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스선교회가 태동된 지 44년 되었다. 미국에 처음 와서 미국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도 없이 시작했던 것을 생각하면 할수록 무모하기 그지없는 행동처럼 느껴진다. 간판을 거창하게 내걸기는 했지만, 돈 한 푼 없이 “그리스도의 편지”(고후 3:3)를 전하겠다는 의욕 하나로 시작했던 것이 오늘의 로고스선교회이다. 경제적인 어려움과 주변의 비판 어린 따가운 눈총은 당연했고, 적당한 사무실 한 칸 없이 개인 아파트 리빙룸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금년은 지난 그 어느 해보다 감회가 깊다. 비록 풍전등화와 같은 온갖 위기를 겪으며 지내왔지만, 그 위기와 시련이 기초가 되어 우리 주님께서 오늘을 이루게 하셨기 때문이다. 처음에 개인 주머니를 털어 겨우겨우 운영해야 했던 것과는 달리, 금일에는 복음 전하는 일과 병든 이웃을 돕는 일을 하며 연간 2천만 불이 넘는 사역을 감당해야 할 상황이다. 

게다가 현재로서는 우리에게 과분하지만 시카고 지역 한인 사회의 자랑이 될 만한 새 건물을 마련하게 된 것은, 미래의 후세들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빛내며 복음의 터전으로 삼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므로, 이 건물을 마련하게 된 것을 감사하며 감회가 깊다.

새 건물의 위치와 시설은 우리에게 분에 넘칠 만큼 훌륭하다. 30여 년 전 미국 굴지의 회사가 신축한 건물로, 사무실마다 꾸며진 내부는 물론이고, 현대식 시설을 포함해 넓은 공간의 예배 장소와 휴식처, 회의실, 실내외의 아름다운 정원, 실내 피트니스 센터, 탁구장과 골프장 등 어쩌면 우리에게 사치스러울 수 있는 시설들이 즐비하다. 기관실 한 곳만 하더라도 수천 스퀘어 피트나 되며, 최신 아이티 룸 등에 갖추어져 있는 각종 기구들도 예전에는 상상이 불가했던 것들이다. 

건축에 조예가 있는 분들의 예상에 의하면, 현재 이런 건물을 지으려면 스퀘어피트당 500불 정도를 들여도 부족할 것이라고 한다. 내부만 10만 스퀘어피트 가까이 되는 이 건물의 가격을 따진다면 엄청난 금액이 아닐 수 없다. 솔직히 말해서 그만한 돈이 우리에게 있다 하더라도 지금 우리에게 건축하라고 한다면, 이렇게 화려하고 우아하게 지을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기도 한다. 여기에다 10에이커가 넘는 넓은 대지에, 200여 대의 차량을 세울 수 있는 주차장과 정원은 누가 와서 보더라도 감탄이 절로 나올 만하다.

이렇게 우리 주님께서 마련해 주신 훌륭한 건물을 앞으로 어떻게 유지하느냐에 대한 작은 우려가 없진 않다. 우리 세대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운영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대형 건물인 만큼 여기에 드는 운영과 관리 비용을 생각을 하면 후세들이 이를 운영하기에 결코 쉬운 일이 아닐 수 있다는 우려가 앞서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믿는 바가 있다. “너희 속에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가 확신하노라”(빌 1:6)는 말씀이다. 동시에 “이 역사를 우리 하나님이 이루신 것을 앎이니라”(느 6:16)는 확신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말씀을 따라 함께 고백한다. “여호와는 나의 산업과 나의 잔의 소득이시니 나의 분깃을 지키나이다 내게 줄로 재어 준 구역은 아름다운 곳에 있음이여 나의 기업이 실로 아름답도다”(시 16:5-6)라고.  

따라서 우리가 우려도 근심도 할 필요가 없음은, 우리의 유일의 산업과 자산은 우리를 당신의 눈동자처럼 지키시는 우리 주님(시 17:8)이 계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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