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총체적 태권도 선교(안성일 지음)』라는 책을 접했을 때 '태권도'라는 단어 때문에 책장을 열기가 망설여졌다. 태권도나 선교라는 단어는 하루하루 직장에서 부딪히는 갈등이나 생각에 머릿속의 대부분을 할애하며 살아가고 있는 직장인인 나와는 적잖은 거리감이 있었다. 

일단 책장을 열고, 천천히 머리말과 목차를 읽으며, 우선 관심 가는 부분들을 먼저 읽어 보았다. 그런데 누워 있던 자세가 바로 세워지면서 급기야 줄을 쳐가며 읽게 되었다. 저자의 신앙관, 하나님과 사람의 관계, 사람들이 이 땅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깨달음과 지혜가 다른 철학서나 신앙서적 못지 않게 힘이 있었고 실제적이었다. 

저자는 정말 주님처럼, 바울처럼 살고자 하는 마음이 있고, 그래서 선교를 하고 그 선교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태권도가 도구로 사용될 수 있었구나 하는 것이 새삼 깨달아졌다. 아니 저자는 그 단계를 뛰어넘어 아예 ‘예수님의 삶, 성육신의 삶’이라는 표현으로 그러한 삶을 살라고 말한다.  

'고통 중에서도 기쁨으로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은, 실제로 예수님 앞에 서게 될 때, 거룩하고 흠이 없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닮은 자신의 모습을 믿음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다.(중략) 예수님처럼 해야 한다. 예수님의 겉으로 드러난 행동만 보아서는  안 된다. 예수님을 행동하게 하는 마음을 보아야 하고, 예수님이 바라보는 곳을 함께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역사적 예수님의 삶, 곧 성육신적 삶을 살 수 있다. (중략) 예수님의 행동을 모방만 하는 사람은 예수께서 의도하신 삶을 살지 못한다. 그래서 영성훈련은 행동에 대한 훈련이 아니라, 마음의 훈련이며, 신앙 훈련이다.'(P315) 

선교사들 특히 태권도 선교를 하시는 분들이 깊은 내면을 채워서 메마르지 않고, 주님께 더 가까이 가면서, 기쁨으로 귀중한 사역을 감당하는 데, 이 책이 실질적인 길라잡이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실제적인 선교 현장에서 어떻게 태권도를 통한 선교를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가르쳐 주고 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그것은 육체적인 것뿐만 아니라 먼저 선교사 자신이 지속적인 영적 훈련을 하는 것인데,  ‘종교적인 의무에서 비롯된 실천이 아니라 주님과 자신의 관계를 통해 친밀함을 쌓는 훈련’이라고 말한다. 또한 문화가 다른 곳에서 환경에 적절한 훈련을 개발시킬 수 있음을 제시하며, 그 영적 훈련이 육체와 정신과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가지게 해서 그것이 행동으로 나타날 때에야 진정한 영적 훈련의 목적이 있다고 서술하고 있다. 

'태권도 선교사는 수련생들에게 소금과 빛의 역할을 실천함으로써 그들에게 삶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그 삶이 세상의 물질과 명예와 욕망이 사소하게 보일 수 있을 만큼 가치 있는 삶이며, 품격 있는 삶인 것을 증거해야 한다. (중략) 헨리 나우웬은 영성 훈련을, "진리를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 보내는 움직임"(헨리 나우웬, 두려움에서 사람으로, 마이클 크리스텐슨 &  레베카 레어드 엮음, 윤종석 옮김, 두란노, 2010)이라고 정의했다. 

머리로 깨달은 진리를 가슴으로 살아내기 위하여 동원하는 모든 노력이 영성 훈련이라는 의미이다. 이 훈련은 주님 앞에서는 그날까지 지속해야 하는 평생 훈련이며,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르지 않으면 목표와 방향을 잃을 수밖에 없는 영적인 일이다. (P316) 

태권도를 할 줄 몰라도, 선교사가 아니어도, 인생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졌다. 그리고 한 번쯤 급하게 흐르는 생의 계곡에서 정신을 차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할 때 읽어보아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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