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활약이 정점에 오를 때 즘하여 유사한 단체들이 난무했던 사실을 성경에서 엿볼 수 있다. 하루는 요한이 예수께 항의라도 하듯 “선생님 우리를 따르지 아니하는 어떤 자가 귀신을 쫓아내는 것을 보고 우리를 따르지 아니하므로 금했나이다”(막 9:38)라고 했다. 예수의 초자연적인 기적을 보며 이스라엘의 총 인기를 한몸에 지닌 예수의 행적에 도취되었던 자들이 이를 흉내내며 병든 자들에게 손을 얹기도 하고 귀신도 쫓아내는 흉내를 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기독의료상조회’라는 단어는 일반 ‘상조회’라는 단체와 많이 혼동되기는 했지만, 전 미주를 비롯하여 해외 한인 사회에서까지 우리 ‘기독의료상조회’가 1996년에 시작되면서 처음으로 사용한 것으로 믿는다. 미국 단체는 크리스천 헬스케어 미니스트리(Christian Heathcare Ministry)라는 이름으로 1980년 초기에 작은 단체로 시작되어 지금은 이 단체를 포함하여 사마리탄 헬스케어, 메디쉐어 등 세 단체가 대표적이며, 소수 민족 가운데는 본 기독의료상조회(Christian Mutual-Med Aid 약칭 CMM)가 유일하다.

초기에는 단순하게 필자인 본인의 의료보험이 필요했기에 크리스천들로 구성된 저렴한 의료보험이 있을까 하여 미 크리스천 단체들을 검색한 결과 몇몇 단체를 알게 되었다. 반가운 마음에 필자가 발행하고 있던 ‘크리스찬저널’지에 소개한 결과 독자들의 적지 않은 반응이 쇄도했고, 본지는 단순히 기존 단체들을 알려 주기 위해 전화번호와 지역을 소개했다. 그러나 그때만 하더라도 우리 독자들과 미국 단체들의 대화가 원활하지 못한데다가 미국 사회 내에서조차 생소한 사역이었기에 가입 자체가 어려웠고 따라서 그 중간 역할까지 본지가 해야 했다. 따라서 1년쯤 지나서는 자연스럽게 크리스찬저널의 독자들이 중심이 되어 ‘기독의료상조회’가 탄생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교포 사회에서의 비난도 많았고 불신하는 소리도 높았다. 일반 의료보험의 십분의 일 값도 안 되는 회비로 정말 그 비싼 의료비가 지원되느냐?라는 질문이 쇄도했고, 가입한 후 곧바로 회비를 2배 3배로 올릴 것이라는 등, 온갖 부정적인 잡음이 난무했다.

그러나 금년에 창립 25주년을 맞는 기독의료상조회는 그야말로 기적처럼 성장했고 이 사역을 자랑스럽게 운영하고 있다. 제일 많이 사람들이 우려했던 “정말 의료비 지원이 돼?”라는 질문이 온 사방에 팽배했으나, 그간 정당하게 청구되었던 의료비나 병원비 등 단 한 건도 기금이 부족하여 미지불하거나 고의적으로 미룬 일이 없었고, 또한 “가입시킨 후 곧바로 2배, 3배로 회비를 인상하리라”고 했던 우려에도, 2002년 이후 20여 년이 되도록 인상한 적 없이 운영하고 있다. 작년 한 해만 하더라도 우리 기독의료상조회는 회원들의 힘만으로 1천만 불 넘는 의료비를 지원했다. 그리고 예수께서 떡 일곱 개와 작은 생선 두어 마리로 “다 배불리 먹고 남은 조각을 일곱 광주리에 차게 거두게 하셨던 것”(마 15:37)처럼, 우리도 남은 조각들을 모아 우리 회원들을 위한 모종의 구상도 하고 있다.

이러한 기독의료상조회를 모방하여 미주 한인 사회에서 유사한 단체를 난립하는 자들이 난무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본사에서 적지 않은 대우와 혜택을 누리고 심지어는 본사 근무를 하면서 이중으로 수 개월간 유사 단체를 조직하여 운영하기도 했고, 우리 회원과 직원들에게 감언이설을 하며 회유하는 자들도 없지 않다. 현재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들이 오히려 분을 참지 못하고 어떤 조치라도 취해야 할 것이 아니냐라며 볼멘 소리를 내기도 했다. 물론 그들이 입사 전이나 후에 서약했던 내용으로나 그 외의 조건을 걸어 처리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예수의 교훈을 따르기로 한 것이다. 사도 요한이 예수께 항의하듯 “우리를 따르지 않은 어떤 자가 귀신을 쫓는 것을 보고 금하였나이다” 라고 분해서 말했을 때, 예수께서는 “금하지 말라 내 이름을 의탁하여 능한 일을 행하고 즉시로 나를 비방할 자가 없느니라”(막 9:38-39)고 하셨던 것처럼. 그리고 이러한 유사 단체들의 난무(亂舞)를 보며 예배를 통하여서는 예수님의 깊고 넓으신 아량(雅量)을 따르기로 하며,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 “숯불을 그 머리에 쌓아 놓으리라”는 말씀을 묵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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