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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시를 주옵소서
곽성환 목사  |  PMI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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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17  01:5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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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아빠에 대한 불만이 쌓이고 집이 싫어진 딸이 있었습니다. 어린아이 취급당하는 게 싫었고, 생각이 다를 때마다 부모의 생각을 우선적으로 따라야 하는 것이 싫었습니다.

결국 그녀는 집을 떠났습니다. 보란 듯이 멋지게 살겠다고 마음먹었고 또 그렇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처음엔 해방감이 몰려왔습니다. 눈치보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해보는 일들이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힘든 일들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문제는 죽어라 노력하면 풀리기도 했지만, 어떤 문제는 도무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문득문득 집 생각이 나고 엄마와 아빠 생각이 났습니다. 그렇다고 연락을 하거나 고개를 숙이고 돌아가고 싶진 않았습니다. 그것은 자신의 선택이 잘못이었음을 인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자존심이 절대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딸이 살고 있는 곳에 아빠가 찾아왔습니다.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준 이는 아빠였습니다. “걱정했단다. 늘 네 생각을 했단다. ”딸과 아빠는 오랜만에 마주앉아 식사도 하고 많은 대화도 나누었습니다. 아빠는 잠시도 그냥 있지 않았습니다. 전구도 갈아 주고 변기도 고쳐 주고 페인팅도 다시 해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속마음을 털어놓고 대화할 수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오해가 풀리고 아빠의 마음을 깊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진작에 이런 시간을 가질 걸. 아빠랑 오래오래 같이 지냈으면 좋겠다’

며칠 후 아빠는 딸에게 말했습니다. “이제 아빠는 돌아가야 한단다.” “왜요? 더 있으면 안 되나요?” “가서 해야 할 일이 있어. 네가 건강해진 모습을 보았으니 아빠는 마음이 편하다. 넌 잘 해낼 거야. 여기서 네가 해야 할 일 다 마치면 집으로 돌아오렴. 그때 더 좋은 시간을 보내자.” 딸과 아빠는 또 다시 헤어져야 했습니다. 다른 게 있다면, 이전의 헤어짐은 갈등과 불안과 상처 가득한 분리였는데, 이번에는 신뢰와 위임과 재회가 약속된 건강한 분리였습니다.

딸은 다시 독립된 하루하루를 살았습니다. 반찬도 더 잘 만들게 되었고, 웬만한 집수리는 직접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려운 문제가 닥칠 때마다 아빠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생각하며 문제를 풀었습니다. 무엇보다 그녀를 강하게 만든 것은 아빠와의 관계가 좋아졌다는 사실에서 온 마음의 평안함이었습니다. 관계 회복은 그녀의 생활 전반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불안과 두려움이 사라졌고, 초조함과 위축된 마음이 누그러졌습니다. 일의 효율성도 높아졌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도 훨씬 부드러워졌습니다. 하지만 환경이 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여전히 인생은 쉽지 않았습니다. 미래는 불투명했고, 타인으로부터 억울한 일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때에는 다 그만두고 싶었습니다. ‘이대로 집으로 돌아갈까?’

그럴 때마다 수화기 너머에서 아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많이 힘들지? 나도 마음이 아프단다. 하지만 지금의 어려움을 너는 넉넉히 감당할 수 있어. 아빠가 해준 말대로만 해. 넌 내 딸이야. 충분히 할 수 있어. 혹시 문제가 너무 커서 해결하지 못해도 괜찮아. 결과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네가 지켜야 할 원칙과 마음에 집중하렴.”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었습니다. “앞으로 더 어려운 문제들이 닥칠 거야. 하지만 겁내지 않아도 돼. 그것들이 크게 보이겠지만 별거 아니야. 네가 포기하도록 겁을 주고 손해도 입히겠지만 결코 넘지 못할 산은 아니란다.” 아빠는 이제 곧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면서, 기왕이면 딸이 더 강해진 모습, 인생의 시련과 시험을 이긴 모습으로 그날에 보자고 말했습니다. 힘들땐 그날을 생각하며 조금만 더 견디라 하시면서.

여러분은 이 이야기에서 딸의 상황과 그런 딸을 바라보고 응원하는 부모의 마음이 읽혀지는지요? 이 이야기 속에는 몇 가지 주제들이 있습니다. “화해를 누가 먼저 시도했는가? 아빠는 딸을 왜 다시 남겨두고 집으로 갔는가? 다시 혼자 살아야 하는 딸이 겪어야 할 일들의 본질은 무엇인가? 딸은 그 문제들 앞에서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며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가?”

이 이야기와 같은 상황과 주제에 대해 기록된 성경책이 있습니다. 바로 계시록입니다. 혼란과 불확실성이 점점 더 심해지는 2020년입니다. 진실과 진리에 대한 기준조차 오염되고 악용되는 시대입니다. 그 속에서 개인이 느끼는 삶의 문제와 싸움의 정도는 전보다 더 치열해 보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디서 해답을 찾을까요? 계시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볼 수 있는 눈과 지킬 수 있는 용기를 구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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