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와 신앙 (7)

오승원 목사(콩코디아 신학교 선교학 박사 과정) 


독일의 구약 신학자인 클라우스 베스터만(Claus Westermann)은 이사야서에서 언급되고 있는 여호와의 종이 갖는 선교의 궁극적인 목적은, 부르시고 이 세상을 향한 선교적 사명을 부여하시며 보내신 여호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베스터만은 하나님의 영광이 이사야서의 명백한 결론이며 이사야를 통해 주어진 하나님의 계시와 일맥상통함을 역설한다(사 40-66, 101). 이사야 선지자는 여호와의 종으로 보내심을 받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행하실 모든 삶과 사역이 하나님의 영광에 초점이 있음을 예언적으로 서술한다(사 42:1-9). 

예를 들어 이사야 42장 8절의 말씀은 하나님 자신의 이름과 그 이름의 영광을 향한 하나님의 질투의 마음을 잘 표현해 준다. “나는 여호와이니 이는 내 이름이라 나는 내 영광을 다른 자에게 내 찬송을 우상에게 주지  아니하리라”(사 42:8).

하나님으로부터 보내심을 받은 예수 그리스도는 자신에게 맡겨진 선교적 소명을 실천함에 자기 자신이나 자신의 영광을 위하지 않고 철저히 하나님의 영광을 알리고 증거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셨다. 그러한 하나님 중심적인 삶과 사역을 감당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선교적 소명의 시작에서부터 십자가에서의 죽으심과 부활이라는 마지막 순간까지 하나님의 선교적 주도권을 인정하고, 믿음으로 순종했기 때문이다(사 42:1, 요 15:10). 여호와 하나님은 선교의 창조자이시고 구원자로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선교적 소명을 주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그 소명을 성취하는 데 필요한 모든 자원을 약속하셨다(사 42:1).

예수님은 요한복음 5장 34절에서 “나의 양식은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을 행하며 그의 일을 온전히 이루는 이것이니라”라고 말씀하신다. 예수님은 자기 스스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고 하시면서, 자신의 모든 사역이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라고 말씀하신다(요 5:19-20). 그리고 예수님의 하나님을 향한 믿음과 순종의 삶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임을 말씀하신다(요 14:13; 15:8).

이스라엘에서 오랫동안 유대인 선교를 하고 있는 최요나 선교사의 책 『네가 나의 영광을 짓밟았다!』는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가 얼마나 교묘하게 하나님을 이용하여 그의 영광을 짓밟고 있는지 솔직한 자신의 신앙고백을 통해 말한다. 최 선교사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없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했던 사역들, 하나님의 음성 없이 자신의 음성을 마치 하나님의 음성인 양 포장해서 한 일들처럼 하나님의 뜻과는 상관없이 나의 뜻, 주장, 종교성에 현혹된 자신은‘마귀 사역자’이지‘주님의 사역자’는 아니었음을 고백한다. 그러면서 선교사들과 교회 사역자들의 삶과 사역이‘나’자신의 영광을 드러내는 삶에서‘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삶으로 나아가는 신앙의 본질로 회복되기를 강조한다.

하나님은 우리가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는 것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함을 말씀하신다(요 15:5-8). 우리가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 가운데 머문다면 자신의 영광이 아닌 하나님의 영광을 추구하기를 열망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영광을 추구하는 삶을 몸소 실천하셨고, 자신을 따르는 제자들에게 기도의 본질은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임을 가르치셨다(마 6:10).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의 뜻, 계획, 그리고 그분의 목적이 이 땅 가운데 이루어지는 것이 선교의 본질임을 일깨워 준다. 

그러므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선교적 소명은 자신의 영광을 드러냄이 아닌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것이어야 한다. 우리가 하나님의 영광이 아닌 자신의 영광을 추구하면 외형적인 사역의 결과물들로 사람들에게 하나님과 상관없이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사야 선지자의 열망처럼 온 열방과 그 가운데 거하는 만물과 사람들이 여호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찬송하는 일들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사 42:10-12).

하나님의 심장을 가지고 자신의 삶과 사역 가운데 하나님의 나라가 회복되길 열망하는 모든 크리스천이 ‘나의 영광’이 아닌 ‘하나님의 영광’을 추구하는 삶으로 나아가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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