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치아이 게이코 지음 / 서수지 옮김 / 탐나는책 펴냄(2019)

나이가 들면 누구나 어른이 된다. 그런데 어른이 된 것 맞나? 나는 괜찮은 어른인가? 하는 의문이 저절로 든다. 과연 괜찮은 어른은 누구이며 그 조건은 무엇인가? 이 책에서 일본 작가이자 사회 운동가인 오치아이 게이코는 어른, , 인간관계, 사회, 생활, 의 끝맺음에 대해 질문하고 사색하면서 자신의 삶 속에서 얻어낸 이러저러한 깨달음들을 독자에게 들려 준다.

소녀였던 아침과 훌쩍 늙어 노파가 된 저녁 사이에는 다양한 나이의 내가존재한다. 같은 하루에 소녀인 , 젊은 아가씨인 , 40대와 50대인 , 여든 살 먹은 호호할머니인 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도대체 어른이란 무엇이며 어른의 조건은 무엇일까?”라고 자문하고, 저자는 “어른은 끌어들이고 받아들이는사람이 아닐까? 우리에게 주어진 삶이라는 숙제에서 자신만의 해답을 찾아내는 법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으리라.”라고 자답한다.

어머니 간병, 반핵·반전·반차별 운동, 서점 운영, 식물 가꾸기 등 저자에게 중요한 선택과 경험에 관한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경험을 어떻게 내면화할지, 동시에 자신이 경험한 일을 어떻게 널리 알려 사회에 환원할지가 중요하다. 즉 경험의 개인화와 보편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경험 그 자체에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강조한다.

저자가 내면화하고 보편화하고 싶은 경험은 누구나 직업과 인종, 성별 등으로 차별이나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고 각자 자신의 색으로 빛날 수 있는 그런 사회에서 할 말을 하며” 사는 것이다. 담담하게 표연하게 당연하게 사는 것이다.

끝맺음을 화두로 한 권의 책을 쓴 저자는 맺음말을 대신해서라는 제목의 글에서 맺음말이 써지질 않는다고 말한다인생에서 맺음, 끝맺음, 마무리가 가능한가? 질문을 또 던진다.

아마 나는 수많은 끝맺음을 완성하지 못하고 이번 생을 마치리라 그러나 삶에, 그리고 마지막을 맞이하는 순간에 완성형 따위가 존재할까? 무엇을 해야 완성이라 부를 수 있으랴. 거의 모든 인생은 미완이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안타까운 일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모두 이 세상에 하나뿐인 소중한 인생이다. 그리고 그 소중한 생의 연장에 죽음이 있다.”

“‘어른의 끝맺음이란, 즉 마지막 순간에서 역산해서 남은 세월이 앞으로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남겨진 나날을 충분하게 마음껏 살아간다는 약속자신과의 약속, 그렇게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살아 있는 동안에는 살 수밖에 없다. 산다면 최대한 나 자신으로 살자는 각오 비슷한 마음가짐이 이 책 어른의 끝맺음의 밑바탕에 흐르는 조용한 물소리라고 말할 수 있으리라.”

인생을 거칠게 맞붙어 싸우는 파이터로 살고 싶다. 동시에 섬세한 파이터로 살고 싶다고 생각한다.”

오치아이 게이코는 1945년 일본 도치기 현에서 출생했다. 현재 아동 도서 전문점 크레용 하우스와 여성 서적 전문점 미즈 크레용 하우스‘, 오가닉 레스토랑 등을 도쿄와 오사카에서 운영하고 있다. 월간 크-, 오가닉 매거진 월간 좋아요의 발행인이다. 저서로 나를 안아주고 싶은 날에, 어머니께 불러드리는 자장가? 나의 간병일지, 고독의 힘을 끌어안고, 적극적으로 그날 살기, 세 마리의 개와 잠 드는 밤, 우는 법을 잊었다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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