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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다니엘 목사(크리스찬저널 편집부장)


팔레스타인 지역은 먼지가 많고 건조한 기후라서 손님이 오면 대야에 물을 준비해 그 집 종이 발을 씻겨 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요한복음 13장을 보면 종이 아닌 예수님께서 저녁 식사 중에 일어나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셨다. 예수님께서 씻기신 제자 중에는 가룟 유다도 있었다.

요한복음 13장 2절 말씀에 “마귀가 벌써 시몬의 아들 가룟 유다 마음에 예수를 팔려는 생각을 넣었더니”라고 기록되어 있듯, 예수님은 가룟 유다가 자신을 팔아넘기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베드로가 자신을 세 번 부인하고 저주하며, 다른 제자들 또한 한 명도 예외 없이 다들 배신하고 떠날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들의 발을 씻겨 주셨다. 예수님께서 그런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이유가 무엇일까?

그들의 더러운 발을 씻겨 준 것에는 일반적으로 이해하는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의 발을 씻겨 주는 섬김의 의미가 있지만, 성경은 그것만 말하고 있지 않다. 요한복음 13:1에서 예수님은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요 13:1)라고 제자들의 발을 씻으신 내용의 도입부에 제자들을 사랑하신다는 말씀을 기록하여 그들의 죄를 용서하고 사랑하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1절의 “자기 사람들”이란 주님이 택하시고 부르신 자들인데, 철저히 하나님의 주권과 은혜 하에서 이루어졌다. 에베소서 1:4-6에 “곧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사 우리로 사랑 안에서 그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셨으니 이는 그가 사랑하시는 자 안에서 우리에게 거저 주시는바 그의 은혜의 영광을 찬송하게 하려는 것이라”는 말씀에서 하나님의 주권으로 창세 전에 우리를 택하셨고, 하나님의 은혜로 자격 없는 우리에게 거저 주셨으며, 하나님의 사랑 때문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죽으셨다고 말씀하신다.

예수님은 부활하신 뒤 흩어진 제자들을 찾아가셨다. 처음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손과 옆구리를 보이시고 제자들에게 평강을 주셨는데, 베드로는 갈릴리에 물고기를 잡으러 가고 그 자리에 있지 않았다. 베드로와 무리는 밤새 물고기를 잡으려 했으나 그날 밤에 아무것도 잡지 못했다. 날이 샐 무렵 예수님의 말씀대로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지니 물고기가 많이 잡혀서 그물을 들 수 없을 정도가 되었는데 그 수가 153마리였다.

조반을 드신 후에 예수님은 세 번이나 베드로에게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라고 물으셨다. 세 번 자신을 부인하고 저주까지 한 베드로에게 다시 세 번 물으시면서 베드로를 향한 예수님의 사랑을 알려 주셨다. 베드로는 “주님 그러하나이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라고 대답하여 베드로 또한 예수님께 사랑을 고백했고, 그 죄의 상처가 씻겨지고 회복되었다(요 21:1-19). 이러한 주님의 사랑이 베드로와 다른 제자들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향해 있다.

하지만 예수님을 판 유다는 끝까지 사랑하시는 예수님의 사랑을 받아들이지도 믿지도 못하여 스스로 목매어 죽었다(마 27:5). 그렇게 유다는 자신을 용서받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안타깝게도 한국은 2003년 이후 OECD 회원국 자살률에서 한 번씩 2, 3위 한 것을 제외하곤 줄곧 1위를 달리고 있다. 세계에서는 자살률 4위이다. 한국에서는 하루에 40명꼴로 매일 자살하며 분으로 환산하면 35분에 1명씩 자살하고 있다. 미국에선 1년에 약 100만 명의 사람들이 자살을 시도하며 이 중 4만 명 이상이 사망한다.

미국 교회 내에서 조사 참가자 중 3분의 1(32%)이 가족을 포함한 지인의 자살을 경험했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미주 한인들의 자살률은 3.7%로 자살률이 높다는 아메리칸 원주민(3.15%)을 넘어섰고, 미주 지역 15개 인종, 민족 중 가장 높으며, 미국 평균 1.68%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체로 그들은 ‘자살 외에는 이 고통을 해결할 방법이 없다’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온통 그 생각이 24시간 그들을 사로잡아 결국 행동에 옮겨 자살을 시도하게 된다.

예수님은 최후의 만찬에서 유다의 발을 씻기셨지만, 마음은 괴로우셨다(요 13:21). 발을 씻기신 예수님의 사랑에 유다는 반응하지 못하고 오히려 마귀가 준 생각을 실행에 옮겼다.

마틴 루터(Martin Luther)는 “우리는 머리 위로 새가 날아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새가 우리 머리에 둥지를 트는 것만큼은 막을 수 있다.”라며, 인간의 마음을 사단이 미혹하고 속여 나쁜 생각이 들도록 할 수 있지만, 그러한 생각에 동의하지 않고 실행에 옮기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자녀 된 우리를 끝까지 사랑하신다. 우리가 용서받지 못하고 사랑받지 못한 자라는 마귀의 거짓에 속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끝까지 사랑하시기로 택하신 자들이다.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롬 8:38-39)라고 말씀한 것을 믿어야 한다.

우리를 절대 포기하지 않으시고 끝까지 사랑해 주시는 주님을 기억하며, 그 어떤 것도 주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끊을 수 없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예수님을 배반하고 두려움 속에서 숨어 있던 제자들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고도 쉽게 믿으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예수님은 제자들을 끝까지 사랑하셔서 찾아가셨다. 곧 그들은 회복하고 믿음을 갖게 되었다. 만약 베드로에게 예수님께서 찾아가시지 않았다면 그의 인생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는 것이 옳으니라”(요 13:14)라고 말씀하셔서 주님의 사랑을 받은 우리 또한 서로 섬기기를, 서로 용서하기를, 그리고 끝까지 서로 사랑하기를 원하신다. 우리가 끝까지 사랑하기를 결단한다면, 우리는 연약하나 성령님께서 우리를 도와 주실 것이다. 그러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발을 씻겨 주자.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요  13: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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