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8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96세를 일기로 별세

영국 역사상 재위 기간이 가장 길었던(70년 127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9월 8일 오후 9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영국 왕실은 “여왕이 스코틀랜드에 있는 밸모럴성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장남 찰스 왕세자와 커밀라, 윌리엄 왕세손 등이 여왕의 임종을 지켰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오후 6시 30분 버킹엄 궁전은 조기를 게양했다. 찰스 왕세자는 즉시 왕위를 물려받아 찰스 3세로 즉위했다.

TV 앵커들은 검은 옷으로 갈아입었고, 영국 의회와 북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입법부도 휴회에 들어가고 있다. 열흘 뒤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여왕의 장례식을 위한 계획들도 이미 진행 중이다. 

미국 언론도 죽음이 임박할 무렵부터 종일 여왕에 관한 기사를 다루었다. 미국인들이 한때 반대했던 여왕을 그토록 존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가지 이유는, 여왕이자 일개인으로서 그녀의 독특함 때문이다. 옐리자베스 2세는 영국에서 가장 오래 재위한 여왕일 뿐 아니라 영국인들이 가장 좋아한 여왕이기도 하다. 2015년 선데이 타임즈가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그녀는 영국의 가장 위대한 군주로 선정되었으며, 엘리자베스 1세와 빅토리아 여왕이 그 뒤를 이었다.

The Crown과 같은 TV 쇼들은 수백만 미국인들에게 그녀의 이야기를 제공했고, 시청자 다수는 여왕의 증손자와 같은 세대이다. 그녀의 변함없는 위엄, 우아함, 지혜, 그리고 인내는 70년 동안 대중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녀는 사랑받았으며, 사랑받을 만하다. 

하지만 더 많은 이야기가 있다.
 
사무엘상 8장에서 이스라엘 장로들은 사무엘에게 와서 “모든 나라와 같이 우리에게 왕을 세워 우리를 다스리게 하소서”(5절)라고 요청했다. 우주의 왕이 다스리는 나라가 왜 땅의 왕을 세워 달라고 주장했을까?

그들은 왕이 그들을 인도해 주길 원했다. “우리도 우리 왕이 있어야 하리니 우리도 다른 나라들 같이 되어 우리의 왕이 우리를 다스리며 우리 앞에 나가서 우리의 싸움을 싸워야 할 것이니이다”(19-20절). 그들은 왕이 분쟁을 해결하고 그들을 보호하고 “모든 나라”처럼 그들의 나라를 이끌기 원했다.

그들은 왕이 그들을 보호하고 그들의 전쟁을 싸워 주길 원했다. 그리하여 키가 큰 사울이 왕이 되었다. “키는 모든 백성보다 어깨 위만큼 더 컸더라”(사무엘상 9:2). 그가 백성을 이끌고 암몬 족속을 물리쳤을 때(삼상 11:5-11), 그의 지배 아래 백성이 뭉쳤다(12-15절).

이스라엘 사람들은 인간의 기본적인 본성을 드러냈다. 우리의 내면에는 신뢰하고 존경할 수 있는 어떤 사람, 따르고 본받고 싶은 모범, 우리의 것으로 만들고 싶은 힘을 원하는 무언가가 있다. 70년 간 엘리자베스 2세는 영국 국민에게 그런 사람이었다.

그너는 어려운 시절과 위기에 그들을 이끌었고, 그녀의 영향력이 가장 필요할 때 국민에게 연대감과 안정감을 제공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중에도 그녀의 TV 연설은 “우리가 극복해 낼 것”이라는 확신과 희망을 주었다. 여왕은 이렇게 국민을 격려했다. “우리가 아직 더 견뎌야 할지 모르지만, 더 나은 날이 올 것이라는 위안을 받아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친구들과 다시 함께할 것이다. 우리는 가족들과 다시 함께할 것이다. 우리는 다시 만날 것이다.” 그녀의 말이 옳았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전형적인 군주였지만, 그녀는 이스라엘의 왕이 우주의 왕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계 19:16). 그 왕은 결코 죽지 않을 것이며 통치도 절대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녀는 그분의 힘을 자신의 힘으로 삼았다.

스물 한 살 생일 때, 그녀는 국민에게 이렇게 말했다. “전 생애를, 그것이 길든 짧든, 국민을 섬기는 일에 헌신하겠다고 여러분 앞에서 서원한다.” 이어서 그녀는 “하나님께서 내가 서원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 주시고, 기꺼이 서원에 참여하는 여러분을 축복해 주신다.”라고 덧붙였다. 1953년 대관식에서 그녀는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로 여러분의 여왕으로서 여러분을 섬길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기작가 더들리 델프스는 그녀의 인기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지성을 비롯해, 겸손과 유머, 침착함, 우아함 등이 그 요인이다. 그녀는 진정 그 자신이다. 또 70년 동안 개인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수많은 위기를 겪었지만, 그녀는 침착함을 유지했다. 그 중심에서 우리는 그녀의 개인적인 신앙을 엿볼 수 있다.”

2014년 연례 크리스마스 방송에서 여왕은 “평화의 왕 예수 그리스도의 삶은 내 삶의 영감이며 닻이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여왕은 영국 성공회 주교들의 모임인 람베스 컨퍼런스에 이런 메시지를 보냈다. “평생 동안 그리스도의 메시지와 가르침은 내게 길잡이가 되었고, 말씀 속에서 희망을 찾았다. 시련의 시기에 여러분의 믿음을 지탱하게 해주시고 절망의 시기에 희망으로 여러분을 격려해 주시길 기도한다."

지금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평생 신뢰하고 충실하게 섬겼던 그분 앞에 있다.

그녀의 신앙을 본받고, 그녀의 삶과 유산을 존중하오니 하나님께 영광이 되게 하소서!

(* 편집자 주 - 문화사역자 짐 데니슨 박사의 9월 8일 특별 칼럼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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