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서 무슨 일을 하고, 또 무슨 생각을 하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지 하던 일을 멈추고 한 번 생각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바쁜 일상에서 정신없이 일을 하면서도 마음 속으로는 삶에 대한 근심과 걱정으로 늘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이 우리들의 모습일 것이다.

하루는 송사리, 잠자리, 개미 이렇게 셋이 함께 모여서 놀고 있었다고 한다. 송사리가 말하기를, “얘들아, 나는 수영을 잘하는데 혹시 내가 수영하기에 강물이 모자라지는 않을까?” 그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잠자리와 개미가 대꾸했다. “얘, 네가 수영하기에 강물은 항상 충분해!” 이어 잠자리가 말하기를, 얘들아, 내가 날아다니기에 하늘이 너무 좁은 것 같지 않니?” 그러자 송사리와 개미가 기가 막혀서 소리쳤다. “얘, 네가 날아다니기에 하늘은 충분히 넓어!”개미도 자기의 걱정을 이렇게 말했다. “사실은 말이야, 나도 걱정이 하나 있는데. 요즘 흙으로 집을 짓는데 집을 짓기에 흙이 아무래도 모자랄 것 같아.”

우리들의 모습과 별로 다르지 않은 것같이 보인다. 우리들은 세상일에 많은 관심과 욕심을 가지고 내 뜻대로 하려고 노력하면서도 늘 그것 때문에 걱정과 염려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이런 우리들에게 예수님은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라고 말씀하신다. 믿음이 적음을 지적하시면서 무엇보다도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고 말씀하셨던 것이다.

예수님이 계시던 당시 갈릴리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하루 하루를 열심히 일해서 먹고사는 사람들이었다. 그 사람들 중에는 물고기를 잡아서 먹고사는 어부들도 있었고, 농사를 지어서 먹고사는 사람들도 있었고, 양을 치며 고단한 삶을 사는 사람들도 있었음이 분명하다. 물론 그 가운데는 유다 지방의 지주와 같은 오랜 부자들도 있었을 테고, 많은 땅과 재산을 소유한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 특히 예수님의 말씀을 사모하고 들으러 모이는 많은 사람들중에 어려운 처지의 가난한 사람들이 많았다. 따라서 그들의 생각은 언제나 먹고 마시며 살아가는 문제에 골몰해 있었다. 아무리 예수님께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셨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말씀보다 현재 이 땅에서 먹고 마시는 것, 사는 것, 입는 것에 더욱 관심을 두었던 것이다.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다. 이민자의 삶은 고단하다고 늘 입버릇처럼 말하고 있다.
요즘처럼 경제가 어려울 때는 더더욱 힘들고 피곤한 삶을 살아가며 한숨을 쉰다. 그런데 주님은 모든 염려를 하나님께 맡기라고 하신다. 아침에 눈 떠서 살며 일하는 실제적인 내 일상에 대한 걱정을 일절 하지 말라고 하시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직장 문제로, 결혼 문제로, 자녀들의 문제로, 경제적인 문제로, 건강 문제로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잠시 잠간 생각하는 정도가 아니라 어떤 때는 너무 염려가 되고 걱정이 되어 잠도 제대로 못자고 두려운 마음까지 드는 것이 우리들의 모습이다. 두렵고 염려되어 어찌할 줄을 모른다.

그런데 예수님은 공중의 새와 들의 백합화를 예로 들면서 우리를 격려해 주고 계신다. 저 들에 있는 백합화는 우리 생각처럼 굉장히 아름답고 멋진 꽃이 아니라 갈릴리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야생 백합을 말한다.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꽃이라는 말이다. 이 꽃은 크고 우람한 나무처럼 멋진 것도 아니고 생명력이 아주 강해서 웬만해서는 죽지도 않는 강한 엉겅퀴 같은 풀도 아니다. 또 공중의 새도 마찬가지이다. 작고 보잘 것 없는,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이름도 잘 모르는 새들을 말하셨음에 틀림없다. 항상 볼 수 있는 그렇고 그런 새이다. 독수리나 매처럼 생김새도 틀리고 강한 힘을 가진 새들이 아니다. 한 마디로 들꽃과 이름도 없는 그저 그런 새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에는 언제나 꽃들이 만발하고, 공중에는 많은 새들이 아름다운 소리를 내며 날아다니는 것은 오직 창조주이시며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을 섭리하시는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다스리고 계시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사랑하심, 그리고 그 관심은 이들을 향한 것보다 훨씬 크고 놀라운 것임을 믿고 오히려 하나님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라고 말씀하신다. 한마디로 하나님의 뜻을 따라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그 말씀에 완전히 순종하는 삶을 살라고 명령하시는 것이다.

우리 믿는 성도들의 삶의 방향과 목적은 세상에 있지 않다.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보다 좀 더 잘 살고, 좀 더 대접받고, 좀 더 뻐기면서 살까를 궁리하는 데 있지 않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믿는 사람으로서의 참된 목적을 잊고 이런 것들을 우리들의 마음속에 넣고 살다 보니 걱정과 근심이 생기는 것이다. 예수님은 우리가 세상의 먹고 마시는 일로 염려하는 것을 보시고 믿음이 적은 자들이라고 꾸짖으셨다. 물질의 많고 적음을 인하여, 또 세상의 많고 사소한 일들로 인해서 염려하고 근심하는 것은 다시 말해서 불신앙이라고, 하나님의 뜻에 대한 완전한 순종이 아니라 불순종이고 나의 고집과 믿음 없음이라고 하신 것이다.

이제 우리들의 삶의 가장 기본이 하나님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는 것임을 깨닫고 하나님의 뜻에 따르는 삶을 살기로 작정하면 될 것이다. 이는 우리들의 육신에 관한 모든 관심을 끊고 소홀히 해도 된다는 말이 아니다. 우선순위를 바로 하라는 말이다. 먹고 마시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하나님의 나라와 영광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말씀인 것이다.

이 세상에서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의 인생처럼 세속적인 것에 우리들의 욕망을 두고 세상적인 노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아가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된다면 우리들이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사실만 가지고도 만족하여 기쁨과 감사가 저절로 나오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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