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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의 민주주의
김학천 수필가, 치과의사  |  younlee@logosmissio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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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1.30  05:5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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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 매개로 상호간의 의견을 나누고 토론하는 역사는 50여 년이나 된다. 그러나 지금 같은 소셜미디어(SNS)가 급진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1990년대 등장한 WWW(월드와이드웹)서비스 덕분이다. 이용자 신상 정보 제공 기능에서 친구 찾기 같은 새로운 기술들이 개발되던 중, 2004년 시작된 페이스 북은 세계에서 가장 큰 SNS로 성장했다. 그러다가 사람들간의 단순한 소통을 넘어 10년 전 강력한 민주화 도구로서 아랍의 봄을 이끌어낸 '재스민 혁명'은 가히 SNS의 혁명이기도 했다.

하지만 SNS는 사회적 문제도 낳았다. 남에게 자신을 미화하고 가식적으로 표현하고 싶은 충동에서 나타나는 허세와 과시욕이다. 이는 나보다 더 잘나 보이는 다른 사람들과 자기의 처지 사이의 괴리감에서 오는 박탈감을 보상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열등감과 비관은 그대로 남게 마련이다.

해서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은 퇴임 후 집필한 책 '파시즘'에서 SNS의 이러한 양면을 지적했다. 사람들이 SNS 덕분에 전 세계적으로 소통할 수 있게 된 것은 분명 진보이지만, 남이 보여 주는 허상과 자신의 현실을 비교하며 불행을 느끼기 쉽다고 한 것이다.

이제 SNS는 더 나아가 각종 음모론과 가짜 뉴스의 확산 통로이자 선동 매체로 쓰이면서 민주주의까지 위협하고 있다.

SNS 하면 당연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정치'가 유명하다. 그의 트위터 팔로워는 8,800만 명에 달해 트럼프 대통령은 '140자 트윗으로 세계를 호령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정제되지 않은 거친 발언으로 그의 SNS는 늘 논란의 대상이었다.

지난주 워싱턴DC에서 트럼프 지지 시위대가 연방의회 의사당에 난입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이후 SNS를 향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격 시위를 부추기고 지지자들의 주요 수단이 된 것이 SNS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 46대 대통령 후보를 최종 인증하는 상·하원 합동회의가 열리던 지난 6일 '대선 불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동영상 연설을 트위터에 올렸고 이에 자극 받은 그의 열렬 지지자들이 곧바로 의회 의사당으로 행진했던 것이다. 미·영 전쟁 때 이후 206년 만에 미 의회 의사당이 파괴되는 오점의 역사의 순간이었다. 이에 우방들은 경악했고, 패권 경쟁국인 중국은 조롱했다.

이 일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은 영구 정지됐다. 페이스 북 역시 임기가 끝나는 20일까지 계정을 잠정 정지했다. 이어서 인스타그램 스냅챗 등 주요 SNS 기업도 트럼프의 계정을 정지했지만, 관련자들은 플랫폼을 다른 곳으로 옮겨가며 책동을 이어가고 있다. 급기야 '극우 세력의 SNS'로 대변되는 팔러 또한 아이폰이나 구글에서 앱 자체가 차단되는 상황에 직면하기에 이르렀다.

얼핏 글로벌 SNS 기업들의 이번 트럼프 퇴출은 올바른 결단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는 표현의 자유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표현의 자유를 확장해 준 SNS가 저질 정치인들의 팬덤 정치 수단으로 변질된 건 사실이라 해도 민간기업이 그의 자유를 제한할 권리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인권은 표현의 자유를 통해 실현되기 때문에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표현의 자유를 절대적으로 보호하고 지지한다. 해서 SNS기업들의 이번 조치는 이러한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고 이는 공산주의나 전체주의 국가의 전제 권력처럼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물론 유럽에서도 SNS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SNS의 민주주의가 기로에 선 모양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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