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진 목사, 오렌지카운티영락교회 담임

마가복음 10:46-52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에게 엄마가 왜 늦었느냐 물었습니다. “자전거 바퀴가 빠진 아이를 도와주었어요.” 아들의 대답에 어머니가 말했습니다. “제 자전거 바퀴도 못 고치던 네가 남을 어떻게 도왔단 말이냐?”아이가 대답했습니다. “자전거는 못 고쳐도, 우는 앨 달래줄 수는 있었어요.”


복음서를 펴면 불쌍히 여기시는 예수님을 만납니다. 문둥병자, 불구자, 주린 자, 귀머거리, 가난한 자, 어린이들을 불쌍히 여기셨습니다. 심지어 자신을 죽이는 자들까지 불쌍히 여기셨습니다. 길가에 앉았던 소경 거지 바디매오가 예수님이 지나가실 때 크게 소리쳤습니다.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사람들이 꾸짖었지만 더 크게 소리쳤습니다.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주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소경의 애걸입니다. 예수님은 불쌍히 여기사 그의 눈을 뜨게 해주셨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알아야 할 것 한 가지가 있습니다. 남을 위한 사람 예수님은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을 그 순간부터 불쌍히 여기는 사역자로 준비시키신다는 사실입니다.


제자들은 주린 자를 먹이고 옥에 갇힌 자를 찾아보고, 병든 자를 돌보고, 벗은 자를 입히라는 주님의 말씀을 들었지만, 보내심을 받고서야 그것이 자신들의 사명임을 깨달았습니다. 굶주린 무리를 불쌍히 여기시고 떡을 떼어 먹이실 때, 제자들에게 나누어주는 일을 시켰습니다.


부활 후 베드로에게 사명을 주실 때 “내 양을 먹이라.”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만나면, 그가 우리를 먹이시고 양육하시고 사랑을 주십니다. 그리고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주께 속한 자는 그의 손에서 떡을 받아 다른 사람들을 먹이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월 스트릿 저널에 실린 만화 장면입니다. 예배 중 헌금 순서를 앞두고 목사가 말합니다. “성도 여러분, 구원 비용이 많이 올랐습니다. 물질적, 제도적 면에서 구원의 가치는 상승일로입니다. 교회 유지비와 물량비 등이 급등했습니다. 이를 감안하여 각자의 몫을 감당하셔야 합니다. 소홀히 여기면 안 될 일입니다. 그러나 주님이 알곡 신자를 가려내는 시금석은 불쌍히 여김입니다.” 


15세 소년 더그의 체온이 105도까지 올랐습니다. 진단은 백혈병이었습니다. 폐염까지 겹쳐 어머니가 열흘간 병상을 지켰습니다. 더그의 이모가 꽃을 주문했습니다. “꽃바구니로 해주세요. 조카가 백혈병으로 입원했거든요.”


꽃바구니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더그는 이모의 카드를 읽었습니다. 그런데 카드 한 장이 더 있었습니다. “더글라스씨, 저는 꽃집 점원입니다. 저도 일곱 살 때 백혈병에 걸렸는데 운 좋게 나았습니다. 지금 22살입니다. 당신을 깊이 이해합니다. 로라 브래들리 드림.” 더글라스의 얼굴이 감동으로 빛났습니다. 처음 보는 모습이었습니다. 


시카고 트리뷴 신문에 이 글을 쓴 밥 그린 씨에게 꽃집 점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더글라스가 백혈병인걸 알았을 때, 눈물이 났습니다. 백혈병은 저도 앓았거든요. 더그에게 희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카드를 보냈지요.”


그린 씨는 이렇게 씁니다. “더그는 수백만 달러짜리 의료 기구가 가득한 병원에서 통산 수백 년간 교육을 받은 숙련의와 간호사들에게 치료를 받았지만 그에게 희망을 준 것은 꽃집 여점원의 불쌍히 여기는 마음뿐이었습니다.”


배우 피터 우스티노프가 영국 켄트 대학 졸업식에 상장 수여자로 초청을 받았습니다. 낙제생이 두 명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우스티노프는 상장 수여에 앞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학위가 하나도 없습니다. 상 받을 과목이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자격 없는 사람도 필요합니다. 제가 학생이었으면, 낙제생은 세 명이었겠지요. 인생의 정상에 서지 못한 사람들도 이 세상에서는 쓸모가 있습니다.”


예수님 마음과 같습니다. 그는 마구간에서 태어나 남 섬기는 일에 일생을 바쳤습니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마20:28). 원수들이 “너 자신을 구원하라. 십자가에서 내려오라.”고 조롱할 때에, 예수님은 “저들의 죄를 사하소서.” 하시며 십자가에서 내려오지 않으셨습니다.


그가 내려오지 않은 것을 감사합니다. 남을 위해 사신 그 분을  감사합니다. 이 땅에 오셔서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주신, 남을 위해 사는 사람, 예수님 때문에 감사합니다. 우리를 자유하게 하시고, 하나님의 창조의 목적대로 불쌍히 여기는 자가 되게 하신, 불쌍히 여김의 사람, 그 주님을 인하여 감사합니다. 합격자나 낙제자나 하나님 보시기에 가치가 있다고 확인해주시는 예수님을 인하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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