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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차
신 마가 선교사  |  볼리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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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7.29  01: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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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주니어는 어느날부터 보리차 마시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 이후 생수를 거의 마시질 않는다. 그래서 룻 동역자는 자주 보리차를 끓이곤 한다. 보리를 사와서 프라이팬에 볶은 다음, 이를 끓는 물에 넣어 좀더 끓인다.

참으로 단순한 과정이다. 그 단순한 과정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맹물 같은 삶에서 하나님의 사람으로 변화하는 과정도 구수한 냄새가 나는 보리차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같다는…

타인에게 아름다운 혹은 구수한 인격의 냄새, 아름다운 향기를 내는 사람에게도 보리를 볶는, 고난의 과정이 필요하다. 그런 다음 뜨거운 물속에 들어가 볶은 보리에서 구수한 맛이 우러나오기까지 뜨거운 물속에서의 견딤 또한 필요하다.

볶는 과정과 불 속에서 견디는 과정이라는 고난의 용광로를 거치지 않는 사람은 이마에 고난의 주름살이 없어서 겉으로는 아름다워 보일지 모르지만, 깊이 있는 삶과 인격의 맛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몇 분만 대화를 해보면 금세 바닥이 드러나는 지극히 가벼운 삶의 형태만이 드러나게 될 것이다.

사람과 환경 속에서 들볶이는 수많은 과정 속에서 무던히도 하나님을 원망하고 불평을 쏟아냈다. 왜 그렇게 하나님께서 매몰차게 나를 대하시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고난의 용광로에서 나오기 무섭게 넣으시고, 또 넣으시는 하나님에 대해서, 아! 하나님은 나를 정말 사랑하지 않으시는구나! 나를 사랑하신다면 이렇게까지 하실 리가 없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 이후 삐죽한 입을 내밀고 한참 동안 하나님을 향해 마음을 닫았다.

그렇게 선교지에서 15년 이상을 보낸 후 그런 고난의 볶음 과정, 고난의 용광로 과정이 하나님의 사랑임을 조금씩 깨닫게 되었다. 이기심과 야심과 교만, 숱한 죄로 인해 무색, 무미, 무취했던 인생이 조금씩 예수님의 향기를 내려고 노력하는 삶으로 바뀌고 있다.

한두 사람에게라도 하나님 은혜의 구수한 맛, 사랑의 구수한 맛, 말씀의 구수한 맛을 전하게 하시는 하나님께 다만 감사드릴 뿐이다. 영적 보리차와 같은 인생이다.

보리차의 맛을 내기 위해 보리는 불 속에서 볶이고, 뜨거운 물속에 담긴 후 쓰레기 통에 버려진다. 자기가 없다. 형체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다.

"항상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이기게 하시고 우리로 말미암아 각처에서 그리스도를 아는 냄새를 나타내게 하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노라"(고후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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