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은사를 실천하고, 사랑의 은사를 간구하며 나아가야"

성령론(7)

지난 호부터 성령에 대한 실제적인 문제들을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성령의 은사에 대해 공부해 보겠습니다. 성령의 은사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성령이 주시는 선물입니다. “성령이 그의 뜻대로 각 사람에게 나누어 주시는 것”(고전 12:11)이 성령의 은사입니다. 성령의 은사는 다양합니다. 고전 12:8-10에서 대표적인 성령의 은사 9가지를 소개합니다. 곧 지혜, 지식, 믿음, 병 고침, 능력 행함, 예언, 영 분별, 방언, 방언 통역입니다. 이 밖에 봉사와 행정(고전 12:28), 사랑(고전 12:31)도 성령의 은사에 해당됩니다. 기억할 것은 여기에 소개한 은사들은 일부에 불과하다는 사실입니다. 성령은 당신의 뜻에 따라 우리에게 다양한 은사를 선물로 주십니다.  

 

지혜, 지식, 믿음, 병 고침의 은사 

성령의 은사의 내용에 대해 이승현 교수은 자신의 저서인『성령』에서 균형잡힌 시각을 제공합니다. 대표적인 성령의 은사들만 간단히 소개하겠습니다. 
첫째, 지혜입니다. 지혜의 은사는 복음의 비밀을 깨닫는 것을 의미합니다. 십자가에 나타난 복음에는 하나님의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고전 1:24). 성령께서 복음의 비밀을 깨닫게 해주시는 것이 지혜의 은사입니다. 

둘째, 지식입니다. 지식의 은사는 복음의 지혜를 통해 세상적이고 영적인 원리들을 깨닫는 것을 의미합니다. 보통 설교자들에게 지혜와 지식의 은사가 있습니다. 복음을 명쾌하게 설명하고(지혜의 은사),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세상과 삶을 하나님이 어떻게 이끌어가시는지 분명하게 보여 주는(지식의 은사) 신앙인을 만나면 우리의 마음에 성령의 시원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셋째, 믿음입니다. 믿음도 성령이 주시는 은사입니다. 예수를 주로 고백하는 믿음을 주시는 것도 성령의 역사이고(고전 12:3), 절망적인 상황에 놓여도 소망이 생기는 믿음도 성령의 선물입니다. 

넷째, 병 고침입니다. 야고보서 5:16에서는 “병 낫기를 위해 서로 기도하라”고 말합니다. 병 고침(신유)의 은사를 믿지 못하는 것은 성령을 소멸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신유의 은사를 지나치게 사모하는 것도 경계해야 합니다. 

이승현 교수는 『성령』에서 고혈압으로 고생한 한 목사를 소개합니다. 이분은 하나님이 치유해 주실 것을 굳게 믿고 의사가 처방한 약도 거부했습니다. 그런데 중국 선교여행을 다녀오던 중 뇌졸중으로 쓰러져 주님의 부르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결국 이분이 개척했 교회는 문을 닫고 교인들은 흩어졌습니다. 참 안타까운 이야기입니다. 이승현 교수는 그 목사가 의사의 도움을 받아 고혈압을 조절하여 조금 더 이 땅에서 주님의 일을 했다면 교회를 더 세우지 않았을까 하고 조심스레 말합니다.

하나님은 의사를 통해서도 우리에게 치유의 은혜를 주십니다. 그리고 치유되지 않아도 성령의 역사를 부인하거나 하나님의 사랑을 의심해선 안 됩니다. 우리의 연약함 속에서 일하시는 성령의 역사를 발견하고, 십자가의 고난을 배우는 시간으로 삼고, 부활의 은혜를 기억하면서 희망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의 병 중에도 함께하시는 성령의 역사를 의지하며 나아가야 합니다.

예언과 방언의 은사
     
다섯째, 예언입니다. 예언의 은사의 핵심은 “하나님의 뜻을 계시하는 것”입니다. 예언은 단순히 미래에 일어날 일을 알려 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알려 주는 것입니다. 

