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가르치신 말씀과 행동하신 것들을 모두 기록하면 이 세상 전체가 그 책들을 두기에 부족하다(요 21:25). 과장법처럼 들리지만 예수님의 말씀과 행동은 이 지구보다 훨씬 더 무겁다는 뜻 아닐까. 예수님께서 오늘날 이 세상에 오셨고, 그 모든 가르치심과 행동하신 것을 녹화해 두면 얼마나 큰 은혜가 될까.

예수님께서 목숨 걸고 설파하셨던 말씀과 행동의 핵심이 무엇일까. 영혼의 구원, 하나님의 사랑, 인간의 해방이라는 분들이 많다. 참된 휴머니티, 자유를 선물 받았다는 분들도 있고, 영원한 희망, 생명의 회복, 참된 교회를 세우는 사역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주류성경신학자들은 천국 혹은 ‘하나님의 나라’(바실레이아 데우, 헬)라고 푼다.  

천국이나 하나님의 나라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또 그 대답은 여럿이다. 대체로‘하나님의 통치’(ruling of God)를 최고 개념으로 이해한다. 구원, 사랑, 해방, 인간화, 자유 회복, 생명 회복, 희망 이런 것들은 모두 성삼위 하나님의 통치의 하위개념이라는 주장이다. 예수님께서 친히 가르쳐 주신 기도문에‘나라가 임하시옵고’로 요약되어 있다.

그런데 우리에게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나님의 나라는 언제 이루어지는가에 대한 해답을 찾는 일이다. 과거일까, 현재일까, 아니면 미래일까. 아니면 초시간적일까. 그에 대해서도 여러 논의와 주장이 있다. 일차적으로 하나님의 나라는 <이미>(already) 이루어졌다는 주장이 있다. 창세기 1장 1절부터 하나님은 우주 만물을 창조하시고 통치하셨다. 이집트에서 노예생활하던, 선택된 백성들을 구출하여 가나안 복지로 이끌어 내셨다. 여러 대언자들과 제사장들과 통치자들을 보내 하나님의 나라를 이룩하셨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요한계시록에는 하나님의 영원한 나라가 어떻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각본이 기록되어 있다. 상징적 언어여서 머리에 쏙쏙 들어오지 않지만...  그러니까 시간적으로 ‘아직 아니다’(not yet)라고 한다. 주기도문에 있는 것처럼 ‘나라가 임하옵시며’는 앞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하나님의 나라, 곧 하나님의 통치는 이미 이루어졌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필자는 30년 간 교회 목회를 하면서 많이 고민했다. 하나님의 나라가 과거에도 있었고 미래에도 있을 거라면 현재를 사는 우리들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러던 중에 평소에 잘 눈에 들어오지 않던 말씀이 불꽃을 일으켰다. “그러나 내가 만일 하나님의 손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낸다면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임하였느니라”(눅 11:20).“하나님의 나라는 볼 수 있게 임하는 것이 아니요, 또 여기 있다 저기 있다고도 못하리니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눅 17:20-21). ‘이미’도 있고 ‘지금’ 내 안에도 있고, 또 ‘우리 안에도 있다.’

이 말씀을 발견했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그래서 하나님 나라에 관한 공식 <이미, 아직>을 <이미, 지금, 아직>(already, now, not yet)으로 바꾸어 쓰고 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의 마음에도 하나님의 나라가 지금 있다. 만왕의 왕 만주의 주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스리고 계시기 때문이다. 비록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대표 저서 : 『목회자의 최고표준 예수 그리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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