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시장에 가기 위해 뚜루피라라는 이름의 택시(버스와 같은 가격으로 여러 명이 동승)를 타려고 하였다. 중형 크기 택시의 여는 문이 눈높이 정도로 올라와 있었는데, 탑승 중에 문제가 발생했다. 한쪽 문 모서리에 안경 오른쪽이 부딪치며 렌즈가 깨진 것이었다. 다행히 눈의 겉부분에만 조그만 상처가 나서 잠시 피를 흘렸을 뿐, 눈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깨진 안경 유리가 눈에 들어갔다면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 

집에 와서 얼굴을 씻으며 과거 두 차례 실명의 위기에서 건져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새삼 기억하게 되었다. 한 번은 초등학교 시절 충북 음성에서 외할머니가 주지 스님으로 계셨던 산사에서 내려오다 미끄러져 커다란 바위에 눈 위를 부딪쳐 많은 피를 흘린 적이 있다. 또 한 번은 놀이터에서 축구 경기를 하다가 쇠그네에 눈 주위를 부딪쳐 많은 피를 흘리고 꿰맨 적이 있다. 다행히 눈썹 주위의 작은 흉터로만 남아 있다. 1cm만 옆으로 그네에 맞았다면 실명이 되었을 것이다.  만일 그 당시 한쪽 눈이라도 실명했다면 나의 삶에는 엄청난 변화가 있었을 것이다.     

헬렌 켈러는 시력을 잃었으나 오히려 이를 통해 영의 시력으로 하나님을 인식하고,  주옥 같은 찬송가를 지어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육적 시력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영적 시력이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 영적 세계를 인지하는 영적 시력이다. 

나의 현재 영적 시력은 어떠한가?  영적 시력은 좋아질 때도 있고 나빠질 때도 있고, 그냥 일정 상태를 유지할 때도 있다. 보고 듣고 생각하는 것들이 영적 시력에 영향을 준다.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는 것을 보고, 듣고, 생각하면 영적 시력이 약화된다.  그 외에도 이기심, 정욕, 야심, 불평, 불만, 대적, 불순종, 운명주의, 시기심, 미움과 증오도 영적 시력을 악화시킨다.    

영적 교만으로 영적 소경이 된 바리새인들에게 예수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내가 심판하러 이 세상에 왔으니 보지 못하는 자들은 보게 하고 보는 자들은 소경되게 하려 함이라 하시니 바리새인 중에 예수와 함께 있던 자들이 이 말씀을 듣고 가로되 우리도 소경인가 예수께서 가라사대 너희가 소경 되었더면 죄가 없으려니와 본다고 하니 너희 죄가 그저 있느니라"(요 9:39 -41).

영적 소경임을 고백합니다. 성령님께서 저의 영의 눈을 열어 주시지 않으면 결코 하나님을 볼 수 없고 영적 세계를 볼 수 없사오니 날마다 제 영의 눈을 열어 주셔서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와 영광을 보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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