예언의 은사의 목적은 “하나님이 우리 가운데 계신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 마음의 숨은 일들이 드러나게 되므로 엎드리어 하나님께 경배하며 하나님이 참으로 너희 가운데 계신다 전파하리라”(고전 14:25).  예언의 은사를 받은 어느 분에 따르면, 그분이 받은 예언의 97%는 권면과 위로의 말씀이고, 3%는 회개와 책망의 말씀이라고 합니다. 이것이 예언의 목적입니다. “세우고 권면하고 위로하는 것”입니다(고전 14:3). 예언은 다른 사람을 세우고, 공동체를 세우는 역할을 합니다. 예언을 한다면서 다른 사람을 깎아내리고, 공동체를 분열시킨다면 성령의 역사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바울은 방언보다는 예언을 하라고 말합니다. 방언은 자기를 세우는 장점이 있지만, 예언은 공동체를 세우는 유익이 있기 때문입니다(고전 14:4).

여섯째, 방언입니다. 방언은 성령을 통해 내 영이 하는 기도입니다. 이것은 하나님만이 아시는 기호일 수도 있고, 우리가 모르는 어떤 다른 언어일 수도 있습니다. 방언이 스스로를 세우는 유익이 있는 것은 방언을 통해 오래 기도할 수 있고, 하나님과의 관계가 깊어지고, 성령의 여러 선물을 함께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방언을 하지 못해도 매일 한 시간 이상 기도하고 하나님과의 교제를 깊게 하면, 성령께서 우리에게 여러 은사와 은혜를 주십니다. 방언 기도의 유익은 방언으로 기도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방언 기도를 통해 더 풍성한 성령의 역사를 경험했다는 사실입니다. 방언을 하지 못해도 성령의 역사를 체험하는 기도생활을 한다면 우리에게는 성령이 주시는 은혜가 나타납니다. 

방언이 성령의 선물임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령이 자유롭게 주시는 선물을 받은 것뿐이니 영적 교만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이재철 목사는 젊은 시절 기도원에 갔다가 “개도 하는 방언을 사람이 못하면 개만도 못하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아서 방언을 받기 위해 기도를 열심히 했다고 합니다(이재철, 『성숙자반』) 방언이 마치 성령의 역사의 전부인 양, 방언이 어떤 영적인 특권을 누리는 것인 양 생각해선 안 됩니다. 이것이 선물임을 기억하면서 방언으로 성령의 임재를 느끼도록 더욱 노력해야 합니다. 방언의 선물을 받지 않은 사람 역시 열심히 기도하며 성령의 임재를 여전히 구해야 합니다. 

은사 사용의 문제
     
신앙인들은 신유와 방언, 예언의 은사에만 관심을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은사에는 다양한 것들이 있습니다. 가르침, 봉사, 행정, 사랑 또한 성령의 은사입니다. 신앙인은 다양한 성령의 은사를 간구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다양한 은사가 교회를 건강하게 세우기 때문입니다(고전 12:29-30) 방언과 예언과 신유에만 관심을 갖지 말고‘성령님은 내게 어떤 은사를 주셨나? 내가 어떤 은사로 교회를 세워야 하나?’를 염두에 두고 기도해야 합니다.

은사를 사용할 때, 욕심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사도행전 8장의 시몬처럼 은사를 욕심으로 구하거나 은사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용할 때, 하나님의 영광이 가리어집니다. 은사를 욕심으로 사용하는 사람은 성령을 소멸하여 성령충만함이 사라지게 됩니다. 

은사는 사랑의 원칙으로 행해야 합니다. 성령이 일하시는 방식은 사랑입니다. 성령은 하나님의 영이고, 하나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성령의 은사가 나타나는데, 누군가가 걸려넘어지고, 교회가 분열되는 일이 발생하면, 이것은 성령의 역사가 아닙니다. 영 분별은 사랑의 역사가 나타나고 있는지를 통해 가능해집니다. 사랑으로 은사를 실천하고, 사랑의 은사를 간구하며 나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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