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 간호사·영양사

임산부의 저혈당과 유전

임산부의 고혈당은 아기의 저혈당, 손자의 당뇨병을 유발
임신 말기에 나의 고혈당이 백합과 백합의 아기에게까지 혈당문제를 줄 수 있다는 쥐 실험 연구발표를 읽었다. 임산부의 고혈당으로 유전과 관계없이 아기와 손자의 혈당문제를 유발하는 환경적인 요인을 밝힌 것이다.


1990년 프랑스의 한 대학에서 ‘임신한 쥐의 고혈당으로 다음 세대 쥐에게 물려진 당뇨병’이라는 제목으로 유전과 전혀 관계없는 당뇨병의 원인을 발견한 실험을 한 것이다.
당뇨병 유전성이 전혀 없는 정상 쥐들을 임신시킨 후 해산 일주일 전부터 짙은 포도당 정맥주사를 놓아 고혈당 상태에서 임신기간을 끝냈다. 정맥주사로 높인 고혈당의 범위는 임신당뇨가 있는 임산부의 고혈당 정도였다. 쥐의 임신기간은 22일인데 임신 말기 일주일은 임신당뇨가 나타나는 사람의 임신 말기 3개월과 같은 시기이다.


이렇게 엄마 쥐의 고혈당 속에서 태어난 새끼 쥐는 태어난 날부터 정상 쥐보다 혈당이 높았고 인슐린도 많이 나왔다. 생후 14일이 지나자 새끼 쥐의 혈당조절과 인슐린 과다 분비는 더 나빠졌다.


이 새끼 쥐가 3개월 되었을 때 당뇨병 유전성이 없는 정상 쥐와 임신을 시켰다. 새끼 쥐는 임신한 첫날부터 이미 고혈당이었고 임신기간 동안 계속해서 혈당조절에 이상이 있었다.


이 새끼 쥐에게서 태어난 아기 쥐는 당뇨병 임산부가 낳은 아기와 똑같이 혈당이 높았고 인슐린도 많이 나왔으며 몸도 다른 정상 쥐보다 컸다. 당뇨병 임산부의 아기는 인슐린 과다증이 있고 아기가 크게 태어난다.


5개월 후 이 아기 쥐들은 당뇨병이 되었다. 혈당은 고혈당이었고 인슐린이 부족하게 분비되었다. 이 아기 쥐가 태어났을 때는 혈당이 높으면서 인슐린 과다 분비가 있었으니 내당능장애였는데 췌장이 지쳐서 5개월 후 당뇨병이 된 것이다.

임산부의 고혈당으로 인한 어린이 저혈당과 당뇨병은 유전이 아니다
유전은 유전인자가 잘못되어 나타나는 병이다. 유전으로 오는 당뇨병도 있다. 그러나 임산부의 고혈당으로 생기는 아기의 인슐린 과다증은 유전인자와 전혀 상관이 없다. 임산부가 혈당조절을 제대로 하지 않아 임산부의 고혈당이 태아의 췌장을 발달시켜 태아의 인슐린 과다증을 유발시키는 것이지 유전적으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앞의 쥐 실험에서 임신한 엄마 쥐의 혈당을 인공적으로 높였기 때문에 아기 쥐에게 인슐린 과다증이 생겼고 손자 쥐에게 당뇨병이 생겼다. 이것은 유전이 아니다.


내가 저혈당 연구를 하지 않았다면 사라나 백합의 저혈당이 유전인 줄 알았을 것이다. 내가 저혈당이고 딸들이 저혈당이니까. 태 속에서 생긴 혈당병은 태어나기 전에 생겨 유전으로 보기 쉽다. 그러나 이런 혈당문제는 유전인자와 전혀 상관이 없는 후천적인 병이다.


지금 한국이나 미국이나 4kg이 넘는 아기들이 자주 태어난다. 이 아기들은 유전과 상관없이 임신 말기에 임신당뇨나 내당능장애가 생긴 임산부들이 혈당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해 임산부의 고혈당으로 인해 태어나는 거대아들이며 어린이 성인당뇨병 후보자들이다.

