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저녁 헬스장에 갔습니다. 마지막으로 유산소 운동을 하기 위해 러닝머신 위에서 뛰고 있는데, 옆자리 러닝머신 위에 18살이 채 안 되어 보이고 체중이 많이 나가는 소년이 올라왔습니다. 소년의 아버지가 얼른 뛰라고 재촉했습니다. 5분 정도 지난 뒤 소년의 아버지가 다른 운동을 하러 가시자 소년은 휴대폰으로 예능프로그램을 시청하며, 3mph의 속도로 걸었습니다. 그렇게 15분 정도 걸은 다음 소년은 운동을 멈추었습니다. 과연 이 소년은 살을 빼기 위한 유산소운동을 충분히 한 걸까요.

체중 관리를 위해 몸무게를 자주 측정하는데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날마다 같은 시간에 측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트레이너들은 아침 공복에 측정하라고 권합니다. 자고 일어나 음식을 섭취하지 않은 상태여서 식사량에 따라 체중이 달라지는 변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잠들기 전의 몸무게와 잠에서 깬 후의 몸무게가 다른 이유눈 수면 중에 땀으로 수분을 배출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흔히 살을 뺀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사우나로 수분이 빠지거나 오랫동안 누워 있어 근력이 줄어 체중이 감소하는 걸 의미하지 않습니다. 신체 구성 성분 중 지방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체중 감소를 올바로 이해하려면, 신체가 사용하는 에너지 시스템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체는 움직임을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 ATP(Adenosine Triphosphate)라는 에너지원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신체 내에 있는 ATP는 한정적이어서 ATP를 지속적으로 재생산 해야 하는데, 이때 사용하는 영양소가 탄수화물, 지방, 그리고 단백질입니다. 이 ATP를 재생산하는  세 가지 시스템이 있습니다. 

첫째는 포스파겐(Phosphagen) 시스템입니다. 크레아틴 키나아제라는 효소를 이용해 ATP를 합성하는 시스템으로, 짧은 시간 동안  강도 높은 근력 운동을 할 때, 그리고 운동을 시작할 때 사용됩니다.

둘째는 해당(Glycolysis) 시스템입니다. 빠른 glycolysis와 느린 glycolysis라는 과정이 있는데, 탄수화물을 분해해서 만들어지는 혈액 내 글루코즈(glucose) 혹은 근육 내에 저장되어 있는 글리코겐(glucose의 저장 형태)을 이용합니다. 해당 시스템은 최대 2분 정도 강도 높은 운동을 할 때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600~800미터 정도의 달리기를 할 때를 말합니다. 

셋째는 산화(Oxidative) 시스템입니다. 산소를 이용해 대사하는 이 시스템에는 글루코즈 및 글리코겐(Glucose & Glycogen) 시스템, 지방 산화(Fat Oxidation) 시스템, 단백질 산화(Protein Oxidation) 시스템이 있습니다. 

우리가 휴식을 취하거나 걷기, 수영 혹은 근력 운동을 할 때 신체는 세 가지 시스템들을 이용해 ATP를 재합성합니다(휴식을 취할 때에도 우리의 몸은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ATP 재합성의 70% 정도는 지방으로 이루어지고, 30% 정도는 탄수화물로 이루어집니다. 

운동을 하면, 시작하는 순간 거의 100% 탄수화물로 ATP 재합성이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운동을 오래 지속하면, 사용 가능한 탄수화물의 양이 줄어들기 때문에 다시 지방 혹은 단백질을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에너지 시스템을 이해하면 트레이너들이 흔히 권장하는 살을 빼기 위한 유산소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과연 트레드밀에서 3mph의 속도로 15분 간 걷기 운동을 한 그 소년은 살이 빠질 만큼 충분한 운동을 한 것일까요? (계속) 

* 김동언(PT, DPT) 필자는 한국에서 삼성서울병원, 영남대학교병원에서 근무했으며, 뉴욕 American Medical Inc.에서 근골격계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및 운동 교육을 하고 있다. 

저작권자 © 크리스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