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에 있는 일신장로교회에서 전폭 1기 개강 예배를 드린다고 초청해 주셨습니다. 주택가에 자리한, 잔디밭이 넓은 교회로, 이민구 집사님의 열심과 헌신으로 전도 훈련이 뿌리를 내리게 된 교회입니다.

작년 수양회 때 우리 부부의 간증이 전도의 중요성과 평신도의 사역에 대해 많은 도전이 되었으며 모범적 전도자의 자격이 충분하여 우릴 초청했다고 했습니다. 그 때는 달팽이관 이상으로 어지러움 때문에 의자에도 앉지 못하고 성전 바닥에 누웠다가 남편의 부축을 받고 일어나 간증을 했습니다.

육신의 고통은 있었지만 제 삶의 간증을 통해 조금이라도 평신도들 가슴에 영혼에 대한 부담감이 생기고 전도에 도전 받기를 소원했습니다. 십자가 구원의 은혜를 받은 자들이 전도 훈련을 받고 전도하는 대열에 서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1시간을 간증했는데 성령님께서 힘을 주셨던 것입니다. 부족하지만 간증을 통해 많은 도전이 되었다고 결단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아무리 아프고 힘들어 쓰러질지라도 복음을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을 다짐하게 됩니다.

우리가 이민 초기에 살았던 샌디에이고에 병들어 고통 받고 있는 두 사람이 있어서 찾아갔습니다. 2년 전에 복음을 전했는데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으로 깊이 깨닫고 받아들인 것이 아니어서 늘 마음에 부담이 되었습니다.

한 분은 암수술을 3번 하였고 허리 수술도 여러 번 한 60대 초반의 여자분입니다. 이제는 휠체어에 앉아 일어서지도 못하고 변기에 앉지도 못해 남편이 대소변을 받아 내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분은 얼마 전까지도 뒤뜰 언덕에 갖가지 꽃나무를 심을 정도로 꽃을 좋아했으며 자식들을 위해서라면 아파도 기를 쓰고 먹을 것을 해놓는 분이었습니다. 또한 나름대로 선의 기준이 확고하여 자신의 마음에 안 맞으면 끝까지 따지고 우기며 자신은 올바르게로 산다고 믿기 때문에 죄인임을 뼈저리게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남에 죄에 대해서는 책망하며 속에 넣어 두었다가 말하고 또 말하곤 했습니다.

그분이 자주 생각났고 염려되어 사과를 한 상자를 들고 찾아 갔는데 병원에 가셨는지 집에 계시지 않아서 만나지 못했습니다.

또 한 분은 한국에서 고아로 어렵게 살다가 미국 군인을 만나 50년 전에 미국에 들어오신 분인데 억척스럽게 돈을 모으며 일만 한 불쌍한 여자였습니다. 집을 사서 수리하고 청소하여 세를 주고 돈을 모으는 재미로 살아온 분입니다.

아파트도 몇 채 가지고 있는데 세 살던 사람이 나가면 청소하는 것도 남에게 시키지 않고 본인이 손수 하면서 큰 고생을 하여 돈을 벌었습니다. 나중에는 집을 100채나 사들일 정도로 돈을 벌었으면서도 먹는 것도 적당히 먹고 놀지도 않고 오직 일만 했습니다.

82년도 이민 초기에 같은 동네에서 살면서 가끔 만나면 일하기 때문에 바빠서 교회에 나갈 시간이 없다고 했습니다. 2002년에 6월 전도 사역을 위해 떠났을 때 샌디에이고로 내려가 만났을 때는 바다가 보이는 2에이커나 되는 좋은 땅, 궁궐같이 멋있는 이층집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앞마당에는 이름 모를 꽃들이 아름답게 피어 있는 정원을 지나서 현관에 들어서니 이층으로 올라가는 층계가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웅장한 집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래층 응접실에서 휠체어에 앉아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는 그분은 구멍 난 낡은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모양을 낼 줄도 모르고 돈만 알던 그분이 넘어져서 허리를 다친 후부터 잘 걷지 못하고 이층에도 올라가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이층에 올라가 창문을 통해 보이는 태평양 바다의 석양은 이루 형용할 수 없이 아름답고 바닷바람은 얼마나 시원한지 기가 막힐 정도로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층에도 못 올라가 보는 신세가 되었으니 얼마나 안타까웠는지 모릅니다. 돈밖에 모르는 수전노같이 살아온 삶에 익숙해져서인지 여전히 그런 삶을 살고 있는 것이 너무 불쌍해 보였습니다.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것을 사모하는 자들이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써 자기를 찔렀도다”(디모데전서 6:10).

휠체어 앉아 움직이지 못하니까 TV를 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머리는 총명하고 기억력도 좋았습니다. 1983년에 있었던 일들을 다 기억하면서 우리를 만나게 된 인연에 대해 재미있게 이야기했습니다. 우리의 관심사는 복음이기에 어떻게 하면 잘 전할 수 있을까를 기도하면서 아직도 천국에 대한 소망이 없음을 확인하고 쉽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내 말과 내 전도함이 지혜의 권하는 말로 하지 아니하고 다만 성령의 나타남과 능력으로 하여”(고린도전서 2:4).

이전에 복음을 전했을 때와는 다르게 잘 이해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와 주님으로 받아들이며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인생의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그녀는 말했습니다.

자신이 집수리를 하며 돈을 많이 벌었을 때 남편을 무시하고 구박해서 남편이 몇 번이나 집을 나갔는데 막상 자신이 아프니까 남편이 잘 돌보아 주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평소에 부부가 서로 사랑하고 아껴 주었더라면 이런 문제는 없었을 것이라고 하며 이제 후회한들 소용 없는 일이라고 회한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마태복음 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