어머니나 외할머니가 당뇨병인 사람은 더욱 조심
아버지가 당뇨병일 때보다 어머니가 당뇨병일 때 당뇨병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많은데, 남녀 유전성보다 임산부의 고혈당으로 인해 생기는 태아 인슐린 과다증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어머니가 저혈당, 내당능장애, 당뇨병, 임신당뇨 내력이 있는 사람들은 저혈당, 당뇨병 검사를 권한다. 외할머니나 이모나 외삼촌들도 고려해야 한다. 외할머니가 어머니를 임신했을 때 고혈당이 있어 어머니가 태아 인슐린 과다증으로 태어났다면 자신에게도 인슐린 과다증이나 당뇨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엄마는 단것을 너무 좋아해요”라는 사람은 엄마 걱정만 하지 말고 자신에게 혈당문제가 있는지 알아보아야 한다. 어머니나 외할머니가 단것을 좋아했다면 자신을 임신했을 때 어머니에게 고혈당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어머니나 외할머니가 입덧을 많이 했으면 임신 초기에 인슐린 과다증이 있었을 가능성을 의심할 수 있고, 인슐린 과다증이 있는 임산부는 임신 말기에 임신당뇨나 내당능장애가 잘 되기 때문에 고혈당이 있었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고려하여 혈당검사를 해보거나 식이요법을 하는 것이 좋다.


내 어머니는 어려서부터 엿을 많이 드셨다고 한다. 어머니는 입덧을 많이 하셨고 임신할 때마다 저혈당 증세가 많으셨다. 엿 이야기를 듣고 보니 나의 혈당문제는 이미 어머니의 태 속에서 시작되었는데 설탕 탄 우유를 먹으면서 인슐린 과다증이 심해진 것 같다.


체중이 4kg이 안 되어도 정상체중(3.2kg) 이상으로 크게 태어난 사람은 어머니가 임신 중 고혈당이 있었을 가능성이 많으므로 인슐린 과다증을 의심하고 식이요법을 하는 것이 현명하다. 예나 지금이나 임산부에게 혈당검사를 제대로 해주지 않아 모르는 경우가 많으므로 어머니가 임신 중 고혈당이 없었다고 정상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아버지가 당뇨병이면 유전성을 고려하여 무조건 조심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러나 친할머니가 아버지를 임신했을 때 고혈당이 있었다면 유전보다는 태아 인슐린 과다증으로 시작된 아버지의 당뇨병일 수도 있음을 고려한다.

비만은 인슐린 과다증의 악순환
한국에 “악은 3대까지 간다”라는 말이 있다. 당뇨병 유전성이 없는 임산부의 고혈당이 손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쳐 3대에 당뇨병이 되는 것을 보니 이 말이 생각났다.


1975년에 미국에 오니 비만한 사람들이 너무 많았고 지금도 비만한 사람들이 자꾸 늘고 있다. 예전에는 미국인들의 비만이 달고 기름 진 음식과 운동부족 때문인 줄로만 알았는데 더 큰 이유는 대대로 물려받은 인슐린 과다증이라고 본다.


인슐린 과다증으로 살찌는 비만은 숨겨진 비밀이다. 미국의 비만은 설탕으로 인해 생긴 인슐린 과다증에서 비롯되었다. 미국에서 설탕을 한 사람이 일 년에 120파운드(54kg)나 먹고 있으니 인슐린 과다증과 당뇨병이 많다. 혈당병이 있는 임산부가 비만한 아기를 낳고 그 아기가 또 비만한 아기를 낳으면서 미국은 비만한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런 식으로 요즈음 한국에도 비만이 늘고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인들이 설탕을 많이 먹고 과식을 하기 시작한 때는 미국 경제가 아주 좋았던 1920년대쯤이었고, 인슐린 주사나 저혈당병을 발견한 것도 이때쯤이었다. 그래서 인슐린 과다증의 역사는 미국은 5대가 되었고 한국은 이제 3대가 시작되었다. 매 세대는 20년마다 바뀐다. 지금 중년인 내 세대는 생활이 어려워 단것은 별로 못 먹었지만 탄수화물인 밥과 국수를 너무 많이 먹었는데 1980년대에 경제가 나아지니 아침을 굶고 과식을 하며 설탕을 많이 먹기 시작했다. 그래서 한국은 내 세대가 혈당문제의 첫 세대이고 자녀들이 2대이며 손자들이 3대를 시작한 것이다. 지금 한국에서는 혈당문제의 2세대인 젊은 엄마들의 임신당뇨와 거대아 출산이 날이 갈수록 늘고 있고, 3세대인 비만한 아이들과 학생들이 너무 많아져 뱃살빼기 운동이 한창이다.


비만의 진짜 범인은 인슐린 과다증이기 때문에 인슐린을 억제하는 저혈당 식이요법을 해야 살이 빠지는데, 인슐린 과다증으로 오는 비만 문제는 아직도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인슐린으로 인해 찐 살을 운동만으로 빼려고 애를 쓰니 살을 빼지 못해 포기하거나 일시적으로 살을 빼도 다시 살이 찌는 것이다. < 계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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