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섭 지음 / 넓은 마루 펴냄(2020)

 

‘한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환송 예식을 하기 전, 가족들이 먼저 와서 망자의 누워 있는 모습을 보고는 “이게 우리 엄마야 맞아?” 믿지 못하겠다고 외친다. 병으로 얼마나 변하였으면? 얼마나 오랫동안 찾아뵙지 못했으면 변한 엄마의 모습에 저렇게 놀랄까? 같은 미국 땅에 살면서 그렇게 바빴을까? 그동안 자식들과 가족여행은 하지 않았을까? 성공은 딸을 낚아채어 간 것이다.’(본문 일부)

이 책에 수록된 66편의 수필 속에는 장의사라는 저자의 특별한 직업 때문에 만나야 하는 망자와 그의 가족, 친지들의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허겁지겁 달리는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사색이 녹아 있다. 기독교인으로서 죽음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신앙 고백이 들어 있다.

저자는 “8년간 발표했던 글들을 정리했다. 망자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하는 동안, 기독교인으로서 죽음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묵상하고 기록했다.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면서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면,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이 조금이나마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한다.

이효섭 수필가는 1974년 미국으로 이주했으며, 애리조나 대학과 트리니티 국제 신학대학, 월셤 장의 칼리지에서 공부했다. 현재 에일럴 장의사에서 근무 중이며, 레익뷰언약교회(강민수 목사 담임)에 출석하고 있다. 2017년 LA 한국문인회에 수필로 등단했고, 각종 미주한인언론매체에 수필을 기고했으며, 시카고문인회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한국교보문고, 쿠팡, 예스24. 알라딘 US 서점을 통해 책을 구입할 수 있다. 자세한 문의는 저자(847-990-0847, Henrylee1174@gmail.com)에게 하면 된다.

‘장의사는 시신을 다루어도 된다는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지만, 실지로는 사별로 애도하는 가독과 친지와 친구들 수십 명, 수백 명을 대하는 간호사(care person)이다. 사람에게 일생 중 가장 힘든 때는 배우자와의 사별이 첫째요, 사랑하는 가족과의 사별이 다음이라고 한다. 

죽음에 이를 때까지의 과정을 연구하고, 애도하는 사람의 심리 상태를 연구한 대표적인 학자 엘리자베스 라스 교수가 있다. 그는 장의사가 장례를 어떻게 인도하느냐에 따라서 유가족이 슬픔을 빨리 극복할 수도 있고, 반대로 상실의 아픔이 증폭되어 연장될 수도 있다고 했다. 

죽음은 자연적이고 영적이다. 죽음을 간접 경험하며 삶을 생각하고 영혼을 생각하게 된다. 사별을 가슴에 안고 자연인으로 애도하는 심령에는 죽음 후의 삶에 대한 의문과 영생에 대한 호감이 있다. 장례 기간은 영생으로 가는 길과 진리와 생명을 전하는 좋은 시간이다. 

장례 기간 동안 장의사가 하는 일은 목회와 같고, 그곳은 선교지와 같다. 장례 인도는 목회처럼 소명감이 있으면 더욱 좋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부르실 때 애굽에 있는 이스라엘 민족을 보여주시며 할 일을 부여하신 것처럼, 장의사에게도 하나님의 백성들을 보여 주신다. 구원받아야 할 백성을 보여 주신다. 그리고 할 일을 보여 주신다.’(분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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