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 사역을 마치고 동부로 향해 가야 하는데 날씨가 점점 추워졌습니다. 그 아름답던 단풍들은 다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나무들을 바라보며 동부를 향해 달리는 마음은 쓸쓸하고 외로운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동부에 아직 남은 사역이 있어 날씨가 추워지고 있었지만 그곳을 향해 가야만 했습니다. 나그네처럼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는 삶에 낭만이 있다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 우리는 사실 고달프기만 합니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게 겉사람은 후패해 가고 있지만,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는 기쁨이 넘치기에 이 사역을 감당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겉 사람은 후패하나 우리의 속은 날로 새롭도다. 우리의 잠시 받는 환난의 경한 것이 지극히 크고 영원한 영광의 중한 것을 우리에게 이루려 함이니”(고린도후서 4:16-17).

하나님께서 특별한 사명을 주셨다고 말들 하지만, 우리와 같은 평신도 사역자들이 많이 나와서 함께 사역하는 것이 우리의 소망입니다. 우리의 간증을 통해 모두들 도전을 받았다고 하지만 선뜻 나서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오직 주님만을 위해 살겠다는 결단이 없는 것입니다.

미국 같은 선교지가 또 어디 있을까요? 각 나라에서 믿지 않는 사람들이 들어와 있고, 또 어느 곳을 가더라도 한국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끝도 없이 고속도로가 펼쳐진, 넓고 넓은 미국 땅. 삶을 나누고 복음을 전할 때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많은 영혼들이 기다리는 곳은 그 어디나 주님의 시선이 머무는 곳입니다.

“추수할 것은 많되 일군이 적으니”(마태복음 9:37)  하고 탄식하시는 주님의 음성이 들리는 것 같습니다. 그저 안일하게 살고 싶어 하고 남에게 간섭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복음을 전하려 하지 않습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 신앙을 포기하려는 사람들은 아직 유아기를 벗어나지 못한 이기적인 크리스천이라 생각합니다. 순교까지 하며 복음을 전했던 선교사들을 통해 우리가 복음을 받고 믿게 되었는데, 우리도 그분들의 본을 따라 행해야 하는데 안타깝습니다. 주님이 우리의 영혼 구원을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심을 믿는다면 그 유언과 같은 명령을 어떻게 지키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또 가라사대 너희는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마가복음 16:15).

영적으로 헐벗고 굶주린 영혼들로 인해 애통해 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못들은 체하지 말고, 말씀을 묵상하며 명령에 순종하겠다고 결단했으면 좋겠습니다.

 

켄터키에서 사역했을 때 대학교 2학년생인 어떤 자매가 전화해서 공부 때문에 간증을 못 들었는데 사모님이 안타까워하며 우리를 꼭 만나 보라고 하셨답니다. 시간이 맞지 않아서 전화로 이야기하게 되었는데, 그 자매는 어려서부터 신앙생활을 했지만 공부 때문에 중간에 못 다니다가 미국에 와서 가끔 교회에 나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믿음도 있고 하나님을 의지하며 살고 있었지만, 복음에 대해서는 불확실해서 복음을 자세하게 전해 주자 그 자매는 기쁨으로 예수님을 구주와 주님으로 영접했습니다. 그리고 신앙적인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을 때 그 자매는 기쁨이 넘치고 무엇인가 자신을 움직이는 힘을 느낀다고 흥분하는 것 같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집사님을 전화로나마 만나게 해주신 것이 너무도 감사하여 말로 형용할 수 없이 기쁘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또 다음 사역지로 떠나야 하기 때문에 양육을 계속할 수 없는 상황이라 주일에 꼭 교회에 나가서 예배하고 성경 읽고 기도생활을 열심히 할 것을 조언해 주었습니다.

외국에 아들딸을 보내 놓고 그 부모는 얼마나 그들을 위해 기도를 할까요? 그 부모의 기도를 통해 만남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틀 후 전화가 왔는데, 그 자매는 자신의 마음과 상황이 얼마나 변화되었는지에 대해 설명하며 뛸 듯이 기뻐했습니다.

한국에 전화했더니 엄마가 고맙다는 인사를 드려 달라고 했으며, 동생은 자기도 그 집사님과 통화하면 좋겠다고 부탁했다는 것입니다. 그 동생은 3년 전에 캐나다의 어느 목사님 댁에서 하숙했는데, 잘 먹이지도 않고 구박을 하여 큰 상처를 입고 도저히 견딜 수 없어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어 부모님이 많이 울었답니다.

그 후 동생은 교회에 나가지 않고 소극적이며 침울한 나날을 보내며 우울증으로 고생했는데, 조금 회복되어 작년에 누나 있는 곳에 가고 싶다고 하여 미국에 왔답니다. 조금 안정되어 학교에 잘 다니고 있지만, 교회를 꺼려하며 나가지 않고 있는 중에 누나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도 누나가 만난 하나님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언제든지 전화하면 이야기할 수 있다고 했지만, 며칠이 지나도 전화가 오지 않았습니다. 또 다른 사역을 위해 뉴저지를 향해 떠나서 한참 프리웨이를 달리고 있는데,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어른스럽고 침착해 보이는 음성이었지만 약간 떠는 것 같았습니다. 그를 안심시켜 주려고 여러 가지 예화를 들어 사랑의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고, 우리 두 아들에 대한 간증도 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것이 이 세상에서 그 무엇보다 제일 큰 복이라고 했더니, 어떻게 하면 하나님의 자녀가 되느냐고 하면서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어린 학생이니까 쉬운 말로 전해야 하기에, 알아 듣기 쉽게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 성령의 능력을 달라고 기도하면서 전했습니다.

“내 말과 내 전도함이 지혜의 권하는 말로 하지 아니하고 다만 성령의 나타남과 능력으로 하여 너희 믿음이 사람의 지혜에 있지 아니하고 다만 하나님의 능력에 있게 하려 하였노라”(고린도전서 2:4-5).

달리는 RV 안에서 전화로 복음을 전한 일은 전에도 몇 번 있었지만 이번에는 조금 힘들었습니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자꾸 설명해 주고 확인하다 보니 3시간이나 걸려 배터리가 다 되어서, 남편의 전화기로 다시 연결하여 복음을 전했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심과 부활하심이 마음으로 믿어지기까지 인내심을 갖고 자신의 영혼 구원을 위해 확실하게 알려고 물어 보는 것이 참 기특했습니다. 성령님께서 우리 가운데 역사해 주셔서, 그 동생도 마침내 예수님을 구주와 주님으로 영접하고 기뻐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드렸습니다. 할렐루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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