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섭 목사(샴버그침례교회 담임)


하워드 스나이더는 그의 책 『새로 세워가는 교회 공동체』 서문에서 “교회가 성공한다는 것이 복음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사실상 기업 문화가 교회에 들어오고 성장 우선주의가 교회를 덮으면서 이 등식은 미국이나 한국의 목회자들 혹은 교인들에게 어느 정도 내면화되었다.

그렇다면 교회는 성공했는데, 사회는 변하지 않은 이 시대의 모습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교회의 성공이 교회에 사람을 불러 모으는 것이라면, 이것이 성경이 교회에게 준 사명과 일치한다고 할 수 있을까?

현대 교회의 목회자나 교인 대부분은 이에 대해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겠지만, 실상 우리 대부분은 사역하는 교회가 그렇게 되기를 원하고 있다. 이는 교인들의 표면적인 바람이기도 하고, 교인 수가 증가하지 않으면 목회자의 능력 부족을 불평하고 심지어 떠나기도 한다. 그 속에서 목회자들은 실패자라는 평가 받기를 두려워하고, 그러한 모진 평가를 모면하기 위해 다양한 것들을 시도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사명이라 믿고 시작한 사역이 교회를 성공시켜 놓아야 하는 육체의 일로 마치게 되는 비극을 자주 목격한다.

교인들은 교회의 성장을 간절히 바라고, 교회의 중직자들은 교회를 성장시킬 목회자를 애타게 찾으며, 만족하지 못하는 철새 교인들은 성장하는 교회를 찾아 이곳저곳 옮겨다니고, 어려움을 겪는 목회자들은 어떻게든 교회를 성장시키려고 애쓰며 성장한 교회들을 찾기도 한다. 

그 속에서 성장한 몇몇 교회들과 목회자들은 각종 세미나와 컨퍼런스를 열고, 마치 고가의 브랜드처럼 자신의 교회와 목사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고, 교회 건물이 화려해지고, 스태프들이 더 많아짐과 동시에 장비들이 고가의 것들로 구비되고, 프로그램도 더욱더 다양해지기 마련이다. 

성경은 복음을 예수님이라고 제시하는데, 성장한 교회에서 복음은 슈퍼스타가 된 그 교회의 담임 목사와 그 목회자를 통해 시행된 시스템과 프로그램이 되고 만다. 그래서 사람들은 예수님을 바라보기보다 목회자와 교회의 화려함, 그리고 프로그램들을 보게 된다. 예수님은 그것을 뒷받침하는 조연의 역할을 하실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스나이더가 제시하는 “교회가 성공한다는 것이 복음일까?”라는 질문은 교회의 본질을 찾으려는 노력에서 아주 적합하고 중요한 질문이다. 그의 대답은 물론 “NO”이다.

교회 성장 위주의 사고방식이 이미 충분히 비판되었고 식상한 주제처럼 여겨지지만, 여전히 우리 교회들과 목회자들에게서 지속적으로 분별되고 다듬어져야 하는 영역이다. 교회 성장은 하나님 나라의 확장과 다르다.

하워드는 정상적으로 교회가 복음의 법칙을 따르면,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제자가 되고, 교회의 지체가 되게 함으로 성장한다고 말한다. 교회가 성경적인 신앙 공동체를 구성하고 복음을 증언할 때 성장하는데, 이렇게 될 때 자연스럽게 회중이 증가하고 은사가 실행되어 새로운 교회 개척으로 이어지는 반면, 제도적 교회에서는 한 교회의 지나친 수적 증가로 이어지고 있음을 지적한다. 그러기에 현대 교회의 성장은 하나님 나라의 확장과는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고 비판한다.

교회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실제로 한 지역의 그리스도인들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교회의 증가라고 말하고 있고, 남침례교단 또한 교회 개척에 국내나 해외 선교의 자원들을 집중하고 있다.

팬데믹을 지나면서 우리의 시선이 어디에 있어야 할지 더욱 선명해졌다. 교회의 기초는 예수님이시고, 교회의 머리도 예수님이시며, 교회의 힘도 예수님이시다. 교회를 이루는 교인들을 정결케 하시고 구원하시는 분도 예수님이시며, 교인들을 선하게 인도하시는 분도 예수님이시다. 교회가 걸어야 할 길을 가신 분도 예수님이고, 교회의 지혜인 십자가도 예수님이 지셨고, 교회가 얻을 생명도 예수님이 먼저 얻으셨으며, 교인을 심판하러 오실 분도 예수님이시다.

교회는 예수님 없으면 가능하지 않은 곳인데, 그동안 성공을 위하여 곁눈질하던 우리의 시선을 예수님께 다시 한 번 고정해야겠다. “모든 시선을 주님께 드리고 전능하신 하나님을 느낄 때 세상은 주의 나라가 되고 하나님이 일하기 시작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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