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말 하지 않아도
그대의 슬픔이 다 비추어지고
나의 아픔이 환히 들여다보여서
함께 웃고 울어줄 수 있는
깨끗하고 투명한
한 조각 거울이었으면 좋겠다.

힘들고 지쳐서 주저앉고 싶을 때
모든 삶을 내려놓고 싶을 때
그대의 휘어진 등을
가만히 다독여 줄 수 있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작은 손이었으면 좋겠다.

그대 어둠의 창가에 걸린
우울한 그늘을 걷어내고
창백한 얼굴을 만져줄 수 있는
가슴 한구석을 적셔줄 수 있는
파아란 하늘빛
한 움큼의 햇살이었으면 좋겠다.

홀로 설 수 없는 외로움의 그림자
문득 누군가를 기다리고 싶은 그리움
편안하게 기댈 수 있는
잠시라도 쉬어 갈 수 있는
인생의 쉼표 같은
느린 시간의 간이역이었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크리스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