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바이처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익히 안다. 독일 사람이며, 아프리카 선교사로 일생을 마쳤다. 의학박사, 철학박사, 음악박사, 신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인물이다. 독일에서 의사로만 살아도 존경받고, 보람을 느끼며,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천재였다. 그런데도 굳이 철학을 공부하고 신학을 공부했다. 그 다음에는 아프리카 오지에서 부인과 함께 선교사로 평생을 보냈다. 독일은 실로 슈바이처 한 사람을 낸 것만으로도 위대한 나라 아닐까.
독일의 대표 도시 베를린의 한인교회연합집회를 인도한 일이 있었다. 그 집회 장소가 바로 슈바이처기념교회당이었다. 그래서 끼친 은혜보다 받은 은혜가 훨씬 컸다. 지구 위에는 감동받고 그를 따르는 이들이 많다. 한국에서도 울릉도에서 평생을 의술과 선교로 헌신한 이일선 목사가 대표적이다. 대학생 시절에 이 목사님의 간증을 들은 적이 있다.
필자는 그 후 로스앤젤레스에서 교회를 개척, 30년 사역했다. <예수님처럼, 꼭 예수님처럼>(Like Jesus, Just Like Jesus)이 대표 표어였다. 그 표어의 열매가 비교적 좋았다. 지금은 40년 역사지만 한 번도 분열의 아픔을 겪은 일이 없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니까 분열은 그 몸을 찢는 범죄라고 강조했다. 예수님을 일백 분의 일이라도 닮는 신자가 되자고 권고했다. 물론 선교사도 파송하고 다른 교회가 파송한 선교사들도 후원했다.
어느 교회나 당연히 하는 사역이었다. 그 가운데 박세록 선교사님이 있다.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에 유학, 산부인과 의사 겸 의과대학 교수였다. 교회 직분은 장로였다. 선교사역에 전심하려고 조기 은퇴를 했다. 특히 중국과 북한 접경지대에서 의사 선교사로 헌신했다. 그런데 박 선교사님 저서 가운데 『여자는 왜 아픈 데가 많은가』라는 책이 있다. 산부인과 전문의이기에 그런 저술을 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이어서 낸 책이 『남자는 왜 아픈 데가 더 많은가』였다.
필자도 담임목회 시절에는 몸 아픈 데가 별로 없었다. 젊었기 때문이다. 이제 80대에 접어들고 보니 아픈 데가 훨씬 많아졌다. 매일 먹어야 하는 약도 많아지고, 병원 가는 빈도수도 늘어간다. 그래도 위로가 되는 것은 박세록 선교사님의 책 제목들이다. 남자나 여자나 늙어갈수록 아픈 데가 점점 늘어가는 것이 정상이란 뜻이다. 나 혼자만 아픈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아프다는 걸 생각하면 통증은 상당히 줄어들지 않는가. 게다가 그리스도인들은 항상 예수님의 십자가 고통을 생각하게 된다. 거기에 비교하면 우리가 현재 당하는 고통은 별로 큰 것이 아니다. 특히 장차 올 영광에 대비하면 대수롭지 않다고 성경은 가르친다(롬 8:18 ).
박세록 선교사님이 산부인과 전문의라서 출산의 고통을 더욱 생각하게 된다. 해산의 고통은 말할 수 없이 크지만 출산의 기쁨은 그것보다 엄청나게 더 크다는 성경말씀 그대로이다(요 16:21). 코로나19 유행병이 온 인류에게 겁을 줄 만큼 많은 생명을 도둑질해 간다. 하지만 그것을 해산의 고통으로 휘딱 바꿀 힘을 창조주 하나님께서 넉넉하게 부어 주시지 않겠는가.
(대표 저서 : 『목회자의 최고표준 예수 그리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