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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뜻대로 살기로 했네”
김경수 목사  |  시카고 약속의 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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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16  03:4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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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목사

모태신앙으로 자라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찬송을 불렀을까 생각해 보면, 신앙생활은 곧 ‘찬송의 삶’이었음을 깨닫는다. 지금까지 수만 곡을 불렀던 것 같다.

초등학교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찬송은 이상하게도 “흰 구름 뭉게뭉게 피는 하늘에 아침 해 명랑하게 솟아 오른다~”로 시작되는 여름성경학교 교가이다. 얼마나 신나게 이 노래를 불렀는지 모른다.

그렇게 교회 안에서 자라서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전문가에게 성가곡을 배우면서, 교회 성가대에서 봉사를 시작하였다. 청년때는 찬양인도자로, 신학교를 졸업하고는 목회자로 지금까지 사역했으니, 그 오랜 세월 동안 얼마나 많은 찬송을 불렀을까!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하여 지었나니 나를 찬송하게 하려 함이니라”(사 43:21)는 하나님 말씀을 저절로 인정하고 고백하게 된다.

수많은 찬송가와 복음성가, 경배 찬양곡이 있지만, 찬송할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지는 두 곡의 찬송가가 있다.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날마다 나아갑니다. 내 뜻과 정성 모아서 날마다 기도합니다. 내 주여 내 맘 붙드사 그곳에 있게 하소서 그곳은 빛과 사랑이 언제나 넘치옵니다”(찬송가 491장/통일 543장). 아버지께서 49세 비교적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시면서 부른 마지막 찬송이다. 아버지는 이 찬송가를 5절까지 모두 부르신 후 별세하셨다. 그때 나는 초등학교 5학년이었다. 그 후 이 찬송은 하나님을 향하면서도, 늘 육신의 아버지를 느끼게 해주었다. 지금도 아버지가 생각나면 이 찬송을 부른다.

또 한 곡은 사랑하는 어머니가 가장 좋아하시던 찬송 301장(통일 460장)이다. “지금까지 지내온 것 주의 크신 은혜라...” 어머니도 60을 넘기지 못하고 주님 품으로 가셨다. 어머니께서 천국 가신 지 33년이 되지만, 이 찬송은 항상 엄마의 호흡을 느끼게 해준다. 어머니는 모든 것이 ‘주의 은혜’라는 믿음으로 사신 분이다. 그래서 이렇게 두 곡의 찬송만 있으면, 아빠, 엄마를 지금도 모두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좋다.

한편, 내 삶을 바꾼 찬송이 있다. 일찍 아버지를 잃고, 엄마와 함께 살았던 나는 소심한 성격에, 학교에서도 성취도가 그리 높지 않은 학생이었다. 그러다 고등학교 1학년 어린이날, 교회 여선생님의 꾐(!)에 빠져 일일 야유회를 간 곳이 한얼산 기도원이란 곳이었다. 친구들과 나는 기도원에 모인 무리들이 찬송하고 기도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조용한 신앙을 가지고 있던 내게는 매우 충격적인 모습이었다. 친구들의 말처럼 광적이긴 했지만, 그처럼 부르짖는 기도와 찬송의 열정에 놀랐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그분들의 모습과 함께, 그날 들었던 찬송이 계속 머리에 맴돌았다.

“주님 뜻대로 살기로 했네/ 주님 뜻대로 살기로 했네/ 주님 뜻대로 살기로 했네/ 뒤돌아서지 않겠네!”

그렇게 시작된 찬송은 “이 세상 사람 날 몰라줘도” “세상 등지고 십자가 보네” “예수를 위해 죽기로 했네”로 이어진다. 시외버스 안에서 이 찬송은 머릿속에서 수없이 반복되고 또 반복되었다. 나는 당장 그날부터 밤이면 교회로 올라가서 기도와 찬송을 하게 되었다. 내 인생 첫 경험이었다.

주일도 아닌 평일, 그것도 혼자서 교회를 올라가다니!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컴컴한 교회 소예배실에서 기도하려 하니 무서운 생각도 들었다. 그럴 때마다 “주님 뜻대로 살기로 했네!”를 예배실이 떠나가도록 불렀다. 그렇게 7개월을 매일 빠지지 않고 교회로 올라가 찬송하며 기도할 때 성령님을 체험하고, 하나님께 종의 서원을 하게 되었다. 찬송을 통해 성격이 바뀌었고, 학교 공부뿐만 아니라, 교회 생활과 사회 생활 모든 것이 변화되었다. 마치 빌립보 감옥에서 바울과 실라가 기도와 찬송을 통해 옥문이 열리는 경험을 한 것처럼, 내 삶의 문이 열렸다. 그 후 지금까지도 놀랍도록 감사한 일들이 펼쳐지고 있다.

지금도 이 찬송의 능력을 믿기에, 성도들 앞에서나 홀로 있을 때, 특히 운전을 할 때면 지축이 흔들리도록 큰 소리로 “주님 뜻대로 살기로 했네~”를 찬송한다. 이 한 곡의 찬송이 순수했던 그 시절로, 즉 초심으로 돌아가게 하기 때문이다. 이 찬송은 오늘날 유혹의 세상 속에 살면서 오직 주님만을 사랑하고 헌신하리라는 나의 고백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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