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2월, 동남부 플로리다 템파에서 시작된 9번째 대륙횡단은 감동의 시간도 많았지만 너무 힘든 여정이었습니다. LA에서 4월과 6월에 큰 전도 집회가 있어서 3월 말에 도착했는데, 우리의 영혼은 하나님의 은혜로 충만했지만 몸은 너무 고달프고 힘들어 기진맥진한 상태였습니다. 귀 안의 달팽이관 이상에서 비롯된 어지러움은 피곤해서 그런지 더 심하고, 눈도 뜨기 힘들 정도로 기력이 없어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말도 어눌하고 느리며, 배를 탄 것 같은 어지러움이 계속되었습니다.

낮에는 그런대로 견딜 수 있는데, 밤에는 어깨가 아프고 팔이 저려서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남편이 주물러 주면 조금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 움직이면 괜찮아져서 지금까지 쉬지 않고 사역하며 달려온 것입니다. 몸이 너무 힘들다고 데모를 하는지 온몸이 쑤시고 아파서 쉬고 싶었지만,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에 마음이 급해져 오뚜기처럼 벌떡 일어났습니다. 복음을 전할 때에는 어디서 힘이 솟구치는지 어지러움도 못 느끼고 아픈 곳도 없어집니다. 전도 대상자가 예수님을 영접할 때의 기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최상입니다.

복음의 동역자인 이 집사님이 진단을 잘하는 한의원에 가자고 해서 따라갔는데 한의사가 어느 교회 여전도사님이었습니다. 신장 기능이 너무 약하기 때문이라며 이런 몸으로 사역을 하는 것은 너무 무리라고 쉬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전도 사역을 하니까 하나님께서 붙들어 주셔서 성령의 능력으로 지탱한 것 같다며 너무 약해서 한약도 함부로 쓸 수 없다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아무리 힘들고 아파도 사도 바울을 생각하며 힘을 내어 사역을 했습니다. 바울은 사단의 가시가 떠나가게 해달라고 세 번 주께 간구했지만, 그리스도의 능력이 자신에게 머물게 되므로 약함을 기뻐한다고 했습니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 이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내개 머물게 하려 함이라”(고린도후서 12:9).

사역을 할 때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으면 아무도 아픈 줄 모릅니다. 얼굴이 훤하고 성령 충만하여 기쁘게 사역을 하니까 오히려 더 좋아졌다고 얼굴에서 빛이 난다는 소리를 여러 번 들었습니다. 고통은 오직 하나님이 아시고 남편만 압니다.

남편은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전화통을 붙들고 이곳저곳에 전도 세미나를 홍보하느라 바쁘지만 교회에서는 별로 관심이 없는 듯했습니다. 전화만 하고 있다가 누워 있을 때가 아니기에 정신을 차리고 벌떡 일어나 여러 교회를 방문하여 전도 세미나에 참여하라고 홍보하며 다녔습니다. 우리 부부는 언제나 복음으로 하나 된 동역자이기에 기운이 없고 어지러워도 남편을 꼭 붙들고 다니며 세미나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교회가 예배 드리며 성경 공부 위주로 성도들을 교육하지만 복음 전하는 제자 훈련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아야 하는데, 많은 교회들에 전도 비전이 없어서 안타까웠습니다. 한 영혼의 구원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은 인상을 주는 교회도 있었고, 교회가 맞나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사교 모임 같은 곳도 있어 안타까웠습니다.

신앙을 교양이나 액서세리로 알고 있는지, 생명을 내어 주신 주님의 핏값을 소홀히 여기고 허송세월하며 자신의 만족만 추구하는 자들이 많았습니다. 나태하고 안일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교인들을 보면 너무 안타깝고 괴롭기까지 했습니다.

6월에 전도폭발 임상훈련을 할 은혜한인교회는 20년 동안 평신도들을 훈련시켜 선교지인 소련에서 많은 열매를 맺었는데, 그 모두 전도 훈련의 결과라고 담임목사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복음의 개요를 그 나라 말로 번역하여 복음을 전하기도 했고 때로는 통역을 세워 전했을 때 많은 영혼들이 주께로 돌아와서 세운 교회가 몇 백 개가 된다고 했니다.

얼마나 가능성 있는 훈련인가를 아는 교회는 그리 많지 않아서 안타까울 뿐입니다. 평신도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훈련을 시켜서, 이웃의 불쌍한 영혼을 구원해야 합니다.

“너희 마음에 그리스도를 주로 삼아 거룩하게 하고 너희 속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에게는 대답할 것을 항상 예비하되 온유와 두려움으로 하고”(베드로전서 3:15).

예수님을 만난 사람은 누구나 어디에서든 복음을 전해야 할 의무와 책임을 느껴야 하는데, 무관심한 상태로 교회만 열심히 다니고 있습니다. 예수를 믿는 것이 아니라 교회를 믿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때로 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세상에 보내 주신 건 우리를 죄와 사망에서 구원하시기 위함입니다. 예수님이 화목제물로 고난을 당하신 것은 양같이 그릇 행하여 방황하며 각기 자기 길로 간 우리들의 죗값을 치러 주심으로 우리 모두를 구속하시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고난은 구속적인 고난이며 곧 하나님의 사랑을 확증하신 고난입니다. 예수님의 고난을 통해서 죄악과 사망으로부터 자유를 누리게 되며, 세상이 줄 수 없는 평안을 주시고 영생을 선물로 주시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나의 죄 때문에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 그리스도를 자랑하며 전하는 일에 힘쓰기 위해 철저한 훈련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의 능력이요 지혜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믿도록 전해야 하고 주님의 십자가만을 자랑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드리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는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갈라디아서 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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