등을 줄임으로써, 지속가능한 생태계와 인류의 안녕을 추구하는 것이다.
인구
인구는 매년 약 8천만 명, 매일 20만 명 이상 증가하고 있다. 인구 증가는 안정되어야 하고, 이상적이며 점진적으로 감소해야 한다. 출산율을 낮추고 인구 증가가 온실 가스 배출과 생물 다양성에 미치는 악영향을 감소시키면서도 인권을 강화할 수 있는 입증된 정책들이 있다.
결론
인간의 다양성 존중과 함께 기후 변화의 완화 및 조정은 지구 사회 기능의 변화와 자연 생태계와의 소통을 수반한다. 최근의 관심에 우리는 힘을 얻는다. 각국 정부들이 기후 비상사태 선언들을 하고 있다. 학생들이 시위를 한다. 법원에서는 생태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풀뿌리 시민운동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고, 정부와 기업이 응답하고 있다.
세계과학자연맹으로 우리는 지속가능하고 공평한 미래를 향하기 위해 의사 결정자들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 광범위한 바이털 사인의 활용을 촉구한다. 정책입안자와 대중이 이 위기의 규모를 이해하고 위기의 진행 상황을 추적하고 기후 변화 완화를 우선순위로 삼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사회 및 경제 정의와 함께 사업보다 인류의 안녕을 더욱 더 약속한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다. 의사 결정자와 대중이 신속하게 기후 비상사태의 경고와 선언에 응답해 지구라는 행성, 우리의 유일한 집을 지키기 위한 행동을 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밝아지리라 믿는다.
저작권자 © 크리스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