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케어와 함께 기독의료상조회의 신선한 바람이 미 전역에 불어올 때,  남편과 함께 남부지부에 속한  7개 주를 바람처럼,  때론 홍길동처럼 뛰어다녔던 기억들이 새롭다.

한 사람의 신념과 확신으로 뿌려진 한 알의 씨앗!  기독의료상조회의 열매는 지금 미국에 사는 우리 크리스천들에게 감사한 결과로 다가와 있음이 분명하다. 그 섬김의 자리에 나도 동참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한 알의 씨앗을 뿌려 주신 회장님과 묵묵히 주어진 달란트에 최선을 다하는 사랑하는 동역자들, 그리고 모든 회원들께 감사한 마음이다. 또한 이땅에 살면서 피해갈 수 없는 질병으로 인한  의료비의 피난처인 기독의료상조회라는 방주에 관심을 갖고 계신 한 분 한 분들이 소중하며, 나를 이 섬김의 자리에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코로나19로 인해 두려움과 공포가 전 세계를 뒤덮고 있는 가운데,  예배당이 폐쇄되고 영상으로 예배를 드리는 생소한 경험을 통해 유형교회와 무형교회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시간도 갖게 되었다,  많은 것들을  가지고 누리고 있음에도 감사하지 못했던 나의 영적 마비 증세도 진단하게 되었으며, 내 하고 싶은 말만 너무 많이 하고 살았던 탓에 입마개가채워져 잠잠케 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되었고, 모이기를 힘쓰라 하셨음에도 게을렀던 신앙생활에 대한 반성과 회개의 시간도 갖게 되었다.  

또한 하나님의 피조물인 우리 인간은 창조주의 섭리에 따라 어떠한 환경과 상황 속에서도 감사함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음을 고백한다.

내가 섬기는 달라스 뉴송 교회에서는  매주 토요일, 전교인 새벽기도 역시 집에서 영상으로 드리고 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라는 주제의 대담 프로그램을 통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이란 질문은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내가 무엇을 했나???  나는 어떤 씨앗을 뿌리고 있나????로 이어지고, 몇 가지 작은 일상들을 생각해 보며 감사의 조건들을 적어 본다.

시간 나는 대로 음식을 만들고, 시장바구니를 준비하여 생각나는 가정들의 문앞에 전달하고 돌아설 때 나의 발걸음은 복음을 전한 것처럼 기쁨이 충만함을 느꼈다. ‘마스크 전도’라는 제목 아래,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마스크 한 장을 전해 주며 따뜻한 눈빛을 교환할 때 열 마디 말보다 더 따뜻한 마음이 오고 가는 것을 느꼈기에 내 가방과  차 속에  항상 마스크를 준비해 두고 있다.   특히 피부색에 관계없이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평화의 사람들을 계속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두 달여 동안 집에서 일하면서 감사하는 일 중 하나는 13년간 한 가족으로 살았던, ‘킹찰스 스페니얼’이란 양반 족보를 가진  우리집 강아지 ‘챨스’,  너무나 이쁜 우리 찰스가 암으로 죽기 전까지 두 달을 함께 보낼 수 있었던  일이다. 보내는 아쉬움과 슬픔도 있었지만,  내게는 소중하고 행복한 추억을 만든 시간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일터를 잃었고,  일터가 있어도 일할 수 없는 상황인데, 집에서 일할 수 있었던 것도 감사한 일 중 하나이다.  또 다른 감사 한 가지! 일주일 중에 월요일이 제일  좋다는 일쟁이 남편, 남의 편 같은 내 편인 남편, 손가락 까딱 안하던 남편이 뒷마당을 제법 깔끔한 텃밭과 꽃밭으로 정리해 놓았을 뿐 아니라, 그 무엇보다 기독의료상조회의 사역에 적극 협조해 주고 응원해 준 일이다.

퇴근길에 하루 일과의 여운을 다시 한 번 얘기해도, 내 말을 들어 주며 “그래, 그렇지!”하고 수긍하는 걸 잊지 않음은 물론이고, “당신 잘하고 있어. 아주 대단해!”와 같은  응원 공치사와 함께 “그 나이에 어느 곳에서 일하라고 당신 같은 사람을 써주겠느냐?”며, 열심히 하라는 채찍 또한 곁들이는 남편이 고맙다. 

찬양을 좋아하는 남편이 뜬금없이 노래 하나가 생각난다기에 불러보라고 했더니, 조항조라는 가수의 ‘고맙소’를 거침없이 불렀다. 가사가 은혜가 되어 웃음으로 그 감격을 대신 표현했다.

“이 나이 먹도록 세상을 잘 모르나 보다 / 진심을 다해도 나에게 상처를 주네 / 이 나이 먹도록 사람을 잘 모르나 보다 / 사람은 보여도 마음은 보이지 않아 // 이 나이 되어서 그래도 당신을 만나서 / 고맙소 고맙소 늘 사랑하오 (...) 세상이 등져도 나라서 함께할 거라고 / 등 뒤에 번지던 눈물이 참 뜨거웠소 (...) 못난 나를 만나서 긴 세월 고생만 시킨 사람 / 이런 사람이라서 미안하고 아픈 사람 // 나 당신을 위해 살아가겠소 / 남겨진 세월도 함께 갑시다 / 고맙소 고맙소 늘 사랑하오”

은퇴할 나이에 철 들어가는 남편을 바라보며 나 또한 속으로 인사하며 하루를 마감한다.

“그래, 나도 고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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