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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는 아우성
박보명 수필가  |  버지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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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2.11  06:3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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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세계 7대 불가사의를 아는 대로 쓰라고 했단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배운 대로 역사적인 정답(중국의 만리장성, 페루의 잉카 유적지, 브러질의 거대 예수상, 멕시코 치첸이차의 마야 유적지, 로마의 콜로세움, 인도의 타지마할, 요르단 고대 도시 페트라, 2007년 이후 기준)을 적었는데, 한 학생은 다음과 같이 적어냈단다. 하나는 볼 수 있는 것, 둘은 들을 수 있는 것, 셋은 말할 수 있는 것, 넷은 생각할 수 있는 것, 다섯은 느낄 수 있는 것, 여섯은 웃을 수 있는 것, 일곱은 사랑할 수 있는 것. 어린 학생의 답인이었다고 한다.

우리 모두 일상에서 불가사의한 것들을 가지고 사는 것 아닐까? 오늘까지 이만큼 살고 있는 것도 기적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 세계는 코로나바이러스로 몸살을 앓고, 지구 역사상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혼란 속에 신음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확진자와 사망자가 몇 명이라고 경쟁하듯 뉴스를 도배하고 있다. 죽어가는 사람도 배웅 못하고, 이웃과 친척도 만나지 못하고, 교회도 성당도 문을 닫아 온라인 예배를 드리는가 하면, 드라이브 스루 고해성사, 주차장 강론도 하고, 마스크와 장갑으로 무장하고 음식 배달을 하는가 하면 수많은 시체들을 냉동 컨테이너로 운반해 떼매장을 하는 무시무시한 세상이 되어 있다.

그간에 많은 심성들이 자연 재해를 만들더니 이제는 변종 바이러스를 만들어 집단 자살을 감행하는 것 아닐까. 아니면 맘몬주의로 신에게 감사하지 않고 인공지능을 만들어 신을 대신하려는 욕망이 화를 자초한 일 아닐까 여겨진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고 한 옛말을 되새기고 위로를 받으며, 그동안 누렸던 일상의 고마움과 어린 학생의 손진하고 소박한 불가사의를 떠올리며 주변을 되돌아 볼 일이다.

먼 훗날 ‘그때는 그랬지!’ 하게 될 말들을 떠올려 본다. 거리는 텅 비었지, 상점은 문을 닫았지. 집에서 나오지 말라고 했지. 학교는 휴교했지. 병원은 만원이었지, 의사, 간호사는 정신없었지. 방위군이 투입되었지. 실업 수당을 신청했지. 실직자가 무더기로 나왔지. 식료품 사재기를 했지. 식료품 사려고 몇 미터 간격으로 줄을 섰지. 크루즈는 항구에 묶였지, 의약품이나 의료기구가 동이 났지. 인재냐 자연재해냐 공방이 심했지. 악수를 팔꿈치로 했지. 그나마 택배로 음식을 시켜 먹고 그릇은 소독하고 버렸지. 이런 사태가 얼마나 가느냐는 질문에 뉴스들은 하나같이 갈팡질팡했지.

참으로 안타까웠지. 살면서 ‘이런 세상도 있나’ 하는 넋두리가 저절로 나오는 세상을 통과하느라 많은 사람들이 고생을 했나 보네. 누가 말했네. 공기도 공짜, 햇빛도 공짜, 바람도 공짜, 드넓은 하늘도 공짜, 시냇물도 공짜, 아름다운 경치도 공짜. 이런 공짜를 감사하지 않고 순리를 저버리고 사람의 탈을 쓰고 탐욕에 물든 인심을 고쳐 먹으라고 신이 내린 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감사할 줄 모르고, 베풀 줄 모르고, 섬길 줄 모르고, 아낄 줄 모르고, 사랑할 줄 모르고, 보호할 줄 모르고, 더불어 살 줄 모르고, 이기주의에 빠진 인심들에게 자연의 섭리를 잊은 인간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형벌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든다.

그런 와중에도 헌신하는 의사, 간호사들에게 음식과 마스크를 제공하는 손들과 독거 노인들에게 소독제와 양식을 전달하는 마음과 거액의 돈을 희사하는 선한 사마리아 사람들이 곳곳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는 미담으로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이 이겨내 왔다고 옛날 이야기 할 때가 분명 오리라. 지금도 열심히 회개와 참회로 무릎을 꿇고 눈물로 기도하는 사람의 정성이 분명히 신의 마음을 돌이켜 치료의 방법, 아니 회복의 길을 내주실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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