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살을 빼려면 지방을 태워야 하는데, 이를 위해 러닝머신 위에서 30분 이상 운동해야 합니다. 운동 초기엔 포스파겐(Phosphagen) 시스템으로 혈당 내 글루코스(glucose, 탄수화물이 분해된 상태)나 근육 내 글리코겐을 이용합니다. 이후 지속적인 운동을 하면,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모두 사용한 다음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90분 이상 운동을 지속하면(강도에 따라 다르지만), 단백질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그래서 유산소운동을 하면 근손실이 올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지난 달 고등학생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러닝머신 위에서 3mph의 속도로 15분간 걷기운동을 한 학생이 있었습니다. 이 학생은 살을 빼기 위해 충분한 운동을 한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지방을 연소할 만큼 충분한 강도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낮은 강도의 지속적인 유산소 운동이 지방 감소에 효과적이라고 오랫동안 생각해 왔습니다. 그래서 러닝머신의 프로그램 중에서 FAT-burn이라는 프로그램을 선택하면 빠르게 걷는 정도의 강도로 운동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10여 년 동안 살을 빼는 데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High-intensity interval training), 스피닝(spinning)과 크로스핏(crossfit) 등이 주목을 받아 왔습니다.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이 기존의 저강도 유산소 운동보다 더 많이 지방을 감소시킨다는 연구(2011년, 맥퍼슨 박사 연구 외 다수)들이 나오면서, 이런 운동들이 저강도 유산소 운동을 대신해 살을 빼는 데 이용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여기서 알아야 할 점은, 저강도 유산소 운동이 살을 빼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시간 효율성의 측면에서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운동할 시간이 많지 않거나 효율적인 살빼기를 원하는 분들에게는 인터벌 트레이닝이 좋습니다. 하지만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이나 바이크 등을 이용해 유산소 운동을 하고자 한다면, 저강도 유산소 운동을 40분 이상 실시해야 지방이 연소됩니다. 여기서 저강도는 심박수의 50~60% 수준이 되는 것을 말합니다.

일반적인 걷기의 강도보다 조금 더 빠른 속도로 움직여야 50~60% 정도의 심박수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운동하면서 러닝머신에 있는 심박수 체크 기능 혹은 애플 워치나 핏빗 등의 스마트 워치 제품을 이용해  심박수를 체크하면서 운동하는 것도 효율적으로 살을 빼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신체는 운동 강도에 적응하게 되어 있습니다. 유산소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똑같은 강도의 운동에서 심박수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엘리트 마라토너의 평균 심박수는 40회 전후인 것에 반해 일반인의 평균 심박수는 60~70회입니다(지속적 운동으로 심박수가 줄어드는 것은 한 번에 피를 내뿜을 수 있는 심장 박출량이 증가했음을 의미합니다). 

유산소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면, 심폐지구력이 향상되고, 이는 운동 강도 대비 심박수의 감소를 가져옵니다. 따라서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지방을 감소시키고 싶다면 운동 강도를 점차 증가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화창한 봄이 왔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행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많은 분들이 활동을 제한하고 있지만, 가벼운 걷기나 조깅으로 꾸준하게 몸 관리를 하면서, 살도 빼고 건강을 지키길 바랍니다.

* 김동언(PT, DPT) 필자는 한국에서 삼성서울병원, 영남대학교병원에서 근무했으며, 뉴욕 American Medical Inc.에서 근골격계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및 운동 교육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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