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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날아온 뜻밖의 편지"편지 담긴 풍선이 어떻게 몇달 동안 터지지 않고 태평양을 건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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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9.05  00:4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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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온 편지

예기치 않은 코로나 사태로, 지난 학기에 아이들은 집에서 화상 수업을 하게 되어 한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바로 ‘방’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우리집은 방 2개, 방처럼 꾸며진 지하실, 그리고 라프트가 있다. 방 하나는 우리 부부가, 다른 하나는 첫째아이가, 그리고 지하실은 막내아이가 사용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에는 세 명이 한 방을 사용했는데, 첫째아이가 고등학생이 되더니 자신의 방을 달라고 요구하여, 지하실에 침대와 책상, 텔레비전, 소파 등 필요한 물품들을 넣어 방으로 꾸며 주고, 동생 두 명이 방 하나를 사용했다.

그리고 둘째아이가 자신의 방을 요구할 때가 되자, 첫째아이가 대학 기숙사로 들어갔고, 반대로 첫째아이가 집으로 들어오자 둘째아이가 대학 기숙사로 들어가게 되었다. 번갈아가면서 한 명은 대학의 기숙사 생활을 했기 때문에 크게 불편함을 모르고 살아왔다.

그런데 뜻하지 않았고 계획에도 없었던 코로나 사태로 말미암아 사랑스런 불청객 한 명이 더 늘어나게 된 것이다.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 결과, 두 달여만 버티면 방학이니 그때까지 임시로 둘째 아이가 거실을 사용하기로 했다. 거실 소파 앞에 1인용 매트리스를 깔아주고, 특별한 일이 있거나 손님이 올 때에만 사용하는 식탁을 책상으로 사용하도록 하였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지 않아 아이들이 또다시 집에서 화상 수업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둘째 아이는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그래서 라프트를 방처럼 꾸며 주기 위해 대대적인 집안 정리를 하다가, 2012년에 한국에서 배달된 편지 한 통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 편지를 받게 된 사연은 이렇다. 편지에 대한민국 소인이 찍힌 2012년 5월 15일로부터 몇 달 전에, 막내 아이의 학교에서는 풍선에 이름과 간단한 메모를 넣어서 날려 보내는 행사를 했다. 몇 달이 지난 후 아이의 학교를 통해 한국에서 온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 신기한 일이었다. 풍선이 어떻게 몇 달 동안 터지지 않고 태평양을 건넜는지, 한국에 도착해서 어떻게 바닷가도 아닌 마산 합포까지 날아갔는지, 그리고 풍선을 발견한 선생님이 어떻게 답장 보낼 생각을 하셨는지, 주소에 캐나다라고 쓰여 있는데 어떻게 시카고에 사는 우리 가족의 손에까지 전달되었는지……

편지를 받았던 당시에 아내가 한국에 답장을 보내고, ‘세상에 이런 일이’ 방송에 제보하기로 했었다. 나는 일 때문에 까맣게 잊고 지냈다. 이번에 집안 정리를 하다가 찾아낸 편지를 보여 주며 물어보니 아내도 답장 보낸다는 걸 까맣게 잊어버렸다고 했다.

편지를 보내신 분께 죄송했다. 이제라도 답장을 보내야겠다. 연락이 된다면 또 하나의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되겠지.

2012년 이후 한국의 주소 체계가 많이 바뀌었고, 아직도 그 아파트가 존재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분이 아직 같은 곳에 사시는지 모르므로 편지가 제대로 전달될지 알 수 없지만, 우리 아이의 풍선이 한국까지 날아간 기적처럼, 내가 보낸 편지도 언젠가 그분의 손에 전달되어 이 기적 같은 만남을 이어가길 소망해 본다.

안녕 Eugene 어린이 반가워요.
길을 걷다가 풍선과 함께 Note를 하나 발견했지 뭐예요. Note 잘 읽어 봤습니다. 캐나다에서 한국까지 먼 거리를 여행한 것 같은데, 정말 대단해요. 그래서 저도 Eugene 어린이에게 답장을 써보내려고 합니다. 이 편지가 다시 바다 건너 비행기 타고 배를 타고 캐나다까지 가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요. 하지만 언젠가는 도착할 거라고 믿어요. Eugene 어린이의 꿈은 무엇인가요? 무엇이 꿈이든지간에 매일매일 꿈을 꾸고 꿈을 실천하다보면 커서 멋진 사람이 될 수 있을 거예요. 해외를 누비는 멋진 사람이 되어서 한국에도 놀러 오세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나는 한국에서 선생님을 하고 있어요. 다음에 Eugene 어린이와 만날 수 있는 날을 기다리고 있을게요. 풍선과 노트 고마워요.^^;
캐나다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한국에서 찬일
풍성 편지를 보낸 아들의 2012년과 현재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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