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저널
> 신학·영성 > 교회
“언제든지 주 뜻대로 사용하여 주소서”
이정환 목사  |  뉴저지순복음교회 담임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1.03.19  03:43:47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내 삶을 바꾼 찬송

목회자로 부름 받았으면 교회를 세우고 주의 일에 헌신하는 것은 목회자의 당연한 본분이다. 하지만 힘든 이민 생활 속에서 늘 행복한 일만 계속되는 것은 아니어서, 때로는 눈물과 애통으로 밤을 지새우며 성도들의 어려움과 열악한 환경을 두고 기도해야 할 때가 많다. 1997년 1월 7일, 섬겼던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캐나다 선교사로 부름 받아 캐나다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그런데 토론토 직항인 줄 알았던 비행기가 밴쿠버를 경유하는 것이었다. 밴쿠버에 도착하면 이민 수속을 하고 국내선으로 갈아타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에는 이미 비행기가 날아간 버린 뒤였다.

저녁 무렵에 도착하는 줄 알고 토론토 공항에 마중 나온 성도들은 우리를 기다리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밴쿠버 공항에서 꼬박 12시간을 보내고 다음 비행기에 탑승해 토론토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새벽 6시경이었다. 그날따라 매서운 한파가 몰려왔고, 사골국을 한가득 담은 양은 드럼통을 들고 마중나온 집사님의 도움으로 텅 빈 아파트에 들어선 것이 이민목회의 첫걸음이었다.

선교사이자 부목사로 부임했던 교회는 지역사회에 귀감이 되는 건강한 교회였다. 그러나 1년 정도 지났을 때 담임목사님의 개인적인 사건을 지역사회 신문과 미디어가 다루면서, 안 좋은 소문과 평판으로 교회는 몸살을 앓게 되었다. 500명이었던 출석 성도 수는 3개월만에 25명으로 줄어들었다.

어려움에 처한 교회는 재정적 부담 때문에 사역자들을 해고할 수밖에 없었고, 나 역시 정든 교회를 떠나야 했다. 이 일로 뜻하지 않게 교회를 개척하는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 또한 하나님의 섭리라고 생각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맨땅에 헤딩한 열악한 상황이었지만, 주어진 사역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열심히 기도했다.

개척한 뒤 5개월 동안 교회를 구하지 못해 공원에 모여 예배를 드렸다. 11월 찬바람이 불 무렵 간신히 교회를 임대할 수 있었다. 성도도 한두 가정에서 십여 가정으로 늘었다. 그런데 교인들 간의 작은 의견 차이가 발단이 되어 교회 존립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대립과 반목의 골이 깊어지자, 성도들은 서로를 피해 교회를 떠나기 시작했고, 다시 교회를 개척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민교회의 크고 작은 일들을 경험하다보니 주의 종으로서의 사명감은 위축되고, ‘내가 과연 부름받은 일꾼 맞나?’하는 의문과‘주님이 부르시지 않은 건 아닌가?’하는 회의가 이어졌다. 신학교 시절에 외쳐 불렀던 “부름받아 나선 이 몸 어디든지 가오리다.”라는 찬송이 공허하게 느껴졌고, 감히 찬송가 가사를 마음에 새기며 부르기가 겁났다.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3월이었다. 임대했던 교회는 주일과 수요일에만 사용할 수 있어서 새벽예배가 허락되지 않았다. 갈급한 마음에 새벽 미명,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센티니얼 공원을 찾았다. 공원 한귀퉁이에 돗자리를 깔고 아내와 함께 주님께 부르짖으며 기도했다. 혹시 하나님께서 보신다면 불쌍히 여겨 주실 것이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지나가던 청소차 인부들이 우리 부부를 미친 사람으로 오인한 해프닝도 있었다. 그때 새벽 미명에 실눈 뜨고 불렀던 찬송은 나의 마음을 대변해 하나님께 아뢰는 것 같았다. “나의 죄를 정케 하사 주의 일꾼 삼으신”으로 시작하는 새찬송가 320장의 가사가 어찌나 내가 처한 상황을 적절하게 고백하는지, 내 마음의 고백인 것 같았다.

나의 죄를 정케 하사 주의 일꾼 삼으신 구세주의 넓은 사랑 항상 찬송합니다.
내게 부어 주시려고 은혜 예비하신 주, 주의 은혜 채워 주사 능력 있게 하소서
죄의 짐을 풀어 주신 주의 능력 크도다 나를 피로 사신 예수 내 맘 속에 오소서
주여 내게 성령으로 충만하게 채우사 생명수가 강물처럼 흐르게 하옵소서
(후렴) 나를 일꾼 삼으신 주 크신 능력 주시고 언제든지 주 뜻대로 사용하여 주소서

찬송가 가사는 갈급한 내게 주님이 주시는 성령의 능력과 사명이었고, 주님 뜻대로 사용해 달라는 내 기도 제목이었다. 이민목회 초기의 어려움은 나를 사용하시기 위한 하나님의 연단과 훈련이었고 감사한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지금은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재파송되어, 뉴저지순복음교회를 섬기고 있으며, 코로나19의 어려움 속에서 뉴저지한인교회협의회를 섬기고 있다. 찬송가 320장을 부를 때마다 지난날의 어려움이 떠오르고, 주님만 의지하고, 성령님의 도우심을 간구하는 것이 내 사명임을 깨달으며, 주님 뜻대로 사용해 달라고 고백하곤 한다.

아무것도 아닌 나를 예수님께서 생명으로 구원해 주시고 주님의 일꾼으로 불러 주신 은혜에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내 능력으로는 단 한 순간도 다가갈 수 없음을 고백하며, 오늘도 성령으로 충만하게 채우사 능력 있게 해달라고, 언제든지 주 뜻대로 사용해 달라고 기도드린다.

이정환 목사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로고스선교회 직원모집
2
디트로이트한인연합장로교회 담임목사 청빙
3
크리스천 뮤지컬 '어 위크 어웨이' 흥행 3위
4
사랑하는 이를 먼저 보내고
5
미국 교회 등록 신자 50% 이하로 감소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2315 Sanders Road, Northbrook, IL 60062   |  Tel: (773)777-7779  |  Fax: (773)777-0004  |  청소년보호책임자 : SAMUEL D PARK
Copyright © 2013 The Korean Christian Journal. All rights reserved. mail to kcj@kcj777.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