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줄무늬 티셔츠를 입고 빨간 모자를 쓴, 키가 크고 안경을 쓴 윌리라는 여행객을 주인공으로 한 어린이용 도서 시리즈가 널리 인기를 얻었던 적이 있었다(* 참조 : 영국에서 1987년에 나온 『Where’s Ally?』를 말한다. 미국에선 『Where’s Waldo?』, 한국에선 『윌리를 찾아라』는 제목으로 널리 알려짐).

그 책들은 각 페이지마다 잘 알려진 사건과 유명한 장소들을 아주 자세하게 그려놓았다. 수백만 명의 어린이들이(그리고 부모들도) “윌리가 어디 있을까” 라는 질문을 계속하면서 그 복잡한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왜냐하면 오랫동안 유심히 들여다보기만 하면 그 복잡한 그림 속 어딘가에 숨어 있는 윌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 책의 기본적인 아이디어도 그와 같은 것이다. 성경 전체를 통해 그리스도를 찾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한 하나의 시도로 이 책을 썼다...” (9쪽 머리말 中에서)

 독서의 계절 가을이라고 성경을 더 열심히 읽겠다는 분을 만났다. 얼마 안가 성경은 여전히 어려운 책이라 진도가 안 나간다는 하소연을 하신다. 오늘 소개하는 『성경 66권에서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원제 『Jesus in the Bible』을 의역으로 잘 번역, Kenneth Boa 지음, 2004, 도서출판 디모데)는 짧은 시간에 성경 전체를 이해할 수 있고 또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동시에 신앙의 연륜이 깊어지고 인생이 성숙의 시기로 접어드는 분들 가운데 하나님의 말씀, 성경을 더 깊이 공부하고 싶다는 분들을 본다. 성직자가 되려는 것은 아니지만, 신학교에 가서 성경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열망이 있는 분들을 본다. 참 귀하고 소중한 마음이라 생각하지만 신학교는 성서뿐 아니라 신학, 목회, 역사 등 이것 저것 다 배워야 하니 좋은 동기와는 달리 이 또한 쉽지 않다.

반면, 성경을 더 잘 알고자 하는 간절한 욕구에 비해 말씀을 전하는 이로서‘단편적으로 성경을 보게 하지는 않는가? 부분만을 강조하고 있지는 않은가?’ 자성하던 중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눈 안 보이는 사람이 코끼리의 한 부분을 만지고 그게 전부라고 말하는 것처럼 구약의 공의와 심판의 하나님, 신약의 사랑과 구속의 하나님을 이 때 저 때 내 임의로 전하지는 않았는가? 말이다.

신약은 예수님 오신 이후에 기록되었으니 예수님과의 연관성을 찾는 일이 어렵지 않다. 반면, 유대인의 역사, 유대인의 하나님으로 오해하기 쉬운 구약에서 예수님을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 책의 장점은 구약과 신약의 연관되는 성경구절을 구체적으로 표시해 둔 점이다. 예를 들어 창세기에서 아담을 말할 때는 로마서에 나타난 아담, 출애굽기에서 만나와 물을 말할 때는 요한복음과 고린도전서의 성경구절을 알려준다. 성경 한 권, 한 권을 차례로 소개하며 예수님에 대해 말한 책을 우선 한 번 쭉 읽고, 그런 다음 성경구절만 차례대로 읽어 볼 것을 권한다. 전체적인 시야를 가진 후, 각론으로 확인해가는 훌륭한 작업이 가능한 것이다.

몇 부분을 골라 소개하면,  ‘창세기’에서는 ‘아담’이 오실 자의 표상인데, 하나님이 특별히 아담과 예수님을 둘 다 죄 없는 인간으로 이 세상에 보내신 것, 그러나, 아담은 옛 창조의 첫 열매가 된 반면, 그리스도는 새 창조의 첫 열매가 되신 것과 같은 익히 알고 있는 내용들이 나온다. 
‘출애굽기’에서는 바다를 건넌 홍해의 사건을 옛 생활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받아들이는 세례와 연결한다. 또, 광야 생활 중 만나와 물을 공급하신 것은 바로 생명의 떡이 되신 예수님, 유일한 생수가 되시는 그리스도를 말하는 것도 익숙한 내용이다.

다음 ‘레위기’는 이해하기 어려운 예식과 고대 제사들로 가득차 있어 우리 모두를 당황하게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냥 건너 뛰고 싶은 유혹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글쓴이는 “레위기를 소홀히 여기면 예수님도 놓치게 된다... 1장에서 7장까지 소개된 다섯 가지 제사 제도는 모두 그리스도를 가리키고 있다...‘번제’는 아버지의 뜻에 복종하신 그리스도의 전적인 희생을 상징한다. ‘소제’는 그리스도의 죄 없는 섬김을 뜻한다. ‘화목제’는 십자가에서 이루신 일을 통해 신자들이 하나님과 가질 수 있게 된 교제를 암시한다. ‘속죄제’는 우리의 죄를 대신 지신 그리스도를 상징한다. ‘속건제’는 우리 죄의 대가를 지불하신 그리스도를 보여준다.” (24쪽)라고 하여 어려운 레위기 속에서 예수님의 모습을 쉽게 잘 설명하고 있다.

신약의 경우, ‘빌레몬서’라는 아주 짧은 성경에서도 글쓴이는 예수님을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주인의 재산을 훔쳐 도망쳤던 오네시모, 그 주인이었던 빌레몬, 이제 과거의 잘못을 회개한 오네시모를 용서하라고 빌레몬에게 권면하고 중재하는 바울이 등장한다. “여기서 신자가 그리스도 안에서 찾을 수 있는 용서를 아름답게 유추하여 묘사하고 있다. 오네시모가 엄청난 잘못을 저지르기는 했지만(11,18절), 바울이 그를 대신해 중재자로 나섰다(18~19절). 그것은 예수님이 바울을 위해 하신 일이었고, 또 우리 각자를 위해 하신 일이었다... 이 유추 속에서 우리는 오네시모와 같은 반면, 빌레몬에게 한 바울의 부탁은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중재자의 역할을 하시는 그리스도의 사역과 유사하다.”(138쪽)  

성경은 어느 하루, 어느 짧은 기간에 쓰여진 것이 아니고 약 1,500년이라는 긴 시간에 또, 한 두 사람이 아닌 40명 가량의 서로 다른 저자들이 쓴 66권으로 구성되었다. 그렇지만 주제는 단 하나, 하나님의 이야기이고 그 주인공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다. 그래서 성경 ‘전체’를 통해 그리스도를 찾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한 하나의 시도로 집필했다는 글쓴이의 동기가 참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글쓴이는 나아가 우리를 향한 측량할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을 볼 수 있게 될 것인데 무엇보다 우리의 삶이 달라질 것을 기대한다. 이 가을에 성경을 열심히 읽고, 무엇보다 예수 그리스도를 발견하기를 소망한다.

“오직 이것을 기록함은 너희로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심을 믿게 하려 함이요 또 너희로 믿고 그 이름을 힘입어 생명을 얻게 하려 함이니라”(요한복음 20:31)

* 필자 주 :  성경을 기초부터 알고 싶으신 분 또는 성경을 좀더 깊이 알고 싶으신 분은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224-622-9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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