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근 목사(유니온교회 담임, 미주 성결대 교수)

 예수 믿은 지 일 년 조금 넘었을 때 일입니다. 어느 수요기도회에 갔더니 이게 웬 일입니까? 삼십여 명의 성도들이 강단을 점령한 채 찬송가를 부르고 있고, 나머지는 강단 아래 앉아 악을 쓰며 다른 찬송을 부르고 있었습니다. 담임목사께서 강단에 올라가니 그들이 일제히 끌어내기 시작했고 교회당 안은 이내 몸싸움으로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가슴만 벌렁벌렁했습니다. 그러나 며칠 안 가 대강 사태가 파악되었는데, 담임목사 배척운동이 일어났답니다. 서울에서 총회가 개헌파와 호헌파로 갈렸는데 그 목사님은 호헌파랍니다.
그 때부터 싸움은 갈수록 치열해졌습니다. 두세 달 동안 목사, 장로, 권사, 성도들이 치고 패고 야단을 치더니 재판소로 장소가 옮겨졌습니다. 예배방해죄, 예배인도중지 가처분, 건물사용중지 가처분, 상해보상죄, 그런 항목으로 고소, 맞고소를 했다는 것입니다. 하여튼, 재판은 일 년여를 끌었습니다. 양쪽은 재판비 대느라고 허걱허걱했고 특별헌금도 여러 번 했습니다. 하지만 마침내 판결이 났습니다.
“두 교회는 독립된 교회가 되고 재산은 절반씩 나누어 쓰라”
그런 내용입니다. 그런데 양쪽이 재판비 쓴 것을 계산한다면 큰 건물을 사고도 남을 정도였답니다. 그러니 얼마나 어리석은 싸움이었습니까...
개인적으로 저에게도 그 때 싸움에서 입은 깊은 상처가 있습니다. 저를 사랑해 주시던 선생님 두 분이 저와는 반대편에 가담해서 싸움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교회분쟁을 겪은 지 25년이 지나 저도 목사가 되었습니다. 미주에서 교회를 개척할 때 “유니온”이라 이름한 것은 그런 아픔도 한 몫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유니온교회 회중에게, “우리 교회가 분열되면 저는 그 날로 사임합니다”라고 공언하곤 합니다. 
  “누구든지 하나님의 성전을 더럽히면 하나님이 그 사람을 멸하시리라”(고전3:17).
 게다가 이 말씀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경고인 것도 알게 되었고 그 말씀 앞에서 벌벌 떨며 목회를 합니다. “누구든지 하나님의 교회를 부수면 하나님은 그 사람을 부수시리라”는 뜻인데 어찌 무섭지 않겠습니까.
  어느 교회에서 부흥성회를 인도할 때에 이 말씀을, “누구든지 하나님의 교회를 쪼개면 하나님은 그 사람을 쪼개시리라” 그렇게 풀었습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인데 그리스도의 몸을 갈기갈기 찢어 놓으면 하나님도 네 몸을 갈기갈기 찢을 것이라고...
그 순간 회중석에서 흑흑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러더니 여성 한 분이 얼굴을 싸쥐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권사라는 거룩한 직분을 가지고도 성도들을 이리저리 이간질시키는 재미로 사는 여자랍니다.
  전 세계에 교회를 쪼개놓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한국교회에도 많고 미주한인교회들 가운데도 엄청 많습니다. 물론 그 가운데 제일 많은 사람은 바로 목사들입니다. 장로들도 꽤 많구요. 화목의 목회, 사랑의 목회를 하라는 사명을 받은 직분자들인데 어찌하여 하나 되는 일보다 가르는 일에 그토록 열심이란 말입니까?
 사무엘의 칼에 반쪽 났던 아각왕처럼 하나님의 시퍼런 칼에 반쪽 날 사람들입니다.(삼상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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