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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음악 이야기 (5)"음악 지식이 있으면 음악을 아름답게 들을 수 있는 귀가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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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2.11  07:4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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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듣기

영어 단어 Hear와 Listen은 그 의미가 비슷해 보여도 엄연히 다릅니다. Hear는 소리가 저절로 들린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 옆집에서 고함치는 소리는 일부러 들으려고 하지 않아도 귀에 들립니다. 반면 Listen은 주의를 기울여 듣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강의를 듣거나, 교회에서 설교를 듣거나, 음악을 들을 때 이 단어를 사용합니다.

음악은 시간이 경과하는 가운데 표현하는 예술이어서 ‘시간 예술’ 이라고도 합니다. 단 두 노트만 듣고 연주곡 전체의 감흥을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연주하는 중간에 예기치 못한 실수를 하더라도, 연주를 멈추고 되돌아가서 틀린 부분을 고칠 수 없습니다.

뉴스를 보도하는 아나운서들은 말 실수를 할 경우에 사과하고 내용을 정정한 다음 방송을 계속 진행할 수 있습니다. 화가들도 그림을 그리다가 실수하면 그 즉시 고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연주 음악은 틀리면 틀린 대로 단 한 번에 끝나야 합니다. 연주자가 이미 실수한 부분을 안타까워하며 집착하면, 집중력의 결여를 가져오기 쉽고, 연주해야 할 나머지 부분들에서 또 실수할 여지가 생깁니다. 그래서 연주회 준비는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연주를 반복 또 반복해야 청중 앞에서도 연주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필자의 오랜 연주 경험에 비추어, 7~10분짜리 곡을 준비할 경우, 곡의 난이도와 스케일의 속도에 따라 틀리겠지만, 대략 6개월 전부터 매일 두세 시간씩 연습해야, 연주 한 달 전쯤부터 곡에 대해 익숙해지고 자신감이 생기며, 만족할 만한 연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막상 무대에 오르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무대는 크고, 천정은 높으며, 연주 소리가 평소와 다르게 울려 퍼지는 느낌이 듭니다. 이 모두 집중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됩니다. 뿐만 아니라 천정에 달려 있는 여러 개의 스포트라이트들이 연주자만 집중해서 비추는데다 수백 명의 사람들 앞에서 연주해야 하니까 몸의 움직임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청중 앞에 서있는 그 자체만으로도 칼로리가 많이 소모되며, 심리적 압박감 때문에 심장 박동이 빨라집니다. 그런 상태에서 연주자들은 정신과 육체를 조절하려고 애쓰면서 연주하는 것입니다.

음악회를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음악 감상을 통해 즐거움을 느낄 뿐, 연주자들의 이러한 어려움까지 헤아리지는 않습니다. 경험이 많이 쌓인 연주자만이 이런 문제들을 컨트롤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연주자들은 어린 시절부터 연주를 시작하고 무대 경험을 쌓아갑니다. 학교에서도 전공으로 선택해 갈고 닦은 기량을 무대에서 펼치는 것입니다.

요즈음 전 세계적으로 나이 어린 대가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어린데도 어려운 곡들을 거의 대가 수준으로 연주한다는 건 특별한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별한 유전인자와 관계가 있는, 소위 하늘로부터 ‘Gifted Talent’를 받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연주자들이 시간을 들여 노력하는 것은 좋은 연주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청중들에게 좋은 연주를 들려 주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청중 가운데 음악을 감상하는 수준이 연주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분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연주곡의 난이도가 어느 정도인지, 멜로디가 예쁜지, 예쁘면 어떻게 예쁜지, 곡의 구성은 어떤지, 어느 부분의 하모니가 매력적인지 등을 생각하며 연주에 집중하는 Listening보다 Hearing을 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음악을 듣는 데도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에 대한 기초 지식의 유무에 따라 음악 감상의 수준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골동품이나 자동차를 구입할 때, 혹은 골프 등의 운동경기를 관람할 때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의 차이가 얼마나 될까요? 그 차이는 엄청납니다. 음악 감상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교향곡이나 오페라는 내용을 완전히 모르는 상태에서 들으면, 연주 중에 실컷 졸다가 다른 사람들이 박수칠 때 깨어날 가능성이 많습니다. 팝이나 로큰롤 공연장과 달리, 클래식 음악은 움직이지 않고 조용히 감상해야 하므로, 내용을 잘 모르면 지루해져서 잠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전 지식이 있다면, 흥미롭게 연주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음악 연주를 듣고 감동(감흥)하는 것이 진정한 음악 체험이요 감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작곡자의 위대한 정신이 낳은 작품을 훌륭한 연주자가 재현할 때 음악 연주를 들은 사람은 감동하게 마련입니다. 음악 감상은 곧 아름다운 소리를 체험하는 일이라 하겠습니다. 그것은 지적인 체험이기보다 정서적인 체험이라 할 수 있으며, 감상력을 높이면 정신적으로 보다 큰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음악 감상은 언뜻 쉬워 보이지만, 음악 자체가 추상적이어서 솔직히 어렵다고 보아야 합니다. 서양음악만 하더라도, 멜로디, 하모니, 리듬으로 구성된다는 공통점만 빼고, 나라마다 국민적 특성이 다르듯이 음악도 다릅니다. 따라서 나라에 대한 기본 지식도 갖추고 음악을 들어야 합니다. 또한 선입관을 버리고, 음악에 담겨 있는 아름다운 점들을 발견하려고 노력하면서 평이나 공감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감상에 필요한 기초 지식

음악 지식이 있으면 음악을 아름답게 들을 수 있는 귀가 열립니다. 음악은 형이상학적인 창작물이기 때문에 창작자들이 내용을 표현하는 공통적인 방법이 있는데, 바로 형식과 구조(form and structure)입니다. 이런 기초 지식의 유무에 따라 감상이 달라집니다. 하지만 음악 지식의 범위는 넓고 종류가 많아서, 전문가가 아닌 일반 감상자가 그 모두를 공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 중에서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몇 가지, 음악역사, 음악용어, 형식론, 악기론을 소개합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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