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흔히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한다. 이곳 미국은 어린이 날이나 가정의 달이라는 것을 따로 정하여 지키지는 않지만 가정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더욱이 가정의 모습이나 형태가 과거의 전통적인 가정과는 많은 상이점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그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서 전보다도 더욱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사실일 것이다.

특히 이민자로서 자녀들을 키우는 우리 한인 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사랑과 염려는 어느 누구 못지 않은 노력과 정성을 보여 주고 있다. 그 어떤 부모도 자녀가 아무렇게나 되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모두 다 자녀의 성공을 바라고, 잘 되기를, 모든 사람들에게 존경 받는 그런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자녀를 교육시키고 양육하고 있다.

이렇게 자녀가 세상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부모는 어떤 희생이든 감수하는 것을 당연한 일로 여긴다. 특히 우리 한국 사람들의 교육열과 성공에 대한 열망은 그 어떤 사람들보다도 강하다고 말을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어떻게 보면 자녀에 관하여는 집착이라고까지 말할 정도로 자녀 교육과 자녀의 성공에 매달리고 있다.

부모의 존재 목적이 자녀 때문에 있는 것처럼 모든 것을 자녀를 위해 희생하고 자녀를 위한 일이라면 그 어떤 것도 힘들다는 불평조차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른 새벽부터 저녁까지 몸이 부서져라 일을 하면서도 모든 관심은 자녀에게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자녀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무엇을 위해 살도록 교육하고 있는가?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신앙을 바탕으로 한 교육적 목표가 있어야 하지만 솔직하게 말해서 우리 부모들의 우선순위는 절대로 그렇지 못하다. 신앙을 키우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든든히 서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마음속으로 생각은 하지만 일단 공부를 잘해서 이 세상에서 성공을 해야 그 다음에 신앙인으로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자녀교육의 모든 초점은 학교공부와 좋은 대학으로의 진학에 맞춰진다. 아무리 신앙이 좋고 인격적으로 훌륭해도 좋은 대학에 가지 못하고 사회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그야말로 세상에서 유행하는 말로 루저(loser)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들의 자녀들에게, 다음 세대를 위해 무엇을 가르치고 일러 주어야 할 것인가?

무엇보다도 우리는 우리 자녀들에게 가장 먼저 내가 믿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가르쳐야 할 것이다. 자녀교육이라는 것, 다른 것 없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가를 가르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우리는 참으로 비참한 존재, 죽을 수밖에 없는 그런 존재였는데 그런 우리를 하나님께서 구해 주셨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부어주신 기적과 은혜를 그 긍휼하심과 사랑하심, 그로 인해서 우리를 지금 여기까지 인도해 주신 그 모든 것들을 가르치고 일러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들의 삶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많은 기적과도 같은 일들이 있었을 것이다. 다 죽게 생겼을 때, 하나님께서 우리를 살려주신 일, 병중에 고생했지만 그 가운데서 하나님을 만났던 일, 모든 소망이 끊어진 것처럼 느껴지고 절망의 저 깊은 곳에서 신음하고 있을 그 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사랑으로 나를 끌어 올려주신 그 은혜의 순간을 자녀들에게 전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기쁘고 슬펐던 일들 가운데 하나님께서 놀랍게 역사하셨던 사건들과 그 아픔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일일이 작은 일까지도 섭리해 주셨던 일들을 그냥 마음에만 담아두지 말고 우리 자녀들에게 전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자녀들에게 이런 것들을 말해주지 않으면 그들이 알 수가 없다. 그저 자신이 인생의 주인인 줄 알고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우리 인생의 모든 일들 가운데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그 배후에서 간섭하시고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 가정과 교회를 사랑하고 계신다.

그 다음으로 우리 자녀들에게 가르치고 일러 주어야 할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유산으로 물려 주는 일이다. 물론 세상의 지식과 지혜도 필요하고, 어떻게 해야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지를 지도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하나님의 말씀이다. 우리가 자녀들에게 무엇인가를 물려 주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많은 돈이나 재물을 유산으로 남겨 주지 않아도 된다. 뭔가 번듯한 것을 쥐어 주어야 부모의 도리를 다한 것 같이 생각되고 참 좋은 일처럼 여겨지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말이다. 우리 부모들이, 신앙의 선배 된 사람으로서 자녀들에게 하나님의 말씀대로 사는 삶의 모습을 물려 주면 되는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그들의 손에 쥐어 주면 된다는 말이다. 모든 것을 다 준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생명의 말씀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

이것이 우리 믿는 사람들의 가장 훌륭한 유산이다. 우리 자녀들이 부모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살아야겠다. 하나님이 명하신 계명을 지켰던 부모님들처럼 살면 되는구나. 이렇게 배워서 그대로 행하면 우리 부모님과 함께 해주신 하나님이 당연히 우리들과도 함께 해주실 거야.” 이렇게 생각할 수 있도록 말씀과 믿음을 유산으로 물려 주면 되는 것이다.

세상을 살면서 걱정과 염려하지 말라고 하나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단지 하나님이 명한 말씀과 규례대로 살면 하나님께서 모든 어려움에서 우리들을 보호해 주시고, 재난과 질병으로부터 구원해 주시겠다고, 아예 모든 것을 하나님이 맡아서 행해 주시겠다고 약속해 주신 것이다.

바로 이런 것들을 우리 자녀들에게 가르쳐 주어야 할 것이다. 자녀들의 성공과, 우리 후손들의 미래는 하나님께 달려 있다. 하나님께서 축복해 주시겠다고 약속해 주셨음을 믿고 자녀를 하나님께 맡기는 신앙의 모습이 우리 부모들에게 필요한 것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자녀들을 세상에서의 성공을 위해 공부하라고 닦달을 하는 부모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과 신앙을 부모의 삶을 통해 보여주고 가르치는 귀한 부모들이 되기를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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