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 간호사·영양사

소식가는 입덧도 안 하고 아기도 쉽게 낳는다
“올케언니는 어떻게 입덧도 안 하고 아기를 넷이나 다 쉽게 낳았어요? 혹시 처녀 때부터 소식하지 않았어요?”
“응, 난 언제나 조금씩 자주 먹었어.”
어려서부터 임신할 때까지 소식한 사람은 인슐린 과다증이 없기에 입덧이 생기지 않는다고 본다. 인슐린이 정상으로 나오는 사람은 임신 초기 3개월에 증가된 인슐린 분비와 민감성이 아무렇지도 않고 임신 초기에 저혈당이 없으니 위산과다가 없어 입덧도 없는 것이다.
이런 임산부는 임신이 순조롭고 아기도 크지 않으며, 임신당뇨도 생기지 않고 체중도 적당히 늘어, 아기를 낳은 후 몸이 금방 원상복구 된다. 어느 미국 여자는 임신 6개월이 되어서야 임신한 줄 알았다고 해서 물어보니 단것을 잘 안 먹는 소식가였다.
시카고로 이사온 사촌조카는 “고모님 덕분인지 모르지만 입덧이 별로 없어요”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아침을 잘 굶고 한꺼번에 많이 먹었으며 단것을 많이 먹었지만, 결혼 후 내가 가르쳐준 대로 소식과 현미잡곡밥을 먹다가 임신을 했는데 입덧도 안 하고 아기도 건강하게 순산했다.
서울에 있는 조카도 내가 쓴 책 『내게도 병이 생길 줄이야』를 읽고 식이요법을 잘하여 입덧 없이 아기를 낳았다고 했다. 이 조카도 예전에 단것을 많이 먹어 입덧을 할 줄 알았는데 그 책을 읽고 3시간마다 먹고 밤 간식을 꼭 먹고 잤더니 입덧이 없었단다.

단것을 많이 먹고 과식하면 입덧이 심하다
어려서부터 까다롭게 잘 먹지 않아 날씬하던 친구는 입덧이 거의 없었고 아기도 4시간만에 별로 아프지 않고 낳았다. 그러나 굶었다가 한꺼번에 과식하고 단것을 많이 먹던 나는 입덧이 심했고 아기도 오랜 진통 끝에 낳았다.
임신 전부터 단것을 많이 먹거나 과식을 하고 청량음료를 많이 마셔서 인슐린 과다증이 있는 임산부는 임신 초기에 저혈당이 더 심해지므로 입덧을 심하게 하는 것이다.

임신 전 인슐린 과다증이 있으면 임신 초기에 심한 저혈당이 되는 이유
- 평상시도 인슐린이 많이 나와 저혈당이었는데 임신 초기에 인슐린 분비 증가와 인슐린 민감성 증가로 인슐린 기능이 높아지므로 더 심한 저혈당이 된다.
- 저혈당이 심하고 오래된 임산부는 혈당을 올리는 기관들이 지쳐 떨어지는 혈당을 제대로 올리지 못하여 더 심한 저혈당이 된다.

입덧은 저혈당이란 스트레스로 생긴 위산과다
해부학 책에 구역질(nausea)은 토하기 전의 느낌이며 위와 장의 벽이 상했거나 위와 장이 팽창할 때 생기기 쉬우며, 특히 위에서 일어나는 문제라고 한다. 입덧은 구역질이며 위의 벽이 상해서 오는 느낌이다. 위산과다는 구역질과 트림을 나게 하고 배가 더부룩하게 하므로 입덧은 임산부의 위산과다로 인해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
위산은 두 가지 이유 때문에 분비된다. 단백질 소화와 스트레스이다. 단백질은 위산이 없으면 소화를 할 수 없다. 우리 몸은 어떠한 스트레스이든지 스트레스가 오면 위산이 분비되게 되어 있다. 저혈당은 스트레스이다. 임신 초기 준비로 당이 아주 많이 필요한 임산부에게 심한 저혈당은 큰 스트레스가 되어 많은 위산이 분비된다.
아드레날린콰 콜티졸은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한다. 스트레스가 있을 때마다 혈당을 올려주면서 스트레스를 이길 수 있는 힘을 주기 때문이다. 혈당이 떨어지면 이 두 가지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어 혈당을 올려주는데 이와 동시에 위산을 분비하여 문제가 된다.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들과 콜티졸 약을 먹는 사람들 중에 위궤양이나 신물이 올라오는 경우가 많은 것은 바로 위산과다 때문이다.
위산은 PH 2 이하로 아주 강한 산이다. 수치가 낮을수록 강한데, 오렌지가 PH 3~4 정도의 산성이므로 위산은 아주 강한 편이다. 이런 강한 위산이 단백질을 소화할 때 나오면 문제가 없는데 빈속에 나오면 문제가 된다. 위산이 빈속에 하루만 나오면 처음에는 조금 미식거리고 속이 이상하다가 만다. 그러나 위산과다가 며칠 계속되면 위벽이 많이 상하면서 식욕을 잃고 심한 구역질을 한다. 식욕과 냄새는 밀접한 관계가 있어 위벽이 상하여 식욕이 떨어지면 밥 냄새도 싫고 보기도 싫어진다. 그래서 입덧을 할 때도 밥 냄새가 싫은 것이다.
토하는 것(vomiting)은 위를 비우기 위해 음식을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이다. 상한 음식을 토하는 것은 위의 방어작용이고, 입덧으로 못 먹어 빈속인데도 토하는 것은 빈속에 나온 위산을 제거해내기 위한 방어작전이다.
나는 임신 초기에 과일을 많이 먹고 자다가 일어나 위산을 많이 토한 적이 있었다. 한꺼번에 많이 먹은 과일의 당 때문에 혈당이 심하게 떨어지면서 위산이 많이 나왔던 것이다. 임산부들이 위산중화제나 크래커를 자주 먹으면서 위산을 중화시키는 것을 보아도 임산부의 위산은 입덧과 관계가 있다.
하루에 40만 원어치의 헤로인을 하던 마약중독자가 입원하여 불과 3~4시간 안에 마구 토했는데 음식은 하나도 없이 강한 위산뿐이었다. 죽을 것 같다며 소리치던 그는 여러 번 토해내더니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고 했다. 강한 산을 토해버리니 나아진 것이다. 헤로인을 계속할 때는 아무렇지도 않더니 헤로인을 끊자 그 스트레스로 위산이 마구 분비되어, 위벽이 강한 위산을 견딜 수 없어 그렇게 토했던 것이다. 이 환자를 보고 나는 임산부들이 토하는 것은 저혈당 때문에 분비되는 위산을 제거하기 위해서라는 걸 알게 되었다. < 계 속 >

저작권자 © 크리스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