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엄마가 나와 여동생 샐리만 집에 남겨 놓고 외출하셨다. 그때 여러 가지 색깔의 물감을 보자 샐리의 초상화를 그리기로 마음 먹었다. 그래서 부엌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 말았다. 엄마가 돌아왔을 때 엄마는 부엌이 어지럽혀진 것에 대해선 일언반구하지 않고 내가 그린 그림을 집어 들고 “어머나, 이건 샐리가 아니니?” 하고 감탄했다. 나의 노력을 뽀뽀해 주며 칭찬했다.’ 벤자민 웨스트는 화가가 된 경위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그날 엄마의 뽀뽀가 나를 화가로 만들었다’…”(97쪽, 5장 칭찬의 필요)

오늘 소개하는 <어린이가 꼭 필요로 하는 일곱 가지(Seven Things Children Need, John M. Drescher 지음, 김인화 옮김, 생명의 말씀사)>는‘76년에 초판,‘88년에 개정판이 나온 것을 한국에서‘94년에 번역한 책이다. 제법 오래되었지만 오늘날 쏟아져 나오는 자녀 교육 책들과 비교해서 내용이 손색없고, 최근 말하고 있는 주제들을 이미 잘 다루었다. 또 책 제목에서 말하는 어린이뿐 아니라 청소년과 장성한 자녀의 교육에도 적용할 수 있다.
추천하는 글에는“인간의 필요를 물질로 해결하려는 시대에 어린이들의 필요를 정서적, 영적으로 해결하려는 방법에 중점을 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9쪽) 라고 쓰여 있다. 저자는 일곱 가지 정서적, 영적 주제, 즉 중요감(Significance), 안정감(Security), 수용감(Acceptance), 사랑하고 사랑 받기(Love), 칭찬(Praise), 훈육(Discipline), 하나님(God)을 차례로 언급한다. .
각 주제는 책 전반에 걸쳐 반복적으로 다루어진다. 여러 가지 사례들은 바로 나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어머니의 뽀뽀가 자신을 화가로 만들었다는 벤자민 웨스트(18세기에 영국에서 활동한 미국인)의 이야기는 ‘칭찬’에 관한 부분이다. 내가 벤자민 웨스트의 부모였다면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나는 어떤 부모인가? 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갖게 하고, 적용하도록 내용이 전개된다. 다음 예는 각 주제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부모로서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가를 보여준다.

1장, 중요감의 필요 :“… 부모 자식간의 관계가 남편 아내간의 관계보다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가정이다... 부모로서의 시절은 일시적이지만 부부 관계는 영구하다...‘만일 아내가 아이보다 남편을 더 사랑하지 않는 경우 아이와 부부관계는 모두 위험 속에 빠진다.’아이에게 행복과 가치감을 부여하는 데 아빠와 엄마가 서로 사랑하는 것보다 더 필요한 것은 없다. 아빠와 엄마의 친밀함과 신뢰를 아이가 보고 느낄 수 있게 하는 것보다 아이에게 중요감을 줄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은 없다... 부모는 애정과 사랑의 표현을 아이들 앞에서 보여 줘야 한다. 남편은 아내를 ‘아무개 엄마’라고 부르지 말아야 한다.‘엄마’는 아이들이 부르는 호칭이어야 한다. ‘아빠와 엄마 사이의 애정 결핍이 비행 청소년 문제의 가장 큰 요인이다’…”(18~19쪽)

2장,  안정감의 필요 : “‘내 부모가 입맞추는 것을 본 적이 없었는데, 아이로서 가장 견디기 어려웠던 것은 무섭게 몰아닥치는 불안감이었다’라고 어떤 남성은 말했다... ‘부모가 서로에게 항상 미소 짓는다면, 아이가 당신에게 그리고 나중에 세상에 미소를 보내게 될 때 이것보다 더 실제적이고 중요한 어린이 훈련은 없다’...‘탈선 청소년은 여러 집안 환경에서 나오지만 남편과 아내가 화목한 가정에서 나오는 일은 한 번도 없다’...‘25년 임상 경험으로 볼 때 부모가 서로 사랑하고 그 사랑이 넘쳐 아이를 사랑하는 경우, 그런 아이에게 심각한 정서 장애가 있는 것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41~42쪽)

