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sychology in Movies

오늘 소개하는 영화 ‘The Blind Side’는 대학을 졸업하고 프로팀에 지명 받은 미식축구 선수 Michael Oher의 실화를 배경으로 한 영화이다. 기독교 영화를 표방하지는 않았지만, 기독교 사립학교, 백인 기독교 가정이 흑인 소년을 입양하는 내용 등 기독교적인 분위기가 많이 나온다. 그러니까 영화를 운동선수의 성공담, 입양, 신앙, 가족 영화 등 여러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이 칼럼에서 일반 영화를 많이 소개했는데 오늘은 기독교 성격의 영화를 소개할 수 있어 감사하다.

추수감사절을 앞둔 밤, 흑인 소년이 어깨를 움츠린 채 터벅터벅 길을 걷고 있다. 날씨가 제법 추워졌는데도 입은 지 오래 된 듯한 반팔 티셔츠 차림에 들고 있는 플라스틱 백에는 갈아입을 티셔츠 하나 달랑 들어 있는 모습이 좀 처량해 보인다. 부모가 아들 딸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한 자동차가 소년을 지나쳤다가 되돌아오더니 창문이 열린다. 어디 가느냐? 잘 곳은 있느냐? 감히 거짓말 할 생각 마라? 하더니 얼른 자동차에 타라고 한다. 극성 엄마가 주도한 일인데, 배역을 맡은 샌드라 블록(Sandra Bullock)의 연기가 일품이다. 사실 주인공이 누구인지 헷갈릴 정도로 이 엄마의 연기가 영화를 내내 주도하는 것이 흠이자 묘미이다.  

흑인 소년을 재워 주면서도 행여나 뭘 훔쳐가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부부의 모습이 잠시 나온다. 딱 하룻밤이야! 남편은 이 일을 시작한 아내에게 다짐을 받는다. 이렇게 하룻밤으로 시작된 인연은 이틀이 되고, 자꾸만 길어진다. 감사하게도 어울려 보이지 않는 동년배 딸과 어린 아들도 흑인 소년과 잘 지낸다. 부모의 따뜻한 피를 이어받지 않고서야 가능할까 싶다.

하루는 가족 사진을 찍는데 첫눈에 잘 생긴 백인 부부, 백인 아들 딸 가족을 이 흑인 소년이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다. 백인 가족이 이구동성으로 다 같이 찍자고 말해 이들이 점점 더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식탁에 둘러앉아   온 가족이 함께 손 잡고 기도하는 동안 흑인 소년은 가정의 따뜻함과 사랑에 조금씩 마음 문을 연다.

소년의 사연인즉 그저 몸이 크고 운동을 잘 할 것 같다는 이유로 미식축구 코치의 추천으로 기독교 사립학교(With Men This Is Possible, With God All Things Are Possible이라는 학교 정문의 문구가 인상적이다)에 입학을 허가 받았는데, 문제는 거처할 곳이 없는 형편. 소년의 아버지는 술을 많이 마시다가 죽었고 엄마는 마약 중독이어서 소년 혼자 버려져 이곳까지 왔던 것이다. 이제 백인 가정은 흑인 소년의 동의를 받아 입양하기에 이른다. 

한편, 미식축구를 하는 이 흑인 소년은 기술도 잘 못 익히고 머리도 따라 주지 않는다. 소년의 어려운 성장과정 가운데 유난히 보호본능이 강하게 발달된 것을 알게 된 극성 양엄마는 코치를 제치고 급기야 운동장에 뛰어들었다. 자기편 선수를 한 명 앞에 세우고 가족이라 말하고 보호할 것을 말하자 그때부터 기량이 급성장한다. ‘The Blind Side’라는 제목은 여기서 유래된 것으로 공을 패스해 주는 쿼터백을 보호하다 생기는 일종의 사각지대를 말하는 것으로 영화의 주인공이 큰 덩치로 자기 편 선수를 잘 보호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영화 중간에 양부모가 소년에게 차를 사주는데 어린 남동생과 운전하다 사고가 크게 나는 장면이 나온다. 차는 엉망이 되었지만, 소년이 어린 남동생을 꼭 안고 있던 장면이 나오는데, 바로 미식축구에서 자기편 선수를 보호하는 역할을 소년이 잘 해내는 것과 연결해 보여 준다.

소년의 미식축구는 이제 본 궤도에 올랐는데 졸업을 하기에는 성적이 너무 낮다. 뒤처진 공부를 만회하기 위해 가정교사를 따로 붙이는데 공부도 마침내 조금씩 진전이 있다. 소년의 실력이 일취월장해 운동장에서 보는 코치며, TV로 보게 된 대학관계자들이 놀랄 정도이다. 이제 여러 대학의 스카우터들이 장학금과 여러 좋은 조건을 내거는 일이 생기는데 그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양부모가 자신들이 나온 대학으로 소년이 입학하기를 은연중 희망한 것을 두고 입양이며 가정교사며 이 모든 일이 처음부터 고의적인 일 아니냐고 미식축구협회가 엉뚱한 음해를 하는 바람에 소년이 충격을 받아 가출하는 일이 생긴다.

다행히 방황은 오래 가지 않는다. 소년은 자신의 옛 엄마를 찾으려 하지만 여의치 않고, 부모에게 버려진 자신의 아픈 과거를 잊는 장면이 나온다. 양엄마가 소년을 찾아오고 다시 포옹하는 해피 엔딩!

“어떤 사마리아 사람은 여행하는 중 거기 이르러 그를 보고 불쌍히 여겨 가까이 가서 기름과 포도주를 그 상처에 붓고 싸매고 자기 짐승에 태워 주막으로 데리고 가서 돌보아 주니라… 네 생각에는 이 세 사람 중에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겠느냐 이르되 자비를 베푼 자니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 하시니라” (누가복음 10:33~37).

영화 속 주인공에게 차를 태워 주고 하룻밤 잘 곳을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은 극성 엄마가 부자니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가진 자가 조금 적선하는 것쯤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입양을 하여 공부시킨 정성은 하나님께 받은 사랑 없이는 못하는 것이다. 결국 그 사랑이 한 소년의 인생을 바꾸어 놓은 것을 영화를 통해 보았다. 경제가 어려운 요즈음, 나 하나 간수하기도 쉽지 않지만‘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는 말씀이 귓가에 남는다. 혹 주위에 내 손길, 아니 하나님의 사랑이 필요한 사람이 없는가를 돌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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