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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자매
신양숙  |  일리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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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15  05: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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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의 결혼식을 위해 친정식구들이 미국 나들이를 했다. 부모님이 연로하셔서 언니가 동행했는데 막내가 불안했는지 조카와 합류하면서 5명의 식구를 맞이했다. 17년만의 만남이었지만 우리 세 자매는 매일 만난 것처럼 어색함이 없었다. 하긴 요즘엔 SNS덕분에 서로의 근황을 자주 들을수 있어서 예전하곤 많이 달라지긴 했다. 그냥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세 자매의 만남. 더군다나 부모님을 모시고 떠난 캐나다 수생마리 단풍여행은 우리 세 자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다. 정말 꿈만 같았던 2박3일의 여행을 통해 부모님께 감사했고 자매가 있음에 감사했다.

새벽부터 꽃단장을 마친 엄마는 아버지를 서둘러 준비시키시곤 우리들이 준비되기를 기다리셨다. 어디를 가든 항상 먼저 준비하고 기다리시는 부모님 덕분에 여행도 수월하게 다닐 수 있었다. 이른 새벽 공기는 차가웠지만 부모님을 모시고 떠나는 여행길이라 나이도 잊은 채 우리 세 자매는 마냥 들뜬 기분을 어쩌지 못했다.

같이 동행한 50여 명의 일행들과도 금방 친숙해졌다. 캐나다 아가와 캐년으로 데려다 준, 고풍스런 기차도 멋스럽고, 8시간의 기차여행도 지루함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수려한 경관들이 우리의 눈을 사로잡았다. 날씨까지 도와 주어 캐나다의 아름다운 가을 단풍을 맘껏 즐길 수 있었다.

게다가 아가와 캐년에는 그 어떤 비즈니스도 들여놓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풍경을 즐길 수 있었다. 하늘과 땅, 산천초목이 어우러져 얼마나 아름다운지 창조주의 위대함에 두 손이 절로 높여졌다. 마치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보고 듣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러는 중에도 세 자매는 엄마 흉도 보고 자랄 때 추억들도 끄집어내며 쉴 새 없이 깔깔거렸다. 그런 우리 모습을 보며 부모님은 내용도 모르면서 함께 즐거워하셨다. 옆좌석의 경상도 아주머니 한 분이 우리의 모습을 한참 지켜보시다가 대화에 끼어 드셨다. 자신은 이제 늙어서 부도수표라 하시고, 언니와 나는 자기앞수표, 막내는 현찰, 조카는 백지수표라고 말씀하셔서 우리 모두 박장대소했다. 인생의 쓸쓸함을 돈가치로 환산해 웃음을 주신 입담 좋은 아주머니 덕분에 즐거움이 배가되었다.

이후로도 우리는 나이 드신 분만 보면 농담으로 부도수표라며 웃었지만, 우리의 부모님들이 어찌 부도수표이겠는가. 그분들의 희생적인 삶이 오늘날 우리들의 삶을 있게 해준 원동력이었음을 이제는 알기에, 이번 여행길에 함께하신 부모님께 감사했고 또 감사했다.

20대 초반부터 철학책을 즐겨 읽으며 삶을 고민하고 진리를 탐구하던 언니는 이번 여행을 하면서 두 동생들이 믿고 동생들의 삶에서 보여지는 예수님에 대해 궁금해 했다. 특히 우리 막내가 힘든일을 겪으면서 예수님을 믿고 회복해 가는 과정, 용서하고, 기뻐하고, 평안을 찾아가는 과정의 뒷편에 있는 선한 에너지를 보았으며, 생각하게 됐다고 언니는 말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선하신 하나님과 그의 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막내는 말했다. 어떤 죄도 십자가 사랑의 무게보다 무겁지 않다고, 그래서 용서할 수 있다고... 동생이 만난 하나님의 사랑이었다. 나도 말했다. 뿌리가 없어서 방황과 불안뿐이었던 삶에 찾아오신 예수님이 내 인생의 뿌리가 되어 평안과 풍요로 인도하고 계시다고...

‘하나님의 마음에 우리들의 마음을 조율해 가는 신앙에 대해, 땅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신음 소리를 기도로 들으시는 하나님에 대해, 세상에 이미 충만히 계시는 하나님의 활동에 대해, 우리 모두 걸어다니는 교회라는 인식에 대해 등등’수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전혀 의도한 바가 아니었기에 우리 대화의 주도자가 우리가 아님을 느꼈다.

미국 오기 전에 창세기 공부를 하면서 자기가 죄인임을 깨달았다는 언니에게서 하나님에 대한 갈급함이 느껴졌다. 동생과 나는 식구들의 구원을 위해 기도해 오던 터라 가슴이 터질 듯한 감격으로 눈물이 났다. 우리 세 자매는 서로 기도해 주고 부모님과 두 남동생들을 위해 기도하기로 했다. 열매를 기대하며...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이며, 사회에서 자기 목소리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되어 주시는 하나님의 사랑 이야기인 성경에 약속된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 예수를 주신” 하나님의 사랑이 부모님과 두 남동생들에게도 하루속히 전해지기를 바라고, 언니가 하나님과 성공적인 면담을 하게 되길 기도한다. 아가와 캐년에서 우리의 대화를 주도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기억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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