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에는 다른 해에 비해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특히 연초부터 극성을 부렸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건강에 위협을 받으며 출입까지 제한을 받아서, 많은 직장과 상가들이 폐쇄 조치를 해야 했으며, 극악한 폭정에도 문을 닫지 않고 견디던 교회마저 문을 닫아야 하는 기상천외의 사태를 겪고 있다. 거기에다 홍수 등 자연 재해로 일부 나라들은 식량 걱정까지 해야 하고, 거대한 산불로 하루아침에 수많은 보금자리를 잃어버린 현상들을 보며, 감사의 계절인데도 안타까움이 좀체로 가시질 않는다.

이러한 재난을 당할 때마다 과거 70년대에 유행했던 ‘예수, 당신은 누구이며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라는 반항적인 영화가 떠오르곤 한다. 불신자들이나 불가지론자들은 이런 때일수록 반항적으로 “공의의 하나님이 어디 있느냐?”(말 2:17)라고 항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기는 바로 기회라고 했던가? 60만 명의 이스라엘 백성을 절망케 한 홍해 사건이 그러했다. 애굽 왕 바로의 체념으로 이스라엘 자손들이 출애굽은 했지만, 변심한 바로는 병거와 마병과 군대를 동원하여 이스라엘 백성을 뒤쫓게 했다.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에 몰리자, 이스라엘 백성은 모세에게 항의하며, “애굽에 매장지가 없음으로 당신이 우리를 이끌어 내어 이 광야에서 죽게 하느냐 (...) 애굽 사람을 섬기는 것이 광야에서 죽는 것보다 낫겠노라”(출 14:11-12)라고 절망 어린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그러나 그 위기가 신의 존재와 전능하심을 보여 주는 놀라운 기회가 되리라고는 반항자들이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전능하신 하나님을 신뢰하던 모세는“너희는 두려워 말고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날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며,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리니 너희는 가만히 있을지어다”(출 14:13-14)라고 확신에 찬 선언을 했다.

때때로 절망은 예고 없이 공격해 온다. 최근만 하더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예고 없는 공격을 받아 절망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사망자만 100만 명이 훨씬 넘었고, 확진자는 4천만 명에 육박하고 있으니 말이다. 여기에다 홍수, 지진, 가뭄, 화재, 전쟁 등으로 쉴 새 없이 밀어닥치는 재해들이 지구촌 전체를 불안에 떨게 하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인지 세상이 더 좋아지리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날이 갈수록 사회는 험악해지고, 재난은 극심해지며, 전염병이 온 세상을 뒤덮을 것이라는 우울한 소식만이 만연하다. 올 겨울만 하더라도 더 강력한 바이러스가 지구촌에 확산될 것이라는, 믿고 싶지 않은 소식이 우리에게 절망감을 안겨 주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희망찬 소식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롬 1:16)이라는 복음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는 자가 아니면 세상을 이기는 자가 누구인가”(요일서 5:5)라는 말씀이 있다. 아무리 세상이 험악하고 사망의 위기가 몰아친다 해도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이 계시다는 건, 얼마나 든든하고 힘이 되는 소식인가! 

이 감사의 계절에, 지난 세월을 돌아보며 골백 번 감사를 외쳐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위기를 겪었던가. 그러나 그 위기는 누구의 말대로 기회가 되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개인적인 삶도 그랬거니와, 주님께서 맡겨 주신 사역을 감당하면서도 그러했다.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나 한몸 살자고 전전긍긍하지 않게 해주시고, 주께서 초청하신,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에게 나눔을 실행하게 해주시고, 쉼터를 제공해 피곤하고 지친 마음들을 위로하게 해주시니, 오늘도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께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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