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원하는 최고의 개념과 하나님이 원하시는 최고의 개념은 다르다. 인본주의적 최고의 개념을 수많은 교회의 영적 지도자들이 그대로 모방하고 있다는 것은 교회가 인본주의에 얼마나 깊이 물들어 있는가를 보여 주는 매우 안타까운 현상이다. 그러한 영적 지도자 밑에서 배운 많은 후속 영적 지도자들은 그들의 영적 선배가 걸어간 안타까운 길을 그대로 걸어가게 된다

사람이 원하는 최고의 개념은 소유적, 위치적 최고의 개념이다. 많이 소유하고, 가장 높이 (지위, 위치) 올라간 자가 최고가 되는 개념이다. 이는 세상에서 최고가 되는 개념이다. 극소수만 올라갈 수 있기에 세상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비방과 속임수와 타인 죽이기를 서슴지 않는다. 피라미드 구조 속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양심조차 쓰레기 통에 넣은 채 사람들 앞에서 사람들 위에 군림하는, 그런 영적 지도자들 밑에서 과연 어떤 영적 성숙을 기대할 것인가? 어불성설이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최고의 개념은 존재적, 인격적, 내적 최고가 되는 것이다. 존재적 최고, 인격적 최고, 내적 최고는 누구나 될 수 있다. 어디서나 될 수 있다. 어느 위치에 있어도 될 수 있다. 어느 교회에 다녀도 될 수 있다. 직분, 위치, 돈, 그 어느 것도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자기 부인은 누구나 실천할 수 있다. 섬김의 내면, 겸손의 내면, 예수님의 비움의 내면은 누구나 소유할 수 있다. 언제나 소유할 수 있다. 특정 교단과 특정 교회에서, 특정 위치와 특정 지위에 있어야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 무슨 경쟁이 필요하겠는가? 경쟁을 위해 남을 이긴다는 개념이 어찌 존재하겠는가?

교회에서 최고가 되고자 한 사람은 천국에서 가장 끝자리에 놓이게 될 것임을 예수님은 누누이 그의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현대 교회의 영적 성숙을 위해 가장 시급히 교정되어야 하는 것이 있다면, 그 중의 하나는 바로 최고에 대한 영적 개념 정립과 구체적 순종이라 생각한다. 최고에 대한 영적 개념을 알고 있다고 해도 이를 받아 들여 실제 삶에 적용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교회 안에 있는 하나님의 자녀들은 모두 하나님 앞에서 영적 최고들이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창세 전 계획하신 예수님의 십자가 구속의 가장 소중한 희생을 통해서 탄생한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교회 안의 위치와 직분을 가지고 영적 교만과 영적 열등감을 가진다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를 정면으로 짓밟는 크나큰 영적 범죄 행위이다.

모든 하나님의 자녀들이 하나님 안에서, 예수님의 십자가 구속의 은혜 안에서 영적 최고로 사는 것, 존중과 사랑과 경외심으로 먼저 낮아지고, 먼저 섬기고, 먼저 높여주고, 먼저 존중해 주고, 먼저 봉사하고 섬기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고 절대적으로 행해야 하는 의무요 특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별과 차등과 무시와 멸시가 세상보다 더 많이 존재하는 곳이 교회라고 하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세상에서 최고가 되려고 하다가 무시 받고 고통하고 절망하며 삶의 의미를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바른 최고가 되게 도와 주어야 하는 곳, 그래서 그들이 비록 세상에서 버림받고 천대받아도 하나님 안에서 안식을 얻도록 도와 주어야 하는 곳이 교회여야 하지 않을까.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사회 속에서 지치고 피곤한 영혼들을 품어야 하는 곳이 교회인데, 서로 세상의 최고가 되겠다고 경쟁하고 있으니 과연 그런 교회들이 그들을 품을 여유를 가질 수 있을까.

최고의 신학 대학, 최고의 신학 대학원, 최고의 박사 학위, 최고의 박사 논문이 교회의 목회자가 되는 필수 요건이 되었다는 것은 교회가 얼마나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지를 반증하는 지표가 아닐까.

"예수께서 불러다가 이르시되 이방인의 소위 집권자들이 저희를 임의로 주관하고 그 대인들이 저희에게 권세를 부리는 줄을 너희가 알거니와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아니하니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인자의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막 10:4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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