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한풀이 장소가 아니다. 그럼에도 교회나 설교단이 영적 지도자의 한풀이 장소가 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아담의 후예로서 태어나는 모든 인류는 그 누구도 예외 없이 환경과 상황만 다를 뿐 자라는 환경 속에서 상처와 인생 문제를 겪게 된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문제들을 통해서 택하신 하나님의 자녀들이 하나님을 찾게 하는 도구로 사용하신다. 마치 애굽의 종살이 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로의 압제 속에서 하나님의 구원의 손길을 울부짖으며 간구한 것과 같다. 어느 누구도 이런 강력한 인생 문제 없이는 하나님을 스스로 찾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인생 문제를 통해서 하나님을 만난 이후이다. 그 이후에도 하나님의 지속적인 구원의 손길은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 부분은 하나님의 성화의 손길이다. 법적 칭의에서 실제적 의를 덧입어 나가는 과정적 단계이다.

영적 지도자로 세움 받았다고 하더라도, 내면에 인생 문제의 휴유증이 남아 있다. 위중한 병으로 수술을 했다고 하더라도 수술 부위가 완전히 아물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것과 같다.

이 휴유증은 영적으로 말하면 한(限)풀이 문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극심한 가난과 배고픔 속에서 살아온 사람은 돈과 풍요에 대해 한을 품기 마련이다. 무시 받고 살아온 사람은 인정과 칭찬 받는 것에 한을 품기 마련이다. 사람들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살아온 사람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음에 한을 품기 마련이다.

영적 지도자가 한(限) 문제를 철저히 치료하지 못하면 교회는 엄청난 악영향을 받게 된다. 극단의 경우 교회 자체가 붕괴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영적 지도자는 내면의 한(限) 문제를 반드시 영적으로 치료받아야 하고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승화되어야 하나님의 도구로 끝까지 쓰임 받게 된다.

영적 지도자가 지속적으로 쓰임 받는 하나님의 도구가 되는가, 아니면 잠시 쓰임 받고 하나님께 버림받는 자가 되는가 하는 것은 그가 영적 지도자의 자리에 있을 때, 이를 이용하여 자신의 한을 풀고자 하는가, 아니면 하나님의 한을 풀고자 노력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님도 한을 가지고 계실까. 물론 그렇다. 하나님의 한은 하나님의 영적 분노라고 표현할 수 있다. 누구에 대한 하나님의 영적 분노일까. 사단에 대한 하나님의 영적 분노이다. 그러므로 영적 지도자가 하나님의 한을 품는다는 것은 하나님의 영적 분노를 품는다는 것을 의미하고, 결국 이는 영적 지도자가 사단에 대한 영적 분노를 품는 것을 의미한다. 거기에 모든 것을 집중하고, 그것을 향해 그의 에너지와 집중력을 쏟아 영적 싸움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처음 영적 지도자를 따르는 수가 적을 때는, 영적 지도자가 하나님의 한을 품고, 하나님의 영적 분노를 품고, 사단과 싸울 수 있다. 그러나 영적 지도자를 추종하고 따르는 숫자가 늘어날 때가 위기의 순간이다. 영적 지도자가 이미 따르는 제자들로부터 하나님의 사람이라는 인식을 얻고, 영적 지도자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하나님의 말씀과 방향처럼 신뢰하고 따르는 정도로 영적 인지도를 행사하게 되었을 때가 영적 위기의 순간이다.

이 순간을 영적 위기의 순간이라 부르는 것은 이 부분에서 숱한 영적 지도자들이 타락의 길을 향해 갔고, 자아 숭배라는 이단의 길로 갔기 때문이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본래의 영적 순수성을 상실하여 초기에 순수히 진리를 사랑하여 영적 지도자를 따르던 많은 제자들의 영적 이탈을 가져 오게 된다. 그러면 그런 영적 이탈을 막기 위해서 강력한 율법과 인간적 압력 수단과 규율을 강화하므로, 영적 악순환이 계속되는 안타까운 현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이는 종교사 속에서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던 영적 악순환들이다.

영적 지도자의 위치는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한을, 하나님의 분노를 영적 지도자를 통해서 나타내시기 위해 주신 것이다. 그런 하나님의 의도에 정면으로 도전하여 하나님의 은혜를 악용하여 자신의 한을 푸는 영적 지도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엄중한 심판이 임할 것이다.

그러므로 일생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도구가 되길 원하는 영적 지도자는 늘 내면을 돌아보고 성찰하며 회개하고, 자신의 인간적인 한을 풀고자 하는 욕심을 철저히 회개하고,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을 땅에 떨어뜨리며 거짓으로 속이는 사단에 대한 영적 분노, 하나님의 분을 품는 자가 되어야 한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일러 가라사대 제사장 아론의 손자 엘르아살의 아들 비느하스가 나의 질투심으로 질투하여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나의 노를 돌이켜서 나의 질투심으로 그들을 진멸하지 않게 하였도다 그러므로 말하라 내가 그에게 나의 평화의 언약을 주리니 그와 그 후손에게 영원한 제사장 직분의 언약이라 그가 그 하나님을 위하여 질투하여 이스라엘 자손을 속죄하였음이니라"(민 25:10-13).

"주께서 또 가라사대 불의한 재판관의 말한 것을 들으라 하물며 하나님께서 그 밤낮 부르짖는 택하신 자들의 원한을 풀어 주지 아니하시겠느냐 저희에게 오래 참으시겠느냐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속히 그 원한을 풀어 주시리라 그러나 인자가 올 때에 세상에서 믿음을 보겠느냐 하시니라"(눅 1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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