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가라앉고 흥미와 의욕이 없어지는 우울증(depression)과는 반대되는 현상 즉, 지나치게 기분이 들떠 있는 조증(manic)은 다루기 힘든 마음의 문제들 중 하나이다. 그런데 조울증(manic depressive)은 우울증과 조증이 번갈아 나타나니 이중으로 힘들게 하는 마음의 장애 중 하나이다. 이렇게 어려운 주제를 잘 생긴 남자 배우 리차드 기어가 연기하니 마음의 무거움이 덜어지고 조울증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어 소개한다(최근에는 양극성 장애 bipolar disorder라고도 표현한다).

주인공이 자전거를 타고 거리를 신나게 달리는 가운데 ‘I feel good! ~ so good so good’ 하는 경쾌한 음악이 흐르면서 영화‘Mr. Jones’는 시작된다. 가사만 들어도 신나는데 노래 앞뒤로 “Whoa-oa-oa!” 하는 감탄사를 연발하니, 영화를 보는 나도 같이 기분이 붕붕 뜬다. 비정상적인 조증 현상을 잘도 묘사했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자살 생각을 하는 부분에서만 우울증이 잠시 언급되고, 대부분 조증에 관한 묘사가 나온다.

말은 많아지고 행동은 산만하고 자신감에 차 있는 듯한 모습들이 영화 속에서 계속 나온다. 주인공 Mr. Jones는 공사장에서 목수로 겨우 일자리를 잡았는데 처음 만난 동료에게 부인과 아이들에게 외식이라도 하라고 선심 쓰듯 $100짜리 지폐를 건넨다. 그 돈이 자신의 수입이며 돈을 받은 사람이 처음 만난 사람이라는 상황을 생각할 때 아무래도 적절치 않은 행동으로 보인다.

그뿐이 아니다. 존스씨는 지난 주 개설한 은행 계좌를 갑자기 해약하고 찾은 돈을 여자들과 즐기는 데 써버린다. 존스씨는 $100짜리 지폐들을 여기저기 뿌려댄다. 길거리 상점에서 잔돈이 없다고 하자 잔돈을 가지라고 하지를 않나, 호텔 웨이터에게 팁으로 주지를 않나, 받는 입장에서야 “이게 웬 떡이냐!” 하고 좋아하겠지만, 옆에서 보는 사람은 뭔가 불안하다.

자신감의 도가 지나쳐 버린 존스씨는 급기야 오케스트라 공연장에서 무대 위에 올라가 지휘자 앞을 가로막고 지휘하는 황당한 모습을 보여준다.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 Ode to Joy’가 비록  클래식이긴 해도, 존스씨는 신나는 음악을 의자에 얌전히 앉아 감상할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경찰에 연행되고 정신과 의사인 여주인공과의 운명적인 만남이 시작된다.

조증 상태의 긍정적인 면만을 보면 존스씨는 유머가 넘치고, 창조적이며, 매력이 넘친다. 영화 속 주인공은 피아노도 잘 연주하므로 여성들이 반할 만한 인물이다. 꼭 그런 이유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정신과 여의사는 환자의 인간적인 면에 점점 빠져든다. 상담 도중에 얼굴을 감싸고 괴로워하던 존스씨가 눈을 들어 앞을 보니 상담자인 의사가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성에 대한 애정인지, 상담가로서의 연민인지, 보는 이로 하여금 잠시 헷갈리게 만든다. 게다가 존스씨는 병원에 온 것이 아니고 당신에게 왔노라고 말하는 것이 뭔가 심상치 않다.

한 번은 정신병원의 환자가 여주인공 의사의 목을 조르며 해치려는 것을 존스씨가 우연히 발견하고 구해 준다. 이 사건을 계기로 둘은 더 가까워지는 분위기이다. 정신과 여의사는 존스씨의 문제 중 하나가 전에 헤어진 애인 때문임을 알게 된다. 상담 도중에 이 문제를 직시하게 하자, 존스씨는  뒷조사도 하느냐고 화를 내면서 상담실 문을 박차고 나간다. 사과를 하러 뒤쫓아간 의사와 존스씨는 선을 넘어 관계를 맺기까지 이른다.

환자의 경계를 넘어 관계를 가져 버린 여주인공 의사는 동료 의사에게 환자를 대신 맡아줄 것을 요청한다. 동료 의사는 여주인공을 보호하기 위해 존스씨를 다른 병원으로 보낸다. 오늘의 주제인 조울증이라는 마음의 문제와 함께 상담자가 가져야 할 윤리 의식까지 배울 수 있는 장면이다.
영화의 마지막에 이르러 여주인공은 자신의 직업을 포기하고 존스씨를 만난다. 조증 상태에 빠진 존스씨가 목수일을 했던 건물 꼭대기에 올라가 뛰어내려 자살하려는 순간, 여주인공이 나타나 구해 주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사랑으로 구했다는 것인지, 아니면 정신과 치료로 구했다는 것인지, 좀 애매하지만 지붕 끝자락까지 걸어가 큰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순간에 한 생명을 구했으니 당연히 해피 엔딩이다!

“주께서 나의 마음에 큰 기쁨을 채워 주시니 이 기쁨은 곡식과 새 포도주가 가득할 때의 기쁨보다 더 큽니다”(시 4:7).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주인공의 피아노 연주와 음악이 내내 흐른다. 팝송 ‘I feel good’과 클래식 ‘환희의 송가 Ode to Joy’가 대표적으로 나오는데, 시편 말씀대로 우리가 느끼는 참 기쁨은 주님이 주시는 것임을 본다. 삶의 의욕이 없는 ‘마음의 감기’ 우울증에 걸린 분들, 한편 과장된 자신감으로 진정한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는 조증에 걸린 분들, 둘 다 해당되는 조울증에 걸린 모든 분들이 회복되기를 소망한다.
마침내 “기쁨으로 여호와를 섬기며 노래하면서 그의 앞에 나아갈지어다”(시 100:2)라는 말씀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원하면서!

저작권자 © 크리스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