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는 단풍빛 바라보며
자신을 관조하는
빛 밝은 가을날 오후

삶을 오도하는
허상의 짐 내려놓고
맑고 깊은 눈으로
영혼의 개여울 들여다 보며
사심없이 돌부리 감아 흐르는
내면의 물소리 듣는 시간

세상을 놓아버린 손을 들어
영혼의 창을 닦고
오래 닫아 두었던
심령 구석마다 맑은 바람
휘돌게 하는 시간

잎새는 떠나가고
잘 익은 열매만 남듯이
말은 없어지고
기도만 남는 시간

다함없이
쏟아져내리는 은총의
빛발 속에서
주님께로만 마음이 향하는
가을날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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