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근 목사(유니온교회 담임, 미주 성결대 교수)

 북한 김정일 정권이 아직도 세계 최악의 종교탄압국으로 지탄받고 있답니다. 2006년도 종교탄압 국가별 평가 결과에 따르면 가장 혹심하게 종교말살정책을 쓰고 있는 나라가 바로 북조선이라는 것입니다. 1945년 이래 줄곧 종교에 대하여 씨를 말려온 나라가 바로 북한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본 바요, 들은 바요, 몸소 체험한 바입니다.
이것은 비단 종교의 자유만 허용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종교의 자유는 양심의 자유의 핵심이고 인권의 핵심입니다.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다는 것은 결사, 출판, 표현의 자유가 아울러 보장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평양정부는 종교의 자유를 포함하여 모든 자유의 폭이 가장 협소한 나라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도 간간이 들려오는 소식으로는 이북의 자유시장경제가 조금씩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모든 것이 배급제이던 것을 시장에 내다 팔기도 하고 돈 주고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게도 되었답니다. 말하자면 자본주의 체제로의 전향을 뜻합니다.
그런데도 신앙의 자유에 대하여는 조금도 숨통을 열지 않은 채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에 평양정부는 헌법에서 “반종교선전의 자유”라는 문구를 삭제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반종교선전의 자유란 곧 다른 종교를 까부술 수 있는 자유를 뜻합니다. 바로 그 독소조항 때문에 종교인들을 마음 놓고 학살할 수 있었답니다.
 하지만 평양정권은 이 문명 시대에 아직도 종교를 탄압하고 있습니다. 종교 가운데 유난히 기독교의 씨를 말리고 있습니다. 김정일의 아버지 김일성은 그의 회고록에서, “신앙을 가진 공산주의자”를 환영한다는 말까지 남겼습니다. 그런 좋은 사례로 도산 안창호의 딸을 예로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북에는 평양에만 봉수, 칠골 두 “례배당”이 있을 뿐입니다. 그것도 아무런 운영의 자유가 없는 준정부기관에 불과합니다.
김정일 정권이 왜 종교에 대하여 이토록 혹독한 정책을 쓰고 있을까요? 종교자유의 폭을 크게 넓혀 가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요 특히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이 그렇다는 것을 몰라서 그럴까요? 아닙니다. 기독교를 극심하게 탄압하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그것은 바로 정권이 무너질까 겁먹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독교를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로 인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재정 성공회 신부가 통일부 장관이 되어 남북장관급 회담 대표로 평양에 다녀왔답니다. 진보 좌파로 분류되는 그는 한때 남한의 독재정권 무너뜨리기에 온몸을 던졌던 강경투사였습니다. 그런데 평양에서 생일선물로 김정일의 꽃을 받고서는 “일생에 잊지 못할 기쁜 생일이 되었다”며 감격했답니다.
꽃을 받고 가타부타 아무 소리 안했어도 되는데... 아니, 그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예언자다운 신부였다면 종교의 자유를 당당히 요구했어야 합니다. 특히 평양 땅 김정일 코 앞에서... 그런데 기독교의 씨를 말리는 사탄두목에게서 꽃을 받고 즐거워했다니 이게 무슨 말입니까. 아무튼 이재정 장관은 하나님에게 속한 자가 결코 아니라는 사실이 이것으로 명백하게 되었습니다. 

저작권자 © 크리스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