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 직책이 훼방을 받지 않게 하려고 무엇에든지 아무에게도 거리끼지 않게 하고 오직 모든 일에 하나님의 일꾼으로 자천하여 많이 견디는 것과 환난과 궁핍과”(고린도후서 6:3-4).

하나님께서 우리 부부에게 맡겨 주신 복음 전하는 일은 어떠한 경우에도 지체할 수 없고 쉴 수 없기에 또 다시 운전대를 잡고 복음의 현장을 향해 RV는 달렸습니다.

2002년 복음을 전하고자 자비량으로 떠날 때 중고 RV를 사서 지금까지 수년을 타고 다니니 조금씩 고장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번 바퀴에 바람이 빠져서 위험할 때도 있었고, 달려가는데 갑자기 창고 문짝이 떨어져서 안에 있던 신발과 물건들이 흩어질 때도 있었습니다. RV 안의 냉장고 문도 흔들거리다가 차의 반동에 어느 날 내려앉아서 안에 있는 음식물들이 쏟아져 내리기도 했지만 튼튼한 테이프로 붙이고 다녔습니다.

우리 복음 사역의 한 멤버가 되어 수고한 RV의 수명이 다해 가는 것이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멈추지 않고 달려 주는 RV가 너무 감사했습니다.

또 다시 메릴랜드에서 복음을 전하기 위해 남쪽을 향해 내려와서 지구촌 교회에 주차하고 동역자인 김 집사님과 식사하고 돌아와 보니 RV와 뒤에 달고 다니는 작은 차의 바퀴에 바람이 빠져서 둘 다 주저앉아 있었습니다.

더운 날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달려서 목적지까지 잘 데려다 주고 주저앉아 버린 바퀴에게 감사했습니다. 만일 프리웨이에서 그랬다면 얼마나 위험했을까 아찔했습니다. 달리는 RV와 작은 차가 기울어져서 대형사고가 났을지도 모르는데, 용케 참아 주고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와준 데 대한 고마움은 형용키 어려웠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상황에 함께하셨고 도와 주셨다고 믿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요새시요 나를 건지시는 자시요 나의 피할 바위시요 나의 방패시요 나의 구원의 뿔이시요 나의 산성이시로다”(시편 18:2).

아직도 어지럽고 중심이 잡히지 않아 발걸음이 휘청거렸지만 주일이 되어 교회에 갔습니다. 우리의 사역을 위해 선교비를 보내 주시는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데 하나님의 임재를 느껴 감사의 찬양을 올려 드렸습니다.

하지만 커다란 찬양 소리에 귀가 울리고 아파서 얼른 휴지를 돌돌 말아 귀를 막았습니다. 예배가 끝난 후 모두들 반갑게 인사하면서 누구도 할 수 없는 사역을 하고 있다고 위로해 주시며 아무래도 몸이 힘들어 귀에 무리가 온 것이라고 했습니다. 귀 안에 달팽이관의 이상으로 어지러운 것은 영양 부족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교회 모임이 있어서 인사를 하고 나오려는데 홍 목사님께서 맛있는 영양식을 사먹으라며 봉투를 주셨습니다. 목사님의 사랑이 담긴 봉투이기에 사양 못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받았습니다.

어지러움 때문에 도저히 다닐 수 없어서 좀 쉬기로 하고 남편은 잘 할 줄 모르는 컴퓨터를 배우려고 길거리에 수리하는 집이라는 간판을 보고 들어갔답니다. 그 주인은 “시간과 돈을 들여 배운 것을 그냥 가르쳐 줄 수 없으니 책을 사서 보시요” 해서, 책을 보아도 잘 몰라서 물어 보는 것이라 하니, “책 한 권 가지고 되느냐 나도 몇 권을 사서 보고 배운 것이요” 하며 가르쳐 주지 않더랍니다.

남편은 2002년에 사역을 위해 떠나면서 책도 보고 귀동냥을 하면서 컴퓨터 사용법을 배워가는 과정이었는데 모르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그 가게를 나와서 걷다가 다른 가게에 들어갔는데 그 주인은 아주 친절했답니다. 이틀 동안 몇 시간씩 얼마나 잘 가르쳐 주던지, 너무 고마워서 돈을 주니까 질색하며 받지 않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또 오라고 하더랍니다. 대화하면서 신앙생활을 하지 않고 있음을 알게 되어 복음을 전했는데, 예수님을 구주와 주님으로 거부감 없이 쉽게 영접하여 기쁘고 감사했답니다.

“영생을 주시기로 작정된 자는 다 믿더라”(사도행전 13:48).

집에서 가까운 교회에 나갈 것을 권했더니 다음 주일에 가겠다는 약속을 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드리며 기쁨으로 기도를 드렸다고 했습니다.하나님께서는 때때로 어려움을 만날 때 보고만 계시는 것 같지만 그것을 통해 더 좋은 것을 얻게 하신다는 것을 경험하곤 합니다. 선한 마음과 생각으로 행하면 하나님께서 그 사람에게 복으로 갚아 주시는 것입니다.

살다 보면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데, 선택의 결과는 “복과 저주” 두 가지 중 하나입니다. 주님의 결정을 따르는 선택과 나의 결정을 따르는 선택에 따라 복과 저주의 결과가 확연하게 구별됩니다.

마음이 고집스럽고 이기심으로 가득차서 남을 이해하거나 도울 줄 모르는 강퍅한 사람은 분명 하나님을 두려워 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은 오래 참으사 아무도 멸망치 않고 다 회개하기를 원하시기에, 어지럼증은 계속되었지만 몇 주 전에 부탁 받은 교회에서 간증을 하기로 했습니다.

강대상에 올라갈 때와 내려올 때 남편의 부축을 받아야 했고 간증할 때에는 강대상을 꼭 붙들고 했는데 말이 어눌해서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올 수 없는 시간 속에 살고 있기에 살아 계신 하나님을 증거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불타올랐습니다.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 이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로마서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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