이 책의 매 장 앞부분에는 주제와 관련된 간단한 인용 글이나 시를 소개하고 있다. 매 장 끝부분에는 주제별로 부모들 자신을 진단할 수 있는 테스트 형식의 간단한 점검표가 있다. 이어서,‘토론을 위하여’라는 항목으로 개인적으로 더 깊이 생각하거나 소그룹 모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질문 및 토론 주제들이 있다. 또, 부록으로 실려있는‘나이에 따른 성장 이해’는 만 5세부터 대학 1학년에 이르기까지 신체적, 사회적, 성적 이해에 더해‘영적 이해’항목이 있어 신앙적인 측면까지 잘 이해할 수 있다. 
매 장 끝에 나오는 몇 가지 토론 주제들을 보자.‘아버지로서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그의 어머니를 사랑하는 것이다.’‘의심 많은 부모는 눈치 보는 아이를 만든다.’‘어린이들은 평을 받는 대로 살게 된다.’‘사랑 없는 훈육과 훈육의 부재 중 어떤 것이 더 나을까?’‘네 살짜리 아이는 체벌로 훈육할 수 있지만 십대는 상담과 지도가 필요하다.’‘종교적인 말들은 가정에서의 경험을 통해 의미가 주어질 때에만 어린이에게 가치 있는 것이 된다.’‘만약 물질적, 사회적, 정신적 그리고 정서적인 필요만 채워지고 종교적인 면이 무시되거나 저절로 계발되도록 내버려 둔다면 어린이는 전인적인 사람이 될 수 없다.’

일곱 가지 주제를 크게 세 부분으로 구분해 보았다. 중요감 , 안정감, 수용감, 사랑하고 사랑 받기, 칭찬들은 같은 맥락에서 반복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마치 개리 채프만의 <다섯가지 사랑의 언어>를 말하고 있는 듯하다.(칭찬/인정/격려, 함께 시간 보내기, 선물, 봉사/섬김/신체적 접촉).
훈육 부분은 앞의 다섯 가지 부분을 잘 갖춤과 동시에 별도로 필요한 요소라 하겠다. 훈육의 방법을‘규제’,‘모방’,‘감화’세 가지로 분류하고 있는데 그 중 규제 부분을 소개한다.“여덟 살짜리가 말하기를‘오늘 대리 선생님이 오셨는데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 마냥 내버려둬서 우리가 싫어했어’라고 했다. 어린이들은 자기네가 틀리다고 알고 있는 것을 하도록 허락할 때 혼돈을 일으키며 불행하다고 느낀다.”(117쪽)
끝으로 가장 중요한 하나님 부분이다. 성경은 부모 자신이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가져야 된다고 가르치고 또, 어린이의 종교적 훈련의 의무를 분명히 부모에게 맡기고 있다.“부모가 아이에게 말로는 좋은 교훈을 주고 행동으로 나쁜 본을 보인다면 그것은 마치 한 손에는 음식을 다른 손에는 독약을 아이에게 가져다 주는 것과 같다... 영적 진보는 가정에서 시작된다. 아무리 교회가 어린이들을 위해 성심성의껏 일한다 할지라도 가정에서 협조와 격려가 없으면 모든 수고가 허사로 끝난다.”(130~131쪽)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여러 행사와 함께 어린이 날이 지나가고 있다.“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하나님이 허락하신 소중한 어린이들을 일년 열두 달 귀하게 여겨야 하겠지만 하루만이라도 사랑으로 돌보길 희망하며 이 책을 소개한다. 

어린이는 부모의 거울
Children Learn What They Live

꾸지람 속에서 자란 아이, 비난하는 것을 배우고
미움받으며 자란 아이, 싸움질을 하게 된다.
놀림 속에서 자란 아이, 수줍음을 타게 되고
창피를 당하며 자란 아이, 죄의식을 느끼게 된다.
관용 속에서 자란 아이, 참을성을 알게 되며
격려받으며 자란 아이, 자신감을 갖게 된다.
칭찬 들으며 자란 아이, 감사할 줄 알게 되고
공정한 대접 속에서 자란 아이, 정의를 배우게 된다.
안정 속에서 자란 아이, 믿음을 갖게 되고
인정받으며 자란 아이, 자신을 사랑할 줄 알게 되며
인정과 우정 속에 자란 아이, 온세상의 사랑 충만함을 알게 된다
                                        도로시 로 놀트(Dorothy Law Nol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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