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4년 전인 2016년 3월, 한국에서는 천재 바둑기사로 알려진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 대결이 있었습니다. 결과는 4대 1로 알파고의 승리. 그 결과에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고, 미래의 세계에 대해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컴퓨터가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젊은이들은 앞으로 10년 안에 없어질 직업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면서 전공 선택의 고민을 하기도 했습니다. 2020년, 우리는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충격을 받은 상태에서 앞으로의 세상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나면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 의학자, 정치가, 종교 지도자, 경제인 등이 나름대로 생각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유발 하라리’ 라는 유태인 역사학자가 파이낸셜 타임지에 기고한 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또 외교관이었고 노벨 평화상 수상자였던 헨리 키신저가 월스트리트 저널에 기고한 글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들 메시지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선 이번 사태가 인류의 미래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합니다. 둘째, 고립과 폐쇄, 통제사회가 올 가능성이 높지만, 결속과 협력, 자유 사회로 갈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의 신앙 생활은 어떻게 변할까요? 인간의 교만을 회개하고 하나님 중심주의로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을 겪은 후, 기독교 세계는 신정통주의로 돌아갔습니다. 9.11 테러 사건이 난 후에 미국 교회의 출석율이 높아졌습니다. 반대로 하나님의 존재를 부정하며 인본주의적인 살 길을 찾는데 더 열심일 수도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을 겪은 후, 세계에는 유물주의와 무신론적 세계관이 널리 퍼지기도 했습니다. 9.11 사태 후에 과학 기술 특히 정보 기술에 대한 의존도는 더 높아졌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코로나 사태 이후 세계는 어떻게 변할까요? 고립과 통제 사회로 갈 것인가 협력과 자유 세계로 갈 것인가, 인간은 지금보다 더 하나님을 찾을 것인가? 아니면 지금보다 더 인본주의적인 삶을 추구할 것인가. 그런데 미래를 이야기하는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미래를 살게 될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말입니다. 이 말이 맞다면 우리는 어떤 변화가 올 것인가라고 물을 것이 아니라 어떤 변화를 선택할 것인지에 대해 물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할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실 우리 자신은 세계 정치를 바꿀 위치에 있지도 않고, 그럴 능력도 없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우리의 시급한 과제는 변화를 잘 예측하고 그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거나 또는 대책을 세우는 일일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빌 게이츠도 아니고 시진핑이나 트럼프도 아닙니다. 정책 결정권자들은 내게 물어보지도 않고 내 운명에 영향을 줄 중요한 결정들을 할 것입니다. 그런데 정말 그런 생각을 가지고 그들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기기만 하면 될까요? 

미래는 누가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개척하고 선택하여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최소 나의 생각과 행동에서부터 조금 더 넓게는 가정과 소속 공동체의 결정에 우리는 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국제 정세까지는 아니더라도, 나 자신의 관심사에 대하여 의사를 표현할 수 있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매우 작은 일처럼 보일 것입니다. 그러나 물방울이 모여 강이 되고 바다가 되듯이 거대한 세상의 변화도 결국 나 한사람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어느 것이 더 좋은 기술이고 그것을 어떻게 시행하는가는 전문가들에게 맡겨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전문가에게 맡길 것인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선택의 기준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예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과 악을 행하는 것, 생명을 살리는 것과 생명을 죽이는 것, 어떤 것이 옳으냐(막 3:4). 전통이나 문화나 제도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생명(프시케, 영)을 살리는 일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것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지에 관심과 걱정이 있다면,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배우고 준비해야 합니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 빠지지 말고, 남들이 이야기하는 미래의 모습에 마음을 빼앗기지 마십시오. 미래는 오늘 내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오늘 선을 행하고 생명 살리는 일을 선택하면, 내일 선한 사회, 생명이 기뻐하고 살아 있는 사회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 일을 여러분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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