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근 목사(유니온교회 담임, 미주 성결대 교수)

월간 잡지 <신동아> 2월호에 실린 어떤 여성 교도관의 인터뷰 기사를 인터넷 신문에서 매우 흥미 있게 읽었습니다. 성동구치소의 최효숙 총무과장입니다. 30년간 교도관 생활을 했는데 그 동안 겪은 체험들을 쏟아 놓은 내용입니다.
목사는 죄에 대한 설교를 피할 수 없기 때문에 감옥 안의 이야기들에는 항상 귀를 쫑긋하게 됩니다. 특히 여성교도관이 본 형무소 안의 이야기들이라 더욱 관심이 크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은 안성맞춤의 설교자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몇 가지 소개합니다.
감옥에 들어오면 유식하고 사회적 지위가 높았던 사람이나 불학무식하고 시궁창 같은 데서 살던 사람이나 별반 차이가 없답니다. 불평하고, 소리 지르고, 야비하게 욕하고, 치고, 패고... 환경이 열악하면 인간은 비슷하게 된다는 주장입니다. 행여 예수쟁이들이 타종교인이나 무종교인들과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그에 대하여는 별 말이 없었습니다.
남편이 투옥되면 아내가 열심히 옥바라지를 한답니다. 그런데 아내가 어쩌다 감옥에 들어오면 남편은 한두 번 오다가 그만이랍니다. 금방 다른 여자 얻어서 살기도 한답니다. 여성들은 특정한 남성을 사랑하지만 남성들은 특정한 여성이 아니라 여성이면 누구나 다 사랑한다고 해야 하는 건가요.
보험금 타먹으려고 가족을 해치는 사람들이 유난히 많아졌답니다. 첫 남편의 눈을 찔러 못 쓰게 만들어 보험금 타 먹고, 그것도 부족하여 둘째 남편의 눈도 뽑아낸 여자도 있답니다. 사랑에 눈이 멀지 않고 돈에 눈이 멀었고, 그것도 제 눈이 먼 것이 아니라 남편 눈을 멀게 했다는군요. 아내 얻기도 무서운 세상입니다.
교도관 생활 30년에 절절히 느낀 것 한 가지가 있답니다. 범죄에서 손을 끊게 하는 것은 “굽은 나무 펴기”보다 더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성공적으로 교화된 사례는 100명 가운데 하나 정도랍니다. 특히 범죄에 대하여 잘못했다며 눈물 흘리고 뉘우치는 죄수일수록 재범 삼범 가능성이 더 크다는군요.
“범죄는 순결을 잃는 것과 같아요. 한 번 순결을 잃으면, 두 번 세 번은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한 번 죄를 저지르면 두 번 세 번 죄를 저지르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거든요.”
그래서 재범율이 매우 높다고 합니다. 교도소에 들어오면 다시는 그런 짓 않겠다고 혀를 깨물고 손가락을 잘라내더라도 밖으로 나가면 이내 또 잡혀 들어온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교도관 집에서 하루 재워주고 식사도 대접했는데 그 집의 돼지저금통까지 톡톡 털어서 도망간 간 큰 전과자도 있답니다.
글쎄요, 그런 인간관이 사실이라면 구원론에서 이중예정론만이 옳다고 해야 합니다. 구원받기로 작정된 사람만 구원받게 된다는 뜻입니다(행13:48). 그리고, 아무개 아무개 조폭들이 한때 전도사가 되어 눈물 뚝뚝 흘리며 간증 행각을 벌였지만 결국 도둑사로 되돌아갔으니까요...
그게 사실이라면 교도소는 당장 문을 닫아야 하네요. 학교도 있을 필요가 없고, 전도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인간을 변화시키는 데는 백약이 무효라는 뜻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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