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하고 맨처음 취업한 삼성서울병원 동기와 오랜만에 대화를 했는데, 아직도 내가 일했던 시절에 만든 교육 자료를 환자들에게 나눠 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 만든 교육 자료들 중 가장 많이 사용했던 것이 테니스 엘보 운동 교육 자료였다. 당시 테니스 엘보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 중 절반 가량이 40~60대의 주부들이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테니스 엘보는 성별에 관계없이 40~60대 성인에게서 많이 발병하며, 환자들의 90% 정도가 1년 이내에 회복한다고 한다. 

건(tendon, 힘줄)은 근육과 뼈를 연결하는 조직이다. 테니스 엘보는 팔꿈치 외측에서 손목 부위까지 이어지는 근육들의 과긴장에 의해서 건 부위에 손상이 일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테니스 엘보는 의학 용어로 외측상과염(Lateral epicondylitis)이라고 한다. 의학용어에서 어미 ‘itis’는 염증을 의미한다. 외측상과염은 팔꿈치의 외측(Lateral)에 위치한 뼈의 돌출부위(condyle)의 윗부분(epi)에 염증(itis)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연구에 따르면, 실제로는 염증보다 섬유조직의 배열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팔꿈치 외측에서 손목 부위까지 이어진 근육(손목관절 신전근)은 손목을 뒤로 젖히는 역할을 한다. 이 부위에 과부하가 걸리거나 손목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건 부위에 미세한 파열이 생기게 되고, 과도하고 지속적으로 사용하다 보면 불완전하고 비정상적인 상태의 치유 과정이 일어나, 퇴행성 변화를 가져 온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팔꿈치 외측에서 통증을 먼저 느낀다. 이후 전완 부위의 근육 부분에서 통증을 느끼며, 주먹을 강하게 쥐거나 손목을 뒤로 젖히는 동작에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조금 더 심한 경우에는 팔 감각이 저하되고 저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병원을 방문하면, X-ray나 초음파 혹은 MRI 검사로 진단한다. X-ray 상에서 하얗게 보이는 석회가 검출되는 경우도 있다. 초음파 검진으로는 조직이 얼마나 손상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MRI는 만성 테니스 엘보를 진단하는 데 효율적이다. 조직의 손상 정도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으며, 테니스 엘보 외에 다른 통증의 원인을 찾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다. 

테니스 엘보가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휴식이다. 테니스 엘보의 가장 큰 원인이 과사용 및 반복 사용이기 때문에, 해당 부위를 쓰지 않고 휴식을 취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외측 상과 부위에 염증이 생기면 열이 발생하는데, 이때 냉찜질을 15~20분 정도 실시하면 통증이 완화되고 염증을 줄일 수 있다. 초기 염증 반응 단계를 지나 통증이 조금 줄어든 후에는, 따뜻한 찜질을 통해 손목신전 근육의 과긴장을 풀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많은 분들이 테이핑 혹은 밴드 스트랩 등을 팔꿈치에 하는 경우가 많은데, 팔꿈치에 하는 것보다 팔꿈치에서 2~3인치 아래 부분에 해야, 근육 사용 시 건(힘줄)에 발생하는 긴장을 줄일 수 있다. 

보존적인 요법으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에는 염증 완화를 위해 약물 혹은 주사 치료를 실시하며, 체외충격파 치료를 통해 유착된 조직을 떼어내거나 혈류 등을 개선할 수 있다. 그 외에 자가혈청주사(PRP)도 고려해 볼 수 있다. 

테니스 엘보를 예방하려면, 손목의 반복적이고 과도한 사용을 줄이고 무거운 물건을 드는 동작을 피해야 한다. 테니스 엘보 증상이 발생한 경우에는, 초기에 바로 휴식을 취해서 추가 손상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편집자 주 : 김동언(PT, DPT) 필자는 한국에서 삼성 서울 병원, 영남대학교 병원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뉴욕에서 Kim Physical Therapy P.C.를 운영하며 근골격계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및 운동 교육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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