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코로나 바이러스 판데믹으로 약 3달만에 온 세상이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되었다.  말하자면 서로의 물리적 접촉을 피해야 하는 창살 없는 감옥에서 살게 된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테크놀러지의 발달로 예배를 비롯해 회의나 직장일 등 서로의 소통을 온라인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집에만 갇혀 있는 이 고립의 시간을 보내며, 만일 전화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서로의 안부를 묻고, 격려와 위로를 나눌 수 있는 가까운 친구가 없다면 그 고통은 배가되리라 생각한다.

친구!  참 좋은 단어이다.  생각만 해도 언제나 푸근해진다.  인생의 길에는 남이 모르는 나만의 외로움이 많은데, 진정한 친구와는 그 외로움을 가슴 터놓고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친구가 3명만 있다면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했던가.  나에게도 50여 년을 한결같이 가깝게 지내는 친구들이 있음은 감사한 일이다.

누구나 인생 여정에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 그냥 스치고 지나가는가 하면, 인연을 맺기도 하는데, 이들 중에 마음속 깊은 사랑의 물을 서로 나누어 마실 만한 이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  매사가 평탄할 때보다 어렵고 힘들 때, 각광을 받을 때, 보다 춥고 외로울 때, 슬며시 다가와 따뜻한 손과 위로의 마음을 건네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친구는 흙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흙은 모든 것을 받아들여 결국은 식물이 자라는데 필요한 비옥한 영양분으로 변화시키는 아름다운 수용력이 있다.  친구 관계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상대방의 좋은 점, 소유한 것, 이익이 될 만한 것 등 외형적 조건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사랑할 수 있다면, 그래서 서로의 인생이 좀 더 풍요로울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친구가 아닐까?  

친구는 또한 나무와 같다.  햇볕 내리쪼이고 목 마른 날에 서늘한 그늘을 만들어 그냥 그 아래 서 있기만 해도 피로가 가시는 그러한 존재, 아무 때나 오라고 한결같이 그 자리에 서 있는 그러한 나무 같은 존재이다.

친구는 또 바보와 같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여도 빙긋이 웃기만 하고, 좀 손해가 나도 그냥 참으며, 같이 있기만 하면 부담 없이 푸근해지는 그러한 존재 말이다.

우리의 인생길에 진정한 친구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불행하게도 한 명도 없다면, 원하기만 하면 누구나 적어도 한 명은 당장 만날 수 있다.  성경은 말한다.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에서 더 큰 사랑이 없나니”(요한복음 15:13)라고 하였는데,  이러한 사랑의 친구는 바로 예수님이시다.  아무 죄도 없이 모든 인간의 죄와 질고를 짊어지고 하나님 아버지께 순종함으로 십자가의 저주를 받은 분, 간사한 세상 친구와 달리 진실하신 분이다. 원하기만 하면 누구나 아무 조건 없이 그분의 친구가 될 수 있는데, 이 귀한 초청을 거절하는 분이 많음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분은 지금 우리에게 말씀하고 계신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태복음 12:28).  이 말씀을 마음에 받아들이고 믿기만 하면, 우리를 결코 배반하지 않을 가장 귀한 친구를 하나 갖게 된다.  우리의 삶을 현세뿐만 아니라 영원토록 풍성하게 이끄시는, 세상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그런 진정한 친